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에서 만난 그들, 안암 호랑이의 포효



"아니 비 오는데 저기 저 친구들은 뭡니까?"

"오늘 우리가 만날 주인공들이죠!"

"오늘도 남자네요!"

"............"

호랑이 기운이 물씬 느껴지는 고려대학교 운동장, 한 무리의 신체 건장한 남자들이 모여 있었다. 비가 펑펑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질서정연하게 서 있었다.




"오오오! ROTC였군요!"

대학교를 중국에서 다닌 나로서는 캠퍼스를 활보하는 ROTC 후보생들이 무척 생소하였다. 그러고 보면 중국에서도 대학교 재학하는 동안 전 대학생들이 기초 군사훈련을 받는다. 물론, 우리나라처럼 징병제는 아니고, 필수 교양같은 느낌이다.

그나저나 ROTC의 정확한 유래를 짚고 넘어가야했다. 우리의 박대위는 나를 붙잡고 친절하게 설명해주었다. 60년대 초, 당시 매우 불안정한 국가 안보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정부는 자주 국방력 확보 차원에서 시급히 군사력을 증가시켜야만 하는 절대절명의 입장에 처하였고 이의 일환으로 대학에 재학중인 우수 학생들을 선발하여 군사교육을 실시하고 졸업과 동시에 장교로 임관시켜 군의 초급지휘자로 활용하는 제도를 시행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로 인해 당시 군의 지휘체계상 가장 심각한 문제였던 초급지휘자들의 자질문제를 대학을 졸업한 엘리트 자원으로 단기간내 대거 충원하여 상비전력을 획기적으로 증강시키고, 현역복무후에는 이들을 예비군지휘자로 편입시킴으로써 예비전력을 실질적으로 전력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와 같은 대규모적인 군 장교 충원에 소요되는 양성교육예산 부담을 현격히 경감시킬 수 있는 등의 다면적인 정책 목표를 가지고 ROTC제도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오오! 박대위님 새롭게 보여요! 설마 미리 외운거 아니죠?"

"헐! 저를 뭘로 보고!"

"그럼 ROTC는 무슨 약자인가요?"

"Reserve Officers’ Training Corps!"

"말...말도 안돼!"

"풉! 저도 장교라고요!"

그렇게 박대위의 특강을 듣고 나자, 후보생들도 오전교육을 위해 학군단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잽싸게 따라가서 그들의 캠퍼스 생활을 살펴보기로 하였다.




"비 오는 날은 딱 질색이야!"

홀딱 젖은 그들의 모습을 보자, 지난 날의 나의 모습이 오버랩되었다. 그러고 보니, 비 오는 날은 아침구보를 하지 않았다. 그래서 항상 기상할 때마다 제일 먼저 불침번에게 물어보는 멘트가 정해져 있었다.

"불침번! 밖에 비 안오냐?"

그러나 후보생들에게는 하늘에서 내리는 비도 예외일 수가 없나 보다. 혹시나 싶어 그들에게 물어 보았다.

 


"저 녀석이라면 솔직하게 말해 줄 거 같아!"

"............"

"오늘 취재온다고 일부러 비오는 날에도 뛴 거 아닙니까? 다 알고 있습니다!"

"제 표정을 보십시오! 이게 보여주기 같습니까? 리얼이옵니다!"

캐비넷에서 패닉상태가 되어 있는 후보생을 보니, 예전 나의 모습이 생각났다. 하지만 휴식도 잠깐, 바로 시작되는 오전교육을 위해 다들 분주히 단복을 차려 입고 있었다.




"여대생들의 로망이 되고 싶습니다!"

거울을 보며 단정하게 단모를 착용하고 있는 그의 뒷모습에서 남자의 찐한 향기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흔히 남자들이 제복에 약하다고 하는데, 사실 여자들도 약하다. 근데 이상하게 일반 군복에는 강한 거 같아서 참으로 아쉽다.





"정신교육이라?"

