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든든하軍/생생! 병영탐구

예비군 훈련 중 가장 힘들다는 쌍용훈련! 그곳에서 만난 대한민국 최고의 예비역 용사들!


"훈련을 위해 기동 중인 병력들!"


오늘 찾아간 곳은 경기도 포천에 위치한 75사단이다. 75사단은 동원사단으로 평시에는 소수의 현역 병력으로만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이날은 2012 쌍용훈련이 계획되어 있어 전역한 예비역들이 모두 동원되어 완편체제를 이루고 있었다. 사실 취재에 앞서 주된 내용이 예비군 훈련이다 보니 걱정스러웠다.


일반적으로 예비역들은 전역과 동시에 보급품 뿐만 아니라 군기까지 모두 부대에 반납하고 나오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예비군 훈련은 고된 사회생활에서 잠시 벗어나 대자연의 정기를 받으며 힐링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오홋! 눈빛이 예사롭지 않아!"


하지만 오늘은 분명 달랐다. 제대로 갖춘 복장하며 날카로운 눈빛까지 예비군들은 마치 위풍당당하였던 현역시절로 빙의된 듯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예비군 훈련은 예비역들에게 가장 힘들다는 쌍용훈련이기 때문이다.


쌍용훈련은 지난 1977년부터 전시에 대비한 실전 예비군 훈련을 목적으로 시작되었으며 실전을 방불케 하는 상황들로 계획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현역시절 자신의 주특기 그대로 임무가 편성되다 보니 어느 때보다 강한 전투력을 보여주는 훈련이기도 하다.


특히 예비역들도 직접 마일즈 장비를 착용하여 더욱 실감나고 효과적인 훈련 성과를 보여 주었다. 사실 나 역시 예비역이다 보니 그들이 얼마나 짜증나고 귀찮은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쌍용훈련에 참가한 예비역들은 누구보다도 솔선수범하여 타의 모범이 되기에 충분하였다.




"지금부터 장애물로 철조망을 설치하겠습니다!"


주간 방어에 앞서 예비군들은 적의 공격에 대비하여 주요 접근로에 장애물을 설치하고 있었다. 그것도 가장 힘들고 번거로운 철조망 장애물을 말이다. 가지런히 사열되어 있는 철조망 설치 기자재들을 보니 옛추억이 절로 떠올랐다.


현역시절 우리 중대는 사단 철조망 설치 최단시간을 보유하고 있었다. 덕분에 철조망 시범식 교육은 항상 우리 중대가 도맡아 실시하였다. 항타기를 치느라 손에 잡힌 물집과 극심한 허리 통증, 철조망에 긁혀서 찢어진 군복과 전투화 등 보기만 해도 치가 떨렸다. 




"선배님! 잘할 수 있습니다!"


"으음! 정확하게 내가 해야될 임무가 뭐지?"


막상 측정을 앞두자 시간 단축을 위해 예비역들은 저마다 옆에 있는 현역들을 붙잡고 노하우를 확인하느라 분주하였다. 이러다가 예비역 훈련 사상 철조망 장애물 설치 최단시간을 갱신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청난 속도로 뛰어 다니는 예비역!"


오늘 그들이 설치해야 되는 철조망은 가장 손이 많이 가는 것으로 알려진 2보4보 지붕형 철조망으로 정해진 시간에 모두 끝마쳐야 한다. 시작과 동시에 저마다 철조망 설치 장비를 챙겨들고 뛰어가는 예비역들의 모습이 실로 가슴 뭉클하였다. 내 생애 이렇게 열심히 훈련에 임하는 예비역들은 처음이었다.




"차라리 빨리 하고 쉬자!"


"근데 너무 힘들어!"


"여기서 포기하면 안돼!"


"집에 가고 싶다!"




"우리도 질 수 없다!"


같은 시각, 옆 소대에서는 윤형철조망 설치가 한창이었다. 그들 역시 최단 시간을 목표로 단합하여 일사천리로 철조망을 설치하고 있었다. 




"어디 하나 흠잡을 데가 없군!"


철조망을 설치하는 와중에도 완벽한 경계태세를 유지하고 있는 예비군의 모습은 그야말로 10점 만점에 10점이었다. 결국 그들의 노력으로 인해 제한 시간보다 약 10여 분이나 앞당겨 철조망 설치를 무사히 완료할 수 있었다. 




"여러분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중대장은 뛰어난 훈련 성과를 보여준 예비역들에게 진심어린 감사와 자랑스러움을 표현하였다. 자칫 귀찮아만 하고 통제에 전혀 따르지 않는 허울 뿐인 예비군 훈련이 될 수도 있었으나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한 예비역들은 누구보다도 성실하게 맡은 임무를 수행하였다.


평소 예비군 훈련 때마다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편하게 받을 수 있을까 궁리만 하였던 내 자신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기도 하였다. 끝으로 전역 후에도 조국을 위해 바쁜 시간을 쪼개어 훈련에 임하는 든든한 예비역들에게 무한한 감사의 인사를 올리고 싶다. 또한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조국이 위험에 처하면 누구보다도 먼저 앞장서서 우리 국민과 사랑하는 가족을 끝까지 지켜낼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대한민국 예비역! 아자 아자 파이팅!



posted by 악랄가츠(http://realo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