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가 코 앞으로 다가오자, 많은 곰신들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뭘 보내야 하나요?"라는 메일을 보내왔다. 사실, 많은 곰신들이 '특별한' 선물을 하고 싶어 하지만, 군대에선 받을 수 있는 물품의 제약이 있을 뿐더러, 그 물품을 사용하는 것에도 제약이 있는 관계로 이제껏 없었던 '환타스틱'한 선물을 권하긴 어렵다는 것을 미리 밝힌다.
개인적으로 권하는 것은, '특별한' 선물 보다는 '실용적인' 선물을 하는 것이다. 남들이 보낸 선물을 살펴보며 똑같이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군화가 맡고 있는 보직과 관련된 선물을 보낸다거나, 군화의 계급이나 취미에 맞는 선물을 보내는 것이다. 자, 그럼 '보내는' 곰신들의 입장에서 살펴본 것이 아닌, '받는' 군화의 입장에서 살펴본 '베스트 선물'들, 함께 살펴보자.
군화들이 휴가를 나오며 목토시(목폴라)를 하지 않는 까닭에, 대부분의 곰신들이 이 '목토시'의 존재를 모르겠지만 야전에서 근무하는 군인이라면, 겨울엔 이 목토시를 필수품으로 착용한다. 목토시를 선물로 보낼 곰신이 있다면 '메이커'를 따지기 보단 '보온성'을 잘 살피길 권한다. 군인시절, 일반 목토시 5개를 살 가격의 메이커 제품을 사용한 적이 있는데, 전혀 따뜻하지 않았다.
털깔창의 존재는 나도 이번에 알게 되었는데, 발을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해 줄 수 있다면 무조건 추천한다. 군화가 경계근무를 서는 일이 잦다면, 몸의 가장 추운 부분은 손가락과 발가락이 될 것이다. 손가락은 그나마 잠깐잠깐 주머니에 넣어가며 따뜻하게 할 수 있지만, 발가락은 방법이 없다. 발가락을 지켜줄 수 있는 털깔창이나 보온양말은 좋은 선물이 되리라 생각한다. 단, 선물해도 군화가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 생길 수 있으니 필히 군화와 먼저 상의하길 권한다.
핫팩은 PX에서 판매하지만, 군인들의 공통된 생각인 '사제물품이 더 좋다.'라는 이유로 사제 핫팩을 선호하는 군화들이 많다. 핫팩을 고를 때에는 '싸고 양 많은 것' 보다는 '따뜻함이 오래가는 것'에 신경 써 고르는 것이 좋다. 군화가 경계근무를 별로 서지 않거나 훈련이 잦지 않다면 굳이 핫팩을 보낼 필요는 없다. 라이터 기름을 이용한 '손난로'의 경우, 사실 라이터 기름의 조달이 쉽지 않고 핫팩보다 위험하기에 잘 사용하진 않지만 그냥 그 존재만으로 마음의 위안을 얻는 군인들을 많이 보았다. 손난로 역시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 생기기 쉬우므로 군화와 미리 상의하길 권한다.
군화가 물이나 기름을 많이 만지는 보직에 있거나, 야외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긴 경우 얼굴이나 손, 입술 등이 쉽게 틀 수 있다. 난 경계근무를 제외하곤 야회활동이 그닥 많지 않은 보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손이 텄다. 그것도 그냥 까칠까칠 해지는 정도가 아니라 손톱 옆의 살들이 쩍쩍 갈라져 말할 수 없이 아팠다. 특히 그 손으로 전투화 끈을 묶거나 침낭을 정리 하거나, 식사 후 식판을 닦을 때 엄청난 고통이 느껴졌다.
핸드크림을 발라도 잘 낫지 않았는데, 고참이 가지고 있던 비싼 핸드크림(그래봐야 만원을 넘지 않는다)을 사용하자 금방 멀쩡해졌다. 보습과 관련된 제품들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효율 좋기로 소문난 제품들을 선별해서 보내길 권한다. 특히 군화가 이등병이나 일병인 곰신들은 보습용품에 필히 신경 쓰길 권한다. 그 계급의 군화는 손 쓸 일을 하거나 밖에 나갈 일이 많고, 군인의 특성상 주머니에 손을 넣지 못하는 까닭에 고생하기 쉽다.
