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든든하軍/생생! 병영탐구

6·25 전쟁의 영웅! 심 일 소령과 육탄 5용사 추모행사


"6년 6개월만에 다시 찾은 102보충대!"


전국이 태풍 '메아리'의 영향권으로 접어든 지난 주, 쏟아지는 폭우를 헤치며 춘천 102보충대로 발걸음을 재촉하였다. 102보충대는 나에게 있어 매우 의미심장한 곳이다. 20대 초반, 어울리지 않는 까까머리를 한 채 부모님과 아쉬운 작별인사를 나누고 102보충대로 입소하였다. 군대를 다녀온 사람만이 그 심정을 알 수 있다.


6년 6개월 후, 이번에는 입소가 아니라 취재를 하기 위해 다시 찾은 102 보충대, 그 때와 전혀 달라진 것이 없는 풍경이 새삼 반갑고 아련하였다.




"예행연습 준비가 한창인 병력들!"


쏟아지는 빗줄기 속에서도 102보충대 주차장에서는 한 무리의 군인들이 완전 무장을 한 채, 연신 구슬땀을 흘리며 훈련을 실시하고 있었다. 엄밀히 말하자면 정식 훈련이 아니라 6·25 전쟁 영웅인 심일 소령과 육탄 5용사를 기리는 추모행사 예행연습이었다.




"위관급 최초의 태극무공훈장 수훈자!"


심일 소령은 함경남도 단천 출생으로 서울대 사범대를 다니다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하여 1949년 5월 육사 8기 소위로 임관하였다. 원래 보직은 보병이었지만 포병으로 자원하여 춘천의 6사단 7연대 57밀리 대전차포중대 2소대장으로 배치되었다. 




"모조리 쓸어버려라!"


1950년 6월 25일 6·25 전쟁이 발발하자 심일 소위가 소속된 6사단 방어지역으로 공격 당일 춘천 점령의 임무를 부여받은 북한군 2군단 예하 2사단이 파죽지세로 처들어왔다. 당시 전쟁 대비태세가 미흡하였던 우리 군은 철저하게 계획된 북한군의 공격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하였고 순식간에 남한 전체가 점령당할 위기에 놓여 있었다.




"이대로 당할 수만은 없다!"


심 일 소위는 남하하는 북한군의 SU-76 자주포가 아군의 대전차포를 맞고도 포탄을 쏘아대며 계속 전진해오자 5명의 특공대를 편성하여 수류탄과 화염병을 들고 적의 포탑 위로 돌진하는 육탄공격을 감행하였다. 사실 자주포를 향해 맨몸으로 뛰어가는 그들의 모습은 누가 보아도 계란으로 바위치는 격이었다. 




"이대로 물러나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조국을 위해 목숨을 내던진 그들의 영웅적인 행동은 결국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었고 전쟁 발발 최초로 북한군 자주포 3대를 격파하는 혁혁한 전공을 세웠다. 이는 당시 전차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던 국군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는 계기가 되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꾼 춘천지구전투!"


뿐만 아니라 심일 소령과 육탄 5용사 덕분에 개전 초기 북한군의 남진을 최대한 지연시켜 국군이 한강 방어선을 구축하고 유엔군이 참전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함으로써 6·25 전쟁 전체의 양상을 바꾸는 결정적 계기가 된 셈이다. 만약은 없겠지만 그들의 영웅적인 행동이 없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이 존재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정말 아찔하다.




"심 일 소령과 육탄 5용사(김기만 중사, 박태갑 하사, 홍일영 하사, 조군칠 하사, 심규호 일병)!"


이 후 심일 소령은 충북 음성지구 전투, 경북 영천 304고지 전투 등에서 혁혁한 전공을 세웠으며, 7사단 수색중대장으로 근무하다 1951년 1월 26일 강원도 영월지역 전투에서 정찰 도중 총격을 받아 약관 28세의 나이로 산화하였다.




"그들의 숭고한 희생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이에 육군 제 2군단은 매년 6·25 전쟁 당시 춘천지구전투의 승리를 기념하고 선배 전우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하여 심일 소령과 육탄 5용사 추모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참고로 취재를 간 날은 본 행사가 아니고 예행연습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병력들은 매순간 혼신의 힘을 다해 박진감 넘치는 전투 재연을 보여주었다. 




"연습도 실전같이!"


하루종일 거센 빗줄기가 내리는 궂은 날씨였지만 병력들은 누구하나 힘든 내색하지 않고 묵묵히 선배전우들의 넋을 기리며 예행 연습에 임하였다.


심일 소령을 비롯한 육탄 5용사들이 대한민국을 위해 목숨을 초개와 같이 버렸던 무한한 헌신과 숭고한 희생정신을 마음에 되새겨 다시는 이 땅에서 전쟁의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완벽한 군사대비태세를 확립하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의미있는 추모 행사에 직접 참가하게 되어 무척 영광스럽습니다!"


무사히 계획된 예행 연습을 마치고 휴식을 취하는 병력들, 그들에게 있어 이번 전투 재연 추모 행사는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이 땅에 다시는 적의 전차가 침범하지 못하리라!



posted by 악랄가츠(http://realo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