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견(犬)이 알고싶다!"
- 아미고(Amigo), 군견교육대를 가다 -
지난주와 이번주 MBC '진짜사나이'에서는 군견훈련에 나선 멤버들의 고군분투기가 그려졌었는데요, 군인들의 늠름한 친구이자 대한민국을 지키는 또 다른 주인공, 군견(軍犬)! 그들(?)은 대체 누구이고, 어떤 훈련을 받고 양성되어 나가는지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군견 양성의 요람, 군견교육대에 다녀와봤습니다.
충성! 제 이름은 '아람이' 입니다.
■ 군견교육대
군견교육대는 1966년 창설되어, 2007년 1ㆍ3군 군견훈련소를 통합하고, 2008년에는 육ㆍ해군 군견훈련소를 통합하여 운영되고 있습니다. 명실공히 대한민국 최고의 군견 육성 부대로서 군견 관리 및 교육, 번식과 진료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 군견의 종류
현재 우리가 군에서 만나볼 수 있는 군견은 '독일산 셰퍼드', '벨기안 말리노이즈', '래브라도 리트리버' 등 3가지 종입니다. 군견의 80%를 차지하는 '셰퍼드'는 큰 체격과 뛰어난 체력으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으며, '말리노이즈'는 현재 군견의 18%를 차지하는데 길고 강한 뒷 다리와 체형이 산악작전을 하기에 유리하여 비율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에 있습니다. 전체 군견 중 2%를 차지하는 '리트리버'는 후각이 발달하고 온순하여 탐지견으로 육성되고 있습니다.
독일산 셰퍼드 군견('반지')
벨기안 말리노이즈 군견 ('럭커')
래브라도 리트리버 (왼쪽 '평화', 오른쪽 '아모스 )
■ 군견의 주특기
군견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임무를 수행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각자의 특성에 맞는 주특기를 받게 되는데요, '정찰견', '추적견', '폭발물 탐지견'으로 분류됩니다. 정찰견은 고정된 지역내에서 적을 찾는 작전 임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군견교육대에서 양성을 받은 후 야전으로 배치됩니다. 추적견은 광범위한 작전지역에서 적이 남기고 간 고유 냄새를 변별해 추적하는 임무를 수행합니다. 탐지견은 폭약과 같은 냄새의 물질을 발견하는 임무를 수행하는데, 이들 추적견과 탐지견은 군견교육대에서 관리하다가 필요시 작전 파견을 보내는 형태로 운용합니다.
■ 군견 관리
1. 군견 수용시설
군견들이 먹고, 자고, 쉬는 시설은 종견들이 유견들을 출산하는 '출산동'과 우수한 유전자를 지닌 부모견들이 생활하는 장소인 '종견동', 생후 70일에서 7개월의 중견이 머무는 '중견동', 작전견과 양성견이 1견(犬) 1실로 머무는 '작전ㆍ양성견사'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 얼마 전 출산한 '니키'와 새끼들입니다. 꼬물꼬물 거리는 새끼들의 모습이 정말 귀여운데요, 그 모습을 바라보는 군견병 얼굴엔 흐뭇함과 대견함이 함께 묻어납니다. "애썼다, 니키!!"
▲ "우리를 꺼내달라 멍!" 호기심 가득한 자견(子犬)들. 마치 꺼내달라고 하는 듯 애처롭게 쳐다보고 있는 모습에 저희도 모르게 손을 뻗치게 됩니다. ^-^;; 아직은 천방지축 어리기만 한 자견들의 모습입니다.
▲ 다 성장한 군견들은 1인 1실 아니, 1견 1실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군견들끼리 서로 싸우는 것을 방지하고, 이로 인한 스트레스도 줄이기 위함입니다.
2. 군견 양성과정
군견교육대에서 태어나고 훈련을 받았다고 해서 무조건 군견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하는데요, 이들 중 실제 임무수행을 할 수 있는 군견이 되는 비율은 20% 정도 밖에 안된다고 합니다. 그만큼 군견이 되기 위해서는 까다롭고 엄격한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고 하는데요~
태어난 견들은 생후 10주때 최초 등록심사를 합니다. 자견으로 등록이 되면 견번과 이름을 부여받는데, 이 시기부터 사회화 훈련과 물품 소유욕 훈련을 받게 됩니다. 사람으로 치면 초ㆍ중등 교육과정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특히 공에 대한 소유욕 훈련을 꾸준히 받는다고 합니다. 군견은 훈련과 보상을 모두 공으로 하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 아직 어린 자견들과 공으로 놀아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이것도 훈련의 일종이라고 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공으로 계속 놀아줘야 공에 대한 소유욕을 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생후 약 8개월~10개월경에는 양성교육 전 적격심사를 거칩니다. 사람으로 치면 대입수능 정도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 개는 동물인 이상 본능이 강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군견이 되기 위해서는 군경병의 말을 듣고 의사소통하며, 본능을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녀야 합니다. 적격심사는 그런 군견의 자질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해 테스트를 하는 과정인데요, 앞서 이야기했듯 10마리 중 2마리 꼴의 소수의 견들만이 군견병의 목소리 톤과 파장에 의한 의사소통 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추고 있다고 합니다.