마스크팩은 군인들이 휴가나 외박, 면회를 앞두고 이상하게 집착하는 물건이라 적어 봤다. 평소 피부에 관심이 없던 군인들도 휴가나 외박 면회를 앞두고는 마스크팩을 찾는 일이 많다. 군화와 상의한 후 괜찮다고 하면 마스크팩도 좋은 선물이 되리라 생각한다.
비타민제나 영양제의 경우는 굳이 길게 얘기하지 않아도 될 것 같고, 유자차나 율무차, 그리고 커피믹스를 적어 놓은 까닭은 별로 대단하지 않은 저 차들을 타 마시며 분위기를 잡는 군인들이 꽤 있기 때문이다. 사회에 있는 곰신들에겐 별로 공감이 가지 않겠지만, 개인적인 여가생활 역시 '군인'으로 보내야 하는 군화의 경우 저런 차를 마시거나 간식을 먹으며 소소한 즐거움을 느낀다.
과자는 되도록 PX에서 판매하지 않는 종류의 과자를 보내는 것이 좋다. 곰신이 직접 쿠키를 만들어 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단, 음식물의 경우 보관의 어려움이 있으니 되도록이면 소대원들이 함께 모여 한 번 먹을 수 있는 양을 보내는 것이 좋다. 종종 다른 소대원들 주지 말고 군화만 먹으라며 과자를 보내는 곰신들이 있는데, 그건 군화를 미움 받게 하는 지름길이다.
사탕만 따로 빼 놓은 이유는, 군화가 조종수나 운전병인 경우 '졸음방지사탕'을 보내는 것이 좋은 선택이기 때문이다. 먹거리를 아기자기하게 포장하는 것도 좋고, 하나하나 포스트잇을 붙여 보내는 것도 좋지만 가장 신경 써야 하는 것은 '군화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다. 먹거리를 보내더라도 군화의 기호나 현재 상황에 맞는 먹거리를 챙긴다면, 곰신의 센스를 군화도 눈치 챌 것이다.
실제 군생활을 하며 유용하게 쓰이는 것들을 모아봤다. 군대에서 칫솔은 한 달에 한 번 보급이 나오지만, 평소 보관을 '세면백'에 담아서 하는 관계로 축축하게 젖은 칫솔을 백에 넣었다가 다시 꺼내기가 찝찝하기 마련이다. 칫솔캡 선물 하나로도 '센스 있는 곰신'이 될 수 있다.
면봉은 귀를 후비는 용도 외에 총을 닦을 때에도 요긴하게 쓰이며, 물티슈는 훈련 시 제대로 샤워를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위장을 지우거나 간단히 세면을 하기 편하다. 휴지가 보급 나오긴 하지만 소지하고 다닐 수 없는 롤 형태의 휴지니, 작은 여행용 티슈를 선물하는 것도 좋겠다. 손톱깎이나 반창고는 보급품이 아니므로 하나쯤 가지고 있으면 좋다.
필기도구나 문구류는 군화의 필요에 맞게 고르면 되겠다. 특히 군화가 일병이라면, 필요로 하는 문구류가 꽤 많을 것이다. 문구류는 소대 자체적으로 구입하긴 하지만, 군대 특성상 떨어졌다고 해서 바로 사 올 수 있는 것이 아니니 군화가 필요로 하는 문구류를 좀 챙기는 것도 좋을 거라 생각한다. 값도 얼마 안하고 군화가 나중에라도 충분히 구입할 수 있는 물건들이지만, 시험보기 전 누군가 컴퓨터용 싸인펜을 챙겨줄 때처럼, 그 작은 것에서 '고마움'을 느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개인적으로, 연말이니 다이어리도 좋은 선물이 되리라 생각한다.
이 외에 입이 짧은 군화에겐 밥에 비벼먹을 수 있는 '볶음가루' 등을 선물로 보내줘도 좋고, 책을 좋아하는 군화에겐 군화가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책들을 보내주는 것도 좋다.