곧 이어 시작된 안보교육시간, 예비 장교 후보생들에게 정확하고 냉철한 안보관은 필수이다. 훗날 30여명의 소대원들을 이끌고 나가기 위해서는 누구보다도 투철한 사명감, 책임감을 지니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후보생들은 하나같이 열정적인 자세를 취하며 교육에 임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신교육시간은 항상 졸음과의 싸움이다.



"말년시절! 조는 후임들 갈구는 재미로 살아온 몸이야!"

역시, 곧 나가 떨어진 후보생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항상 학업과 병행되는 ROTC생활이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그들은 더욱 바쁜 캠퍼스 생활을 보내야만한다. 잔인하게도 학점에 따라 ROTC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항상 좋은 성적을 유지하여야만 한다. 고로 시험기간이 되면 밥 먹는 시간도 아까운 후보생들이다. 그건 그렇고 일단 나는 잽싸게 일렀다.




"저기 자요!"

"진짜 악랄해!"

"훌륭한 소대장이 되어야지요!"

"............."




ROTC는 대학교 3학년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갓 입단한 3학년은 군인화 단계로써 군인 기본자세 및 군인관의 확립목표를 가지고 생활한다. 이 기간에는 후보생 생활에 대한 적응이 안된 기간으로 훈육관 및 자치 지휘근무자에 의한 집중적인 지도를 받게 되는데 믿고 따르는 생활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 기본자세, 규정준수, 군대예절 등의 교육이 집중적으로 실시된다.

4학년은 장교화 단계로써 4학년 1학기에는 장교로서의 창의적인 업무능력을 배양한다. 그리고 학생중앙군사학교의 전통을 계승 발전해야 할 시기로 스스로의 목표를 설정하고 자율적으로 실천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한 단계라 할 수 있다. 또한 장교로서의 가치관과 국가에 대한 사생관을 가슴속에 품고 자기계발에 힘을 쓰며 인내심, 희생정신, 절차탁마 등의 정신을 고양하는데 중점을 둔다.

그렇게 꼭두새벽부터 그들은 미래를 향해 열심히 전진하고 있었다. 곧, 안보교육이 끝나고 본격적인 캠퍼스 생활을 하기위해 이동하였다.




"꿈과 열정이 넘치는 ROTC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posted by 악랄가츠(http://realog.net)
사진 백철(Chanerl@hite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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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코바 2010.05.14 10:12 신고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는데...후보생 단복은 15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대로군요.
    제가 ROTC할때 전국에서 단모(빵모자) 안쓰던 학교는 유이하게 고대와 경희때 뿐이었는데,
    지금은 고대도 쓰나보네요.
    가츠님의 글 읽고 잠시나마 예전의 추억이 짠~하게 올라오네요

    • K-9포대장 2010.05.17 13:06 신고

      앗.. 반갑습니다....
      15년전이면 저랑 비슷하시겠습니다...
      116충남대 34기입니다...

    • 초코바 2010.05.20 08:28 신고

      ^^ 동기네...
      난 경희대 34기

  • 난로 2010.05.14 10:37 신고

    pennpenn님 가츠님의 여신이 아니고 온국민의 여신이죠. 가츠님은 김연아를 말한거랍니다. ^^
    그다지 부러우실 것 없다능~

  • 27사단 2010.05.14 10:44 신고

    음 가방이 007 헉!!!!

  • Favicon of http://hungryalice.tistory.com Hungryalice 2010.05.14 11:27 신고

    마지막 GIF.. 뭔가.......
    중독성있어요;;
    계속 보게됨

  • ㅎㅎ 2010.05.14 11:29 신고

    얘들아, 다 좋은데 겉멋에 들어 진짜 중요한 정신을 잃지 않았음 좋겠다.

  • Favicon of http://easygoing39.tistory.com 카타리나^^ 2010.05.14 11:48 신고

    꺅.......제복 멋져 멋져.............. 육군 군복은? 뷁.........ㅋㅋ

  • Favicon of http://exceltong.tistory.com 엑셀통 2010.05.14 11:57 신고

    우왕...아미누리..악랄가츠님 소개로 익히 알고는 있었는데..
    카테고리에 직접 글도 올리시네요...대단하세요

  • Favicon of http://gkyu.co.kr G-Kyu 2010.05.14 13:38 신고

    대단하십니닷~! 이렇게 ROTC를 취재 하시고...생생함까지 전달해 주셨네요~!