▲ 훈련장에서 매서운 표정으로 질주하는 군견. 대체 무엇을 보고 있는 걸까요?
▲ 공을 보고 쫓아가는 것인데요~ 군견 적격심사를 할때도 평가하는 이 훈련은 긴 줄에 공을 매달아 놓고 공중에서 왔다 갔다 이동 시키면서 군견들이 이 공을 계속 쫓게 만드는 훈련입니다. 이때 꽹가리 로 ''꽝!' 하고 쳐도 신경쓰지 않고 공만 볼 정도로 공에 대한 소유욕과 집중력이 커야 통과한다고 하네요. 군견 적격심사 통과에 필수적인 훈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군견 표정은 지못미 ㅠ_ㅠ)
▲ 훈련이 끝난 뒤에도 군견병이 와서 달랠때까지 입에 문 공을 쉽게 놓지 않는 군견의 모습인데요, 집중력이 대단합니다.
적격심사를 통과한 양성견들은 각각 특성에 맞게 정찰ㆍ추적ㆍ탐지 세 가지 중 하나의 주특기를 받고 전문교육을 받게 됩니다. 사람으로 치자면 이제 전문적인 대학 교육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 야산을 수색정찰하고 있는 군견과 군견병의 모습입니다. 군견은 군견병 1명과 1:1로 매칭되는데요, 수색작전을 할때는 정찰견과 군견병이 짝을 맞추고 뒤에 엄호조 병사들이 위치한 형태로 훈련과 실제 작전이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즉, 군견이 수색대형의 최선두에 위치하는 것이죠.
▲ 탐지견의 폭발물 탐지훈련 모습입니다. 냄새로 폭발물을 탐지하여, 폭약냄새가 나는 곳 앞에 앉아서 보고 동작을 취하게 하는 훈련이라고 합니다. 고도의 후각능력과 집중력이 필요한 훈련이라고 하네요.
▲ 런닝머신을 달리고 있는 군견의 모습입니다. 군견들은 완벽하게 임무수행을 하기 위해 주특기훈련뿐만 아니라 체력단련도 평소에 꾸준히 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특히 탐지견은 정찰견이나 추적견에 비해 야외 활동이 적기 때문에 이러한 체력관리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또한 수하물 컨베어벨트 위에서 폭발물 등을 탐지해야 하기 때문에 이에 적응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하네요.
▲ 탐지견 '평화' 입니다. 이 녀석은 런닝머신의 속도를 너무 높여 놓으면 런닝머신 위에서 그냥 내려와서, 교관을 빤히 바라보는 두둑한 배짱(?)을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너 같으면 뛰겠냐?" 뭐 이런 의미일까요? ^-^;;
이러한 심사와 양성교육을 받고, 평가를 마친 후 합격한 군견들은 야전으로 배출되어 임무수행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야전으로 배치된 군견 일지라도 1년에 한번, 8주 동안은 군견교육대로 돌아와 보수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전역 등의 이유로 인해 군견병이 교체되어 새로이 호흡을 맞춰야 하는 까닭도 있고, 망각주기를 고려하여 군견으로서 갖춰야 할 능력을 떨어뜨리지 않고 꾸준히 최고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함이라고 하네요.
▲ 보수교육을 받으러 군견교육대에 입소한 정찰견 '크로캅'과 700특공연대 군견병 김민석 일병의 다정한 모습입니다.
▲ '크로캅'은 무시무시한 이름답게(?) 다른 부대에까지 소문이 날 정도로 사나운 군견이라고 하는데요, 김 일병 앞에서는 배를 보이며 애교를 떠는 모습이 의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는 김 일병의 부단한 노력이 있었다고 해요. 처음에는 김 일병도 '크로캅'에게 외면 당했지만 매일 꾸준히 빗질을 해주고 밥도 주고 간식까지 챙겨주면서 친해지려 노력했고, 그 결과 '크로캅'이 마음의 문을 연 것 같다고 하네요.