중요한 건, 가격이나 양이나 특이함이 아니라 남들과 같은 선물을 보내더라도 센스 있게 보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각인이나 자수가 가능한 선물이라면 곰신과 군화의 이름을 넣어 보내는 것이다. 선물 몇 개만 달랑 보내는 것 보다는 편지가 추가되는 것이 좋고, 편지만 하나 추가되는 것 보다는 선물에 곰신의 흔적을 남기는 것이 좋단 얘기다. 로션 하나를 보내더라도, 로션병에 사진을 붙인 뒤 유리테이프로 감아서 보낼 수도 있고, 유성펜으로 병에 짧은 편지를 하나 쓸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사람은 받은 건 잘 잊기 마련이다. 볼 때 마다 생각날 수 있게 흔적을 남기는 것을 추천한다.
크리스마스 선물에 대한 매뉴얼인데, 너무 일반적인 선물들만 나온 것 같다고 할 곰신들이 있을 것 같다. 그러나 크리스마스 선물이 정작 군화는 쓸 수 없거나, 보관하기 곤란하거나, 받는 순간 기쁘고 그 이후 구석진 곳에 넣어두기만 해야 하는 것이라면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곰신이 정성을 쏟으며 준비한 것들이 군화에게 '애물단지'가 되는 건 안타까운 일 아닌가.
진급을 앞둔 군화에게 간식 종합 세트를 보내는 것보다, 늘 들여다보는 시계나 항상 품고 있는 지갑을 선물하는 것이 좋다는 얘기다. 뭔갈 받았었다는 기억만 남은 선물보다, 두고두고 생각할 수 있는 선물이 좋은 법이니 말이다. 그리고 위에서 소개한 선물들을 '전부' 주려고 하기 보다는, 당장 군화에게 필요로 한 물건들을 위주로 조금씩 전달하는 것을 추천한다. 일부 곰신들은 한 번에 모든 선물들을 다 모아 소포로 붙이거나 면회 시 전달하는데, 그걸 군화 혼자 다 가졌다간 미움 받을 수 있을 뿐더러 선물에 대한 고마움도 감소되는 일이니 말이다.
자, 그럼 크리스마스에도 '진행 중'인 예쁜 사랑 계속 이어 나가시길 바라며, 이번 매뉴얼은 여기까지!
개인적으로 권하는 것은, '특별한' 선물 보다는 '실용적인' 선물을 하는 것이다. 남들이 보낸 선물을 살펴보며 똑같이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군화가 맡고 있는 보직과 관련된 선물을 보낸다거나, 군화의 계급이나 취미에 맞는 선물을 보내는 것이다. 자, 그럼 '보내는' 곰신들의 입장에서 살펴본 것이 아닌, '받는' 군화의 입장에서 살펴본 '베스트 선물'들, 함께 살펴보자.
1. 추위 때문에 고생할 군화를 위한 보온용품
● 목토시(목폴라), 장갑
● 털깔창, 보온양말
● 핫팩, 손난로
● 털깔창, 보온양말
● 핫팩, 손난로
군화들이 휴가를 나오며 목토시(목폴라)를 하지 않는 까닭에, 대부분의 곰신들이 이 '목토시'의 존재를 모르겠지만 야전에서 근무하는 군인이라면, 겨울엔 이 목토시를 필수품으로 착용한다. 목토시를 선물로 보낼 곰신이 있다면 '메이커'를 따지기 보단 '보온성'을 잘 살피길 권한다. 군인시절, 일반 목토시 5개를 살 가격의 메이커 제품을 사용한 적이 있는데, 전혀 따뜻하지 않았다.
털깔창의 존재는 나도 이번에 알게 되었는데, 발을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해 줄 수 있다면 무조건 추천한다. 군화가 경계근무를 서는 일이 잦다면, 몸의 가장 추운 부분은 손가락과 발가락이 될 것이다. 손가락은 그나마 잠깐잠깐 주머니에 넣어가며 따뜻하게 할 수 있지만, 발가락은 방법이 없다. 발가락을 지켜줄 수 있는 털깔창이나 보온양말은 좋은 선물이 되리라 생각한다. 단, 선물해도 군화가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 생길 수 있으니 필히 군화와 먼저 상의하길 권한다.
