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지에 도착하였습니다!"
네비게이션의 친절한 목소리가 목적지에 도착하였음을 알려주었다. 웅장한 정문이 나로 하여금 주눅들게 만들었다. 오늘 찾아간 곳은 대한민국 육군장교의 50%이상을 배출하는 최대의 장교 양성 기관인 육군3사관학교이다.
"정지! 정지!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정문에서부터 군기 든 위병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오늘은 사관 생도들의 하루 일과를 밀착취재하는 임무가 부여되었다. 출입수속을 마치고 학교 내부로 들어서자 아름다운 전경이 나의 눈에 들어왔다.
"오랫만에 보는 제식이군!"
"헐! 카메라다! 제대로 각 잡자!"
오전 일과시간이라 그런지 곳곳에서 전공수업을 받으러 가는 생도들의 모습이 눈에 보였다. 한결같이 늠름하고 다부진 생도들의 모습에서 강한 자신감과 자부심이 느껴졌다.
올해 창설 42주년을 맞이한 육군3사관학교는 지난 과거, 북한이 자행한 1968년 1.21 청와대 기습과 美 푸에블로호 납치, 울진, 삼척 무장공비 침투 등의 무력도발을 자행하며 심각한 국가 안보 위기상황을 조성하였다.
이에 육군에서는 이에 적과 싸우면 반드시 이길 수 있는 정예장교의 육성이 시급하였다. 중견 간부 양성을 목적으로 한 단기사관학교 설치법에 의해 창설 된 육군3사관학교는 1968년 10월 15일 이후로 매년 사관생도과정을 포함한 10개 과정 24개기의 장교를 양성하고 있다.
"CF의 한 장면 같애!"
생도들의 수업을 살펴보러 가는 도중, 도서관에서 관련 서적을 살펴보는 생도를 비롯하여 열심히 학업에 매진하는 생도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육군3사관학교는 대학 3학년 과정으로 편입하여 전액 국비로 3, 4학년 과정을 교육받을 수 있고, 매월 사관생도 품위 유지비 지급 및 교재, 피복, 숙식비가 일체 지급된다. 국가의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기에 더욱 긍지를 가지고 학업에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저희는 졸업과 동시에 2개 학사 학위를 부여받습니다!"
"2개? 복수전공 같은 거임?"
"일반 대학에서 받는 일반학과 추가로 군사학을 수여받습니다!"
"멋지다!"
게다가 국내외에서 석, 박사과정 국비 위탁교육 및 진학도 가능하며 우수 생도에 한해 해외문화 탐방의 기회도 부여된다. 그리고 국내 유수 대학에 버금가는 최신식 교육장비와 현대식 생활관에서 다양한 복지시설도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
"전...전자칠판이야!"
"이 정도는 기본이죠!"
한창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강의실로 들어갔다. 강의를 진행하는 교수님 또한, 군인이기에 생도들의 수업자세는 모범생 모드 그 자체였다. 현역 시절, 중대장과 함께하는 정신교육 시간이 떠올랐다. 감히 누가 상관 앞에서 딴 짓할 수 있겠는가?
"졸면 죽는다!"
나의 희생양이 되어 줄 생도를 찾기위해 눈을 부릅뜨고 둘러보았지만, 조는 생도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정말 훈훈한 강의실 분위기에 다시 한번 놀랐다.
"제가 발표하겠습니다!"
"완전 보여주기잖아!"
"보여주기 아닙니다! 늘 이렇습니다!"
"............."
사관생도들은 총 14개 학과 20개 전공에서 인문, 사회, 자연과학의 합습과 연구를 통하여 변화하는 환경을 예측하고 대응하는 능력을 함양시키며 하나같이 군사전문가로 발전할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하고 있었다.
"조국은 자네를 믿는다!"
강의실 분위기가 너무 뜨거워서 식힐 겸 잠시 복도로 나왔다. 자고로 부대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곳이 PX이다.
"청하람?"
생소한 간판이 나의 시야에 포착되었다. 무슨 곳인가 싶어 조심스레 열어보니, 생도 휴게실 같은 곳이었다. 이미 그 곳에는 몇몇 생도들이 휴식을 취하며 정답게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요즘 생활 어때? 할만해?"
"넵! 괜찮습니다아!"
"힘든 거는 없고?"
"넵! 하나도 없습니다아!"
"딱봐도 선후배관계구나!"
군대에서 선후임 관계가 있듯이 사관학교에서는 학년별로 선후배 관계가 돈독하다.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지만 3학년 생도들은 선배 생도들 앞에서 군기 잡힌 모습으로 군인다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 곳에서는 휴대폰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오호! 정말 많이 좋아졌네요!"
"꼭 이런 친구들 있죠!"
오후에는 사격훈련이 계획되어 있었다. 1차 사격에서 합격하지 못한 인원들만 추가 사격을 실시하기 때문에 이미 합격한 생도들은 자유롭게 체력단련을 실시하였다. 아마 명식이라고 불리는 생도는 사격 불합격자인가보다.
"이번에는 꼭 합격할 수 있도록 합니다!"
사격장에서는 개인화기 조교가 생도들에게 사격 요령을 알려주었고, 생도들은 하나같이 비장한 표정으로 사격장으로 올라갔다. 군인에게 있어 사격은 기본이자 필수이다. 총을 쏘지 못하는 군인은 전장에서 아무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 하물며 병력을 직접 지휘, 인솔해야 되는 장교이기에 출중한 사격실력은 필수였다.
"오늘은 꼭 만발하고 말리라!"
사로에 들어선 생도들은 개인화기를 어루만지며 전방의 타켓을 예의주시하며 마음을 다스렸다.
"준비된 사수로부터 250사로 봐!"
"호흡을 들이쉬고 가볍게 내쉬다가 잠시 멈추고! 샷!"
강원도 예비사단 소총수 출신이었던 나에게 사격장은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추억의 장소이다. 합격하지 못하면, 휴가 통제는 물론이고 밤새 완전군장을 돌아야 했던 그 시기, 정말 한발 한발 혼신의 힘을 다해 사격하였다.
"탕!"
"명중!"
생도의 개인화기 총구에서 불이 뿜어져 나왔고, 250사로에 위치한 타켓은 보기좋게 넘어갔다. 야전에서 즉각 임무수행 가능한 장교로 거듭나기 위해 매일같이 구슬땀을 흘리는 그들, 기초군사훈련을 시작으로 하계군사훈련, 유격훈련, 공수훈련, 병체험 실습 등 무수한 군사훈련을 거쳐 부하를 지도할 군사 전문가로 환골탈태하고 있다.
"그들은 진정한 명품남이다!"
다음 시간에는 육군3사관생도들의 특별한 문화체육활동을 소개하도록 하겠다.
"다음편에서 뵙겠습니다!"
posted by 악랄가츠(http://realog.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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