▲ 놀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과격하죠? 하지만 놀아주는 것 맞습니다. ^-^;; 군견과 군견병은 언제나 공을 매개로 하여 놀이와 훈련 등을 진행한다고 해요.
3. 군견진료소
사람이 아프면 병원을 가듯, 군견들도 아플때는 군견진료소에 갑니다. 이곳 군견교육대 내 진료소에는 내과ㆍ외과ㆍ영상진단 등 군견을 전문적으로 보살피기 위한 수의장교들이 있습니다.
▲ 눈을 다쳐서 진료를 받고 있는 군견의 모습입니다. 군견병의 자신의 군견이 어떻게 다쳤고 언제부터 증상을 보여왔는지 상세히 설명하고, 수의장교로부터 처방 받은 약의 투여방법 등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는데요, 진료가 끝날때까지 곁에서 근심스럽게 지켜보는 모습에서 자신이 맡은 군견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X-ray 촬영실에서 검사를 받고 있는 군견의 모습입니다. 이 군견은 나이가 많아 은퇴(?)하여 군견교육대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러한 군견들을 치료하고 돌보는 것 또한 군견교육대의 임무라고 하네요.
■ 여기서 잠깐! 군견에 대한 오해와 진실
1. 군견에도 계급이 있다? 없다!
군견에게는 계급은 없고, 우리로 말하자면 군번과 같은 '견번'을 부여 받습니다. 다만 작전에 투입될 때는 우리 병사들도 선임-후임으로 전우조를 짜서 나가듯, 나이와 경험이 많은 군견와 어린 군견의 비율을 고려하여 투입되긴 한다고 합니다.
2. 나이가 들거나, 자질이 부족한 군견은? 경계보조견으로 임무전환!
군견으로 자질이 부족해 적격심사에서 탈락하거나, 나이가 많아져 '정찰견' 등의 주특기 임무수행이 제한되어는 나이 많은 군견들은 격오지나 경계취약지역의 경계 보조견으로 활용된다고 하는데요, 또한 군견교육대에서는 퇴역한 늙은 군견이 생을 마감할 때까지 치료를 하며 보살피고 있다고 합니다.
3. 군견이 사람보다 낫다? 때로는 그럴수도!
군견은 실제로 각종 국지도발 및 대침투작전과 대테러 작전에 투입되어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데요, 군견 '린틴'은 1968년 1ㆍ21 사태때 실제 작전에 투입되어 군견 최초로 인헌무공훈장을 수훈 받기도 했구요, 군견 '헌트'는 1990년 제4땅굴 수색작전 중 견명 땅굴 내 지뢰탐지 중 자신의 몸으로 지뢰를 터뜨려 1개 분대원의 생명을 구하여 군견 최초로 소위로서의 계급을 추서 받기도 했습니다.
또한 군견은 1개 대대가 6시간 동안 해내야 할 수색작전을 2시간만에 정확하고 높은 효율로 성공해낼 정도로 뛰어난 능력을 지녔다고 합니다. 인간이 할 수 없는 능력을 발휘해주는 군견들 덕분에 수색작전이나 대테러작전 등에서도 우리 군이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는 거겠죠?
■ 에필로그
군견교육대에서 취재를 하면서 본 군견의 모습은 때로는 사납고 정말 용맹스러웠지만, 군견병 앞에서는 그저 사랑을 갈구하는 온순한 한마리 강아지(?) 같았는데요, 그 모습을 보면서 저희는 군견들이 동물로서의 본능을 억제하면서 임무수행을 잘 해낼 수 있는 것은 군견과의 진한 교감과 깊은 우정을 나누고 있는 군견병들 덕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음으로 그들과 소통하고 있는 군견병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 "오늘은 훈련하러 어디 갈거냐멍~? 귀띔 좀 해줘봐"
▲ "쓰담쓰담~ 날 좀 이뻐해달라멍~!"
▲ "내 배 좀 긁어봐라멍! 그치그치~거기거기~ 헥헥!"
군견에 대한 궁금증이 조금은 풀리셨나요? 저희도 이번 취재를 통해 군견에 대해 몰랐던 사실도 새롭게 알게되고, 조금은 특별한 육군의 친구 '군견'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더 커진 것 같습니다 ^-^ 우리 장병들과 더불어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하고 있는 맡은바 임무를 열심히 수행하고 있는 우리 군견들에게도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우리 군견들이 그걸 알아줄지는 모르겠지만요 ^-^;;)
지금까지 춘천 군견교육대에서 아미고 3기 홍선영ㆍ박도현 기자였습니다.
<사진 / 글 : 정승익 육군 블로그 사진작가 / 아미고 3기 홍선영, 박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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