핫팩은 PX에서 판매하지만, 군인들의 공통된 생각인 '사제물품이 더 좋다.'라는 이유로 사제 핫팩을 선호하는 군화들이 많다. 핫팩을 고를 때에는 '싸고 양 많은 것' 보다는 '따뜻함이 오래가는 것'에 신경 써 고르는 것이 좋다. 군화가 경계근무를 별로 서지 않거나 훈련이 잦지 않다면 굳이 핫팩을 보낼 필요는 없다. 라이터 기름을 이용한 '손난로'의 경우, 사실 라이터 기름의 조달이 쉽지 않고 핫팩보다 위험하기에 잘 사용하진 않지만 그냥 그 존재만으로 마음의 위안을 얻는 군인들을 많이 보았다. 손난로 역시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 생기기 쉬우므로 군화와 미리 상의하길 권한다.
2. 추위에 고생할 군화의 피부를 위한 피부용품
● 보습력 강한 로션
● 핸드크림, 풋크림, 립밤
● 마스크팩
● 핸드크림, 풋크림, 립밤
● 마스크팩
군화가 물이나 기름을 많이 만지는 보직에 있거나, 야외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긴 경우 얼굴이나 손, 입술 등이 쉽게 틀 수 있다. 난 경계근무를 제외하곤 야회활동이 그닥 많지 않은 보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손이 텄다. 그것도 그냥 까칠까칠 해지는 정도가 아니라 손톱 옆의 살들이 쩍쩍 갈라져 말할 수 없이 아팠다. 특히 그 손으로 전투화 끈을 묶거나 침낭을 정리 하거나, 식사 후 식판을 닦을 때 엄청난 고통이 느껴졌다.
핸드크림을 발라도 잘 낫지 않았는데, 고참이 가지고 있던 비싼 핸드크림(그래봐야 만원을 넘지 않는다)을 사용하자 금방 멀쩡해졌다. 보습과 관련된 제품들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효율 좋기로 소문난 제품들을 선별해서 보내길 권한다. 특히 군화가 이등병이나 일병인 곰신들은 보습용품에 필히 신경 쓰길 권한다. 그 계급의 군화는 손 쓸 일을 하거나 밖에 나갈 일이 많고, 군인의 특성상 주머니에 손을 넣지 못하는 까닭에 고생하기 쉽다.
마스크팩은 군인들이 휴가나 외박, 면회를 앞두고 이상하게 집착하는 물건이라 적어 봤다. 평소 피부에 관심이 없던 군인들도 휴가나 외박 면회를 앞두고는 마스크팩을 찾는 일이 많다. 군화와 상의한 후 괜찮다고 하면 마스크팩도 좋은 선물이 되리라 생각한다.
3. 군화의 건강을 생각한 영양제와 간식용품
● 비타민제
● 유자차, 율무차, 커피믹스
● 과자, 사탕
● 유자차, 율무차, 커피믹스
● 과자, 사탕
비타민제나 영양제의 경우는 굳이 길게 얘기하지 않아도 될 것 같고, 유자차나 율무차, 그리고 커피믹스를 적어 놓은 까닭은 별로 대단하지 않은 저 차들을 타 마시며 분위기를 잡는 군인들이 꽤 있기 때문이다. 사회에 있는 곰신들에겐 별로 공감이 가지 않겠지만, 개인적인 여가생활 역시 '군인'으로 보내야 하는 군화의 경우 저런 차를 마시거나 간식을 먹으며 소소한 즐거움을 느낀다.
과자는 되도록 PX에서 판매하지 않는 종류의 과자를 보내는 것이 좋다. 곰신이 직접 쿠키를 만들어 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단, 음식물의 경우 보관의 어려움이 있으니 되도록이면 소대원들이 함께 모여 한 번 먹을 수 있는 양을 보내는 것이 좋다. 종종 다른 소대원들 주지 말고 군화만 먹으라며 과자를 보내는 곰신들이 있는데, 그건 군화를 미움 받게 하는 지름길이다.
사탕만 따로 빼 놓은 이유는, 군화가 조종수나 운전병인 경우 '졸음방지사탕'을 보내는 것이 좋은 선택이기 때문이다. 먹거리를 아기자기하게 포장하는 것도 좋고, 하나하나 포스트잇을 붙여 보내는 것도 좋지만 가장 신경 써야 하는 것은 '군화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다. 먹거리를 보내더라도 군화의 기호나 현재 상황에 맞는 먹거리를 챙긴다면, 곰신의 센스를 군화도 눈치 챌 것이다.