  • Favicon of http://rubygarden.tistory.com 루비™ 2010.05.14 13:45 신고

    우와....멋져요..
    전 ROTC들의 베레모가 특히 멋지다는....^^;;

  • 기둥이 2010.05.14 14:35 신고

    위 사진은 4학년들인가봐요?
    3학년 1년차때 피복고에서 환복할 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퍽, 윽, 엎드려,동작그만 등등 ㅎ)
    20년이 훨씬 지난 추억이지만, 군청색 단복을 보니 옛날 후보생시절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 PeaceOut 2010.05.14 15:52 신고

    이 취재기사 덕분에 ROTC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되었네요. 잘 읽었습니다.~

  • Favicon of http://blog.daum.net/teriouswoon 테리우스원 2010.05.14 16:12 신고

    역시 군인은 멋져
    즐거운 주말이 되시고 승리하시길
    사랑합니다 행복하세요!~~~

  • 남쪽나라 2010.05.15 06:51 신고

    어딜가나 정신교육은 졸음을 부르네요
    "저기 자요"하고
    그걸 또 일러바치는 그츠님.........ㅋㅋㅋㅋㅋㅋㅋㅋ
    ROTC 삐딱한 베레모에 제복이 멋있죠 뭔가 있어보이는...........ㅎ

  • Favicon of http://sys610.tistory.com 꽁보리밥 2010.05.15 18:15 신고

    대학다닐때 지원을 할까 말까 망설엿던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그때 지원을 했더라면 지금 인생은 또 바겼을지도...ㅎㅎ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Favicon of http://thinkdenny.tistory.com 신비한 데니 2010.05.16 01:43 신고

    우오!~ 멋집니다!!!

  • Favicon of http://raonyss.tistory.com 라오니스 2010.05.16 23:48 신고

    대학교 다닐 때 기숙사 같이 썼던 후배들이 ROTC 였죠...
    고생스럽긴 하지만.. 제복입고.. 동기들 선후배들끼리 활동하는 모습이
    멋있구나 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답니다...
    멋진 장교가 되어.. 우리나라 든든히 지켜주옵소서... ^^

  • Favicon of http://heysukim114.tistory.com *저녁노을* 2010.05.17 05:55 신고

    와..재복만 봐도 좋았던 여고시절이 생각납니다.ㅎㅎ
    멋지네요.

  • K-9포대장 2010.05.17 13:07 신고

    와... 정말 잘 소개시켜주셨습니다... 그런데 실내교육만 보여주셨네요... 학교내에서도 연병장에서 전투복입고 기초교육이나 기타 여러가지 교육을 받는데 그런것도 보여주시지....

  • Dr.Nam 2010.05.18 12:49 신고

    ^^
    8년전 추억이 새록새록 하네요..ㅋㅋ 제 102 학군단 후배들을 취재하셨군요..ㅎㅎㅎ
    (저는 102는 아니지만~)
    지금은 내무지도실이 라커룸 처럼 깨끗하게 정비되어 있어 보기 좋네요^^
    k-9포대장님 말씀처럼 전에는 연병장에서 군사교육을 받기도 했었는데 요즘은
    어떤지 궁금하기도 하네요..ㅋㅋㅋ

    곤색의 학군단 제복은 여전하군요^^ 베레모와 함꼐....ㅋㅋ

  • 적마룡 2010.09.05 16:40 신고

    조금늦었지만요,, 저희 소대장형도 알오티시 나왔는데 제가 혹시 탄약고 근무 다아냐고물어봤는데 저노려보던데 이상한거질문한건가요?? 참고로 제가 병장 4호봉때물어봤습니다 그소대장형 갓중위달앗을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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