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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하軍/현장취재 365

62년만에 돌아온 조국, 대전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합동안장식

 지난 5월 25일 북한지역에서 발굴된 6·25전쟁 국군전사자 유해가 휴전 이후 62년 만에 조국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서울공항에서 진행된 봉환행사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김관진 국방장관, 김상기 육군참모총장, 제임스 서먼 한미연합사령관, 신원이 확인된 전사자의 유가족 등이 참석했는데요, 참석자들은 태극기와 국방부기, 육군기, 유엔기, 성조기 등으로 구성된 기수단이 늘어선 가운데 최고의 예우를 갖춰 전사자들을 맞이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과 군관계자, 유족들이 북한에서 발굴되어 미국을 거쳐 지난 5월 25일 공군 특별기로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한  북한지역 국군 전사자 유해 봉영을 뒤따르고 있다. 사진 공공누리>

 

 

육군은 지난 6월20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6·25 전사자 발굴유해 중 신원이 확인된 10구에 대한 합동안장식을 가졌습니다. 김상기 육군참모총장 주관으로 대전국립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이번 합동안장식은 유가족과 재향군인회 관계자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무공훈장 수여, 조사, 헌화 및 분향, 영현 봉송 순으로 진행됐습니다.

 

 

특히 이번 안장식에서는 지난달 25일 북한 장진호 지역에서 발굴돼 미국을 거쳐 귀환한 故 이갑수·김용수 일병의 유해가 안장됐으며  류광연 일등상사, 빈흥식 이등상사, 손만조·박갑손 일등중사, 최정준·손현수 하사, 함철식·이광수 일병 등 8구가 포함됐습니다.

 

 

합동안장식이 열린 현충관입구에는 유해발굴사진과 발굴 당시 유품등이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2008년 경기도 가평에서 발굴된 전우의 우의에 덮인 전사자들의 사진을 보니 뭉클해 집니다.

총알이 빗발치던 전쟁터에서 생사고락을 같이 한 전우(戰友)들..

그들을 묻고 돌아서야 했을 전우들의 안타까움은 어떠했을까요? 그들은 그렇게 60여 년동안 전우들과 후배들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오랜 시간이 흘렀음을 알게 해주는 발굴품들처럼 이들은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조국과 가족에게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아직 찾지 못한, 우리가 끝까지 찾아서 오늘처럼 국립묘지에 모셔야할 전사자들은 아직도 13만명에 이릅니다.

 

“부디 영원한 안식처에서 이 나라를 지키는 수호신이 되어 조국과 겨레의 앞길을 비추는 호국의 등불이 돼주십시오.”

 

 

이번 합동안장식은 육군군악대의 진혼곡 연주와 김상기 육군참모총장, 염홍철 대전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최고의 예을 갖추어 엄숙하게 진행됐습니다.

 

 

육군은 이날  6ㆍ25전쟁 당시 전시 상훈법에 따라 일선 사단장으로부터 약식증서만 교부받고 실제 훈장을 받지 못한 빈흥식 이등상사 유족에게 화랑무공훈장을 전수했습니다.

 

 

빈흥식 이등상사는 6ㆍ25전쟁이 발발하자 그 해 11월 입대해 8사단 21연대 소속으로 영ㆍ호남 공비토벌작전, 노전평지구 전투, 금성지구 전투 등에 참전하여 중공군의 7월 공세를 방어하던 중 정전협정이 체결되기 열흘 전인 7월17일 강원도 철원지역에서 전사한 것으로 확인돼 유족들의 마음을 더욱 안타깝게 했습니다.

 

 

“부디 영원한 안식처에서 이 나라를 지키는 수호신이 되어 조국과 겨레의 앞길을 비추는 호국의 등불이 돼주십시오.”

 

 

김상기 육군참모총장은 조사(弔詞)를 통해 13만여 명의 전사자를 찾기 위한 유해발굴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선배들은 나라를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총을 들었으며 기꺼이 자신의 모든 것을 조국의 안위와 바꾸고 호국의 꽃으로 쓰러졌다”면서  “아직도 이름 모를 산야 어딘가에서 후배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계시는 13만 호국영령들을 끝까지 찾아내 모실 수 있도록 유해발굴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습니다.

 

 

<기독교,천주교,불교 3개종파의  종교의식>

 

<분향하고 있는 유가족>

 

<헌화>

 

<묵념>

 

<영현봉송>

 

 

이제 조국땅에서 편히 쉬십시요!

 

<허토하고 있는 유가족들>

 

이번 합동안장식의 유해는 강원도 철원과 화천, 홍천, 양구에서 수습되었고 유해의 신원은 유해발굴사업단의 유가족 유전자(DNA) 검사에 의한 친자검사와 부자혈통검사에 의해서 확인됐으며 미국에서 봉환된 2位는 JPAC에 의해 수년간 신원확인 절차를 거쳐 62년만에 조국의 땅에 묻히게 됐습니다.

 

 

1933년 4월 1일 부산에서 태어나 1950년 8월 16일 학도병으로 자원입대해 미 7사단 소속으로 장진호 전투에서 전사한 故 김용수 일병은 사병 1묘역 148묘판 42003호에, 1916년 10월 8일생으로 1950년 8월 16일 경남 창녕에서 입대해 12월 5일 장진호 전투에서 전사한 故 이갑수 일병은 사병 1묘역 148묘판 42004호에 나란히 안장됐고 故 류광연(8사단 21연대) 일등상사 故 빈흥식(8사단 21연대) 이등상사 故 손만조(5사단 36연대)·박갑손(6사단 2연대) 일등중사 故 최정준(8사단 21연대)·손현수(8사단 21연대) 하사 故 함철식(5사단 27연대)·이광수(8사단 16연대) 일병등도 사병 1묘역에 안장됐습니다.

 

<조총발사>

 

 

1951년 4월 23일 강원도 화천에서 전쟁 중에 전사하여 오랫동안 전쟁터에 가매장돼 있다가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 의해 2009년 10월 발견된 故 박갑손 일등중사의 동생 박부산씨와 가족들이 형의 안장식을 마치고 묵념하며 나즈막히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 형님이 60여 년 동안 얼마나 외로웠겠어요. 이젠 전우들과 함께 묻혔으니 외롭지 않을거요. 이제 편히 쉬실겁니다”

 

 

이번 합동안장식에는 전사자들의 각 소속부대에서도 참가하여 유족들과 함께 하였습니다. 육군 6사단 오승철 부사단장이 안장식을 마치고 故 박갑손(6사단 2연대) 일등중사 유족에게 부대모자등의 기념품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육군은 지난해까지 6·25전사자 합동안장식을 해마다 연말에 대전현충원에서 육군참모총장 주관으로 해 왔지만 올해부터는 6월·12월 두 차례 거행할 예정입니다.

 

 

3년 넘게 벌어진 6.25전쟁 동안 16만명이 넘는 국군이 사망하거나 실종됐습니다. 현충원에 안장된 전사자는 3만명이 채 되지 않으며 13만명의 전사자는 아직까지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중 9만명은 남한 땅에, 나머지 4만명은 북한 땅에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 육군은 국가와 국민을 위한 분들의 고귀한 희생을 영원히 잊지 않고 아직도 이름 모를 산야 어딘가에서 후배들의 손길을 기다리는 마지막 한 분까지 조국의 품으로 모시기 위해 전사자 유해발굴사업에 적극 매진 할 것 입니다.

 

<글/사진 임영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