4. 사소한 부분들까지 놓치지 않는 센스용품
● 칫솔캡, 면봉, 물티슈
● 손톱깎이, 반창고
● 필기도구, 문구류
● 손톱깎이, 반창고
● 필기도구, 문구류
실제 군생활을 하며 유용하게 쓰이는 것들을 모아봤다. 군대에서 칫솔은 한 달에 한 번 보급이 나오지만, 평소 보관을 '세면백'에 담아서 하는 관계로 축축하게 젖은 칫솔을 백에 넣었다가 다시 꺼내기가 찝찝하기 마련이다. 칫솔캡 선물 하나로도 '센스 있는 곰신'이 될 수 있다.
면봉은 귀를 후비는 용도 외에 총을 닦을 때에도 요긴하게 쓰이며, 물티슈는 훈련 시 제대로 샤워를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위장을 지우거나 간단히 세면을 하기 편하다. 휴지가 보급 나오긴 하지만 소지하고 다닐 수 없는 롤 형태의 휴지니, 작은 여행용 티슈를 선물하는 것도 좋겠다. 손톱깎이나 반창고는 보급품이 아니므로 하나쯤 가지고 있으면 좋다.
필기도구나 문구류는 군화의 필요에 맞게 고르면 되겠다. 특히 군화가 일병이라면, 필요로 하는 문구류가 꽤 많을 것이다. 문구류는 소대 자체적으로 구입하긴 하지만, 군대 특성상 떨어졌다고 해서 바로 사 올 수 있는 것이 아니니 군화가 필요로 하는 문구류를 좀 챙기는 것도 좋을 거라 생각한다. 값도 얼마 안하고 군화가 나중에라도 충분히 구입할 수 있는 물건들이지만, 시험보기 전 누군가 컴퓨터용 싸인펜을 챙겨줄 때처럼, 그 작은 것에서 '고마움'을 느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개인적으로, 연말이니 다이어리도 좋은 선물이 되리라 생각한다.
이 외에 입이 짧은 군화에겐 밥에 비벼먹을 수 있는 '볶음가루' 등을 선물로 보내줘도 좋고, 책을 좋아하는 군화에겐 군화가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책들을 보내주는 것도 좋다.
중요한 건, 가격이나 양이나 특이함이 아니라 남들과 같은 선물을 보내더라도 센스 있게 보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각인이나 자수가 가능한 선물이라면 곰신과 군화의 이름을 넣어 보내는 것이다. 선물 몇 개만 달랑 보내는 것 보다는 편지가 추가되는 것이 좋고, 편지만 하나 추가되는 것 보다는 선물에 곰신의 흔적을 남기는 것이 좋단 얘기다. 로션 하나를 보내더라도, 로션병에 사진을 붙인 뒤 유리테이프로 감아서 보낼 수도 있고, 유성펜으로 병에 짧은 편지를 하나 쓸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사람은 받은 건 잘 잊기 마련이다. 볼 때 마다 생각날 수 있게 흔적을 남기는 것을 추천한다.
크리스마스 선물에 대한 매뉴얼인데, 너무 일반적인 선물들만 나온 것 같다고 할 곰신들이 있을 것 같다. 그러나 크리스마스 선물이 정작 군화는 쓸 수 없거나, 보관하기 곤란하거나, 받는 순간 기쁘고 그 이후 구석진 곳에 넣어두기만 해야 하는 것이라면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곰신이 정성을 쏟으며 준비한 것들이 군화에게 '애물단지'가 되는 건 안타까운 일 아닌가.
진급을 앞둔 군화에게 간식 종합 세트를 보내는 것보다, 늘 들여다보는 시계나 항상 품고 있는 지갑을 선물하는 것이 좋다는 얘기다. 뭔갈 받았었다는 기억만 남은 선물보다, 두고두고 생각할 수 있는 선물이 좋은 법이니 말이다. 그리고 위에서 소개한 선물들을 '전부' 주려고 하기 보다는, 당장 군화에게 필요로 한 물건들을 위주로 조금씩 전달하는 것을 추천한다. 일부 곰신들은 한 번에 모든 선물들을 다 모아 소포로 붙이거나 면회 시 전달하는데, 그걸 군화 혼자 다 가졌다간 미움 받을 수 있을 뿐더러 선물에 대한 고마움도 감소되는 일이니 말이다.
자, 그럼 크리스마스에도 '진행 중'인 예쁜 사랑 계속 이어 나가시길 바라며, 이번 매뉴얼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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