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비밀병기를 만나다 '신기전'

글 l 군사칼럼리스트 김대영
*게재된 사진과 원고의 저작권은 기고자에게 있으며, 관련 내용은 육군의 공식입장이 아님을 밝혀드립니다.

신기전(神機箭)
감독 : 김유진
출연 : 정재영, 한은정, 허준호
개봉일 : 2008년 9월 4일


2008년 단 하나의 팩션 블록버스터 신기전

  2003년, 국내 첫 천만 관객 돌파작인 실미도 이후 왕의 남자, 화려한 휴가가 차례로 흥행에 성공하면서 Fact(사실)와 Fiction(창작)이 결합된 팩션(Faction)은 한국영화의 베스트 셀러 장르로 자리잡게 되었다. 역사적 사실 또는 실화에 극적 재미를 덧붙여 완성한 팩션 작품들은 어떤 장르의 영화보다 국내관객들에게 친밀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영화 신기전은 조선 역사 속에 실재한 신기전을 소재로, 극비리에 신무기 개발에 착수한 세종과 이를 저지하려는 명과의 숨막히는 대결, 촌각을 다투는 신기전 개발과정, 그리고 이를 지켜내려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그려낸 대작이다. 또한 단순히 역사를 재조명하는데 그치지 않고 대륙 10만 대군과의 거대한 전투장면, 천지를 흔들어 놓았던 신기전의 위용, 스펙타클한 볼거리 등 풍부한 오락성까지 겸비한 신기전은 또 한번 국내영화계에 팩션 열풍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448년 세종 30년

  영화의 시작은 1448년 세종 3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선의 새로운 화기 개발을 두려워한 명나라는 극비리에 조선의 화포연구소를 습격하고 연구소 도감 해산은 신기전 개발의 모든 것이 담긴 총통등록과 함께 외동딸 홍리를 피신시키고 완성직전의 신기전과 함께 자폭한다. 계획이 실패로 돌아가자 명나라는 대규모 사신단으로 위장한 무장세력을 급파해 사라진 총통등록과 홍리를 찾기 시작한다. 명나라 사신단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한 몫 제대로 챙길 계획으로 대륙과의 무역에 참여하려던 보부상단 설주는 잘못된 정보로 전 재산을 잃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세종의 호위무사인 창강이 찾아와 큰돈을 걸고 비밀로 가득한 여인 홍리를 거둬 줄 것을 부탁한다. 상단을 살리기 위해 거래를 수락한 설주는 그녀가 비밀병기 신기전 개발의 핵심인물임을 알게 되고 돌려 보내려 하지만 그녀가 보여준 신기전의 위력에 매료되고 동료들과 함께 신기전 개발에 참여하게 된다. 그러나, 포위망을 좁혀온 명나라 무사들의 급습으로 총통등록을 빼앗기고 신기전 개발은 미궁에 빠진다. 한편 조선이 굴복하지 않자 명은 10만 대군을 압록강변까지 진격시킨 채 조선을 압박하고 세종은 국가의 안위를 위해 결국 신기전 개발의 중지를 명하게 된다. 이에 분노한 설주는 어명을 거역한 채 신기전의 최종 완성을 위한 싸움을 시작하게 된다.


조선의 비밀병기 신기전은 무엇인가?

