"충성! 용무마치고 돌아가겠습니다!"
힘찬 경례 구호가 고요한 캠퍼스의 정적을 깼다. 오늘 찾아간 곳은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학군사관 후보생(ROTC)을 만날 수 있는 숙명여자대학교이다. 겨울방학 중임에도 불구하고 숙명여대 학군단은 후보생들로 북적였다.
특히 이날은 숙명여대 ROTC 51기의 자대배치가 발표되는 날이라 더욱 분주해 보였다. 한편에서는 ROTC 2차 기초군사훈련을 복귀하고 개인정비 중인 예비 후보생들의 모습도 포착되었다. 이는 마치 전역을 앞둔 말년병장과 갓 훈련소를 퇴소한 신병의 모습과도 같았다.
최근 여성 ROTC의 평균 경쟁률은 7:1으로 어느 때보다 높은 관심과 인기를 나타내고 있다. 이번 시간에는 임관을 앞두고 있는 대한민국 최초로의 여성 ROTC 후보생과 예비 후보생의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그녀들의 특별한 이야기를 지금 바로 만나 보자!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오늘의 주인공인 51기 박기은 후보생과 53기 전지현 후보생은 빈 강의실에서 정답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여느 여학생들 같았으면 연애, 쇼핑 등 다양한 가십거리를 주제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겠지만 후보생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군대이야기 뿐이었다.
"먼저 인사하고 다가가라!"
대대자치위원 대대장을 역임 중인 51기 박기은 후보생은 가족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ROTC가 되었다. 중학교 시절부터 오케스트라, 뮤지컬 등 많은 것을 배우고 연주하는 것을 좋아했다는 그녀, 고등학교 때는 방송반 활동을 하며 3년 연속 서울시고등학교 방송연합에서 대상을 탈 정도로 열정적인 성격의 소유자이다.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상처받은 아이들의 보듬어 주는 체육교사가 되는 것이 목표였다며 열심히 운동과 공부를 병행한 결과 숙명여대 체육교육과로 입학하게 되었다. 그러던 와중에 ROTC 모집 홍보포스터를 보고 여군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실제로 그녀는 인터뷰 내내 곧 자대에서 만나게 될 미래의 소대원들과의 시간이 너무나도 설레고 기대된다며 행복해 하였다. 물론 옆자리에 앉은 후배에게도 따뜻한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많은 사람을 만나길 바래!"
무엇보다도 교육과정에서 군사학적인 지식을 쌓는데 너무 급급하지 말고 동기들과의 믿음과 사랑을 강조하였다. 처음에는 모두가 부족하고 어설프지만 함께 보고 배우며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동기야말로 천군만마와도 같다며 말이다.
"두려움도 있었지만 저의 꿈을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53기 전지현 후보생은 어렸을 때부터 경찰, 군인과 같은 사명감을 지닌 직업이 꿈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막상 지원하고자 하니 솔직히 두려움 마음도 들었지만 지금의 도전이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길이라 할 지라도 앞으로 살아갈 인생에 있어 큰 용기과 자신감을 줄 것이라 믿고 결심을 다졌다고 한다.
앞으로 2년 간의 후보생 생활을 통해 인내과 끈기, 리더쉽, 전우애 등으로 철저히 무장하여 국민 모두에게 신뢰받는 장교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정식으로 지급받은 단복을 매만지며 가슴 벅차하는 그녀의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훈련은 제 삶은 영양분입니다!"
2주 간의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온 전지현 후보생은 부족한 점을 많이 발견하였고 그에 따른 무한한 책임감을 느끼게 되었다며 선배에게 조언을 구하였다.
이에 박기은 후보생은 힘든 훈련을 통해 감사함을 배울 수 있고 소중한 영양분이 될 것이라며 후배를 격려하였다. 무거운 군장을 메어 봐야 비로소 가벼운 어깨가 얼마나 감사한지 알 수 있듯이 평소 생각지 못했던 사소한 부분들이 모두 감사하게 느껴질 것이라며 대답하였다.
실제로 숙명여대 ROTC는 지난 동∙하계 훈련 성적을 합산한 종합 성적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하며 주위의 우려를 말끔히 불식시켰다. 각개전투와 수류탄, 구급법, 개인화기, 장애물 등 5과목에서 우수한 성적을 자랑하며 전국 110개 학군단 중 당당히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1
"우리 선배님이 짱이예요!"
아울러 학업과 학군단 생활을 병행하면서 절제된 생활, 시간을 활용하는 법 등이 자연스레 몸에 배게 되어 더욱 보람찬 캠퍼스 생활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하였다.
"충성! 훈육관님 감사합니다!"
평소 후보생들을 강하게 피도 눈물도 없이 훈련시키는 것으로 유명한 김나미 훈육관도 이날만큼은 시종일관 밝은 표정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2년 동안 밤낮없이 훈육한 제자들이 모든 교육훈련을 수료하고 멋진 장교로의 임관만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박기은 후보생은 장교의 삶을 알려 주신 단장님과 훈육관님, 장교의 지혜를 가르쳐 주신 교관님들에게 거듭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며 절대 그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멋진 군인이 되겠다고 하였다.
"사람을 향하는 장교가 되고 싶습니다!"
끝으로 박기은 후보생은 지난 학군단 활동을 통해 받은 사랑과 감사함을 나누며 사람을 향하는 장교가 되고 싶다며 강한 포부를 밝혔다. 학군단을 하면서 배웠던 것은 비단 군사학적 지식만이 아니라 사람을 향하는 마음이었다며 앞으로 받은 것을 나누는 장교가 되어 훗날 자신과 함께하는 사람들이 서로 힘을 합쳐 대한민국 최강의 부대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하였다.
"여러분의 뜨거운 도전을 응원합니다!"
지난 3년 간 육군사관학교, 3사관학교, 부사관학교 등 최정예 전문교육기관을 모두 다녀왔다. 그래서일까? 취재 내내 나도 모르게 눈 앞의 후보생들을 마음 속으로 비교하고 평가하였다. 하지만 그들과의 대화가 계속되자 진정으로 참군인이 되고 싶어하는 불타는 열망을 느낄 수 있었다.
아무쪼록 후보생 모두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자신들이 꿈꿔왔던 멋진 장교로 거듭나기를 조심스레 응원해 본다. 끝으로 임관을 앞둔 박기은 후보생의 인터뷰 영상을 소개하며 마치도록 하겠다.
posted by 악랄가츠(http://realog.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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