  영화 속 주인공 신기전은 고려 말기에 최무선이 화약국에서 제조한 로켓형 화기(火器)인 주화(走火)를 세종 30년에 개량하여 명명한 것으로 설계도가 현존하는 세계 최초의 로켓이자 오늘날 다연장 로켓포의 기원이 된 무기체계라고 할 수 있다. 신기전은 대신기전(大神機箭), 산화신기전(散火神機箭), 중신기전(中神機箭), 소신기전(小神機箭) 등의 여러 종류가 있다. 대신기전은 길이 약 52cm 정도의 대나무로 만들어진 화살대의 윗부분에 길이 695mm, 외경 95.5mm, 내경 63.1mm이며 두께 17.8mm인 종이로 만들어진 약통(로켓추진체)을 부착하였다. 포탄에 해당되는 발화통을 약통 위에 올려놓고 도화선을 약통과 연결하여 신기전이 목표지점에 가까워지면 자동으로 폭발하도록 설계되었다. 약통에는 화약을 채우고 바닥에 지름 37.5mm 크기의 구멍을 뚫어 화약이 연소되면서 가스를 분출시켜 날아갈 수 있도록 하였으며, 사정거리는 1,000m 이상이었다. 산화신기전은 대신기전과 크기가 거의 같으나 발화통을 변형하여 윗부분이 지화(地火)와 발화(發火)를 함께 넣어 적을 혼란에 빠뜨릴 목적으로 사용되었다. 중신기전은 길이 1,455mm, 화살직경 4,7mm, 아래직경 8mm이며 약통길이 200mm, 외경 28mm, 내경 16.6mm이며, 두께 6.2mm의 종이로 만들었다. 약통과 발화통의 구조는 대신기전과 같은 구조로 만들었다. 소신기전은 길이 1,103mm이고, 직경은 중신기전과 같다. 약통은 길이 147mm, 외경 20mm, 내경 11.6mm이며, 두께 5.0mm로써 제일 작은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대신기전, 중신기전과는 달리 발화통이 장치되어 있지 않다. 사정거리는 중신기전이 150m, 소신기전이 100m 가량으로 추정된다. 중, 소신기전의 발사는 한개씩 빈화살통 같은 곳에 꽂아 발사했으나 1451년(문종 1년)화차가 제작된 이후로는 화차의 신기전기(中神機機)에서 주로 발사하였다. 병기도설에 의하면 신기전기는 직경 46mm의 둥근 나무통 100개를 나무상자 속에 7층으로 쌓은 것으로 이 나무구멍에 중, 소신기전 100개를 꽂고 화차의 발사각도를 조절한 후 각줄의 신기전 점화선을 모아 불을 붙이면 동시에 15발씩 차례로 100발이 발사되었다.


신기전의 신화는 계속된다.

  신기전은 조선조 가장 태평성대를 이뤘던 세종 30년에 완성되어 당시 90여문이 생산되어 압록강에서 두만강까지 확장시켰던 세종대왕의 4군 6진 영토회복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당시 의주성에서 신기전이 사용된 기록이 현재도 남아 있다. 또한 임진왜란 당시에는 행주대첩에서 당시 최첨단 무기인 조총으로 무장한 3만명의 왜군을 물리치는데 사용되기도 하였다. 신기전에 담긴 조상들의 땀과 열정은 오늘날에도 이어지고 있다. 우리 육군에서 운용중인 130mm 다연장 로켓포 구룡이 그것이다. 1977년 당시 박정희 전대통령의 지시로 개발이 시작된 구룡은 1년여간의 개발끝에 신기전이 개발된지 530년 뒤인 1978년 9월에 선보이게 된다. 구룡은 최초 개발시에는 28연장으로 제작되었으나 1981년부터 육군에 배치된 기본형인 K-136은 발사관이 36연장으로 개량되었고 이후 1986년에는 개량형인 K-136A1이 배치되었다. 이후 1988년에는 사거리와 탄두성능이 향상된 개량 로켓모터 및 탄약이 보급되었다. 구룡은 우리군 최초의 독자무기체계로 제인연감 1981~1982년판에 등재된 최초의 국산무기체계이다. 제인연감은 런던의 제인 출판사가 발행하는 군함, 항공기, 무기체계등에 관한 각종 연감을 통틀어 이르는 것으로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각국의 독자무기체계만 등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7월 22일에는 국방부는 구룡을 대체할 차기 다연장 로켓포 체계의 개발이 결정되었는데 2013년~2014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비 1500여억 원을 투입해 사정거리 60km 이상의 차기 다연장 로켓포 체계를 개발할 예정이다. 올해로 신기전이 개발된지 560년 신기전의 신화는 끝나지 않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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