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가장 위대한 전사들을 만나다
지난 2007년 전세계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었던 영화가 한편 있었다. 바로 영화 300이었다. 프랭크 밀러의 그래픽 노블을 원작으로 한 영화 300은 전사상 가장 유명한 전투로 손꼽히는 테르모필라이 전투를 영화화 한 것이었다. 국내를 비롯한 전 세계의 영화팬들은 영화속의 현란하면서도 격렬한 전투장면속에서 스파르타 전사들의 열정과 용기 자유 그리고 희생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이 영화의 압권은 영화 속 배우들의 간고등어살과 같은 탄탄한 몸이었다. 실제 스파르타인으로 거듭나기 위한 배우들의 노력을 엿 볼 수 있는 대목인데 배우들은 제작 8주 전부터 혹독한 식이요법과 극한의 육체훈련을 병행했는데 마치 실제 군대처럼 복합적인 움직임과 들어올리기, 던지기 등 집중적인 훈련으로 전투장면에 대비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는 영화 속 스파르타 전사들의 밀집대형 전투장면에서 확실히 드러난다. 300여명의 스파르타 전사들이 방진을 구성하여 페르시아 군사들을 물리치는 장면은 이 영화를 보신 분들이라면 아직도 여운이 남아 있을 것이다. 영화 속 스파르타의 레오디나스왕의 명대사 "This is Sparta!!!"는 영화를 보고 있는 사람의 피와 심장을 요동치게 만들었다. 특히 이 대사는 지난 한해 국내에서는 유행어가 되어버렸다.
테르모필라이 전투 그리고 300
그렇다면 실제 테르모필라이 전투와 영화 300은 어떠한 차이가 있을까?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므로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특히 전사에 조금이나마 관심을 가지고 영화를 본 입장이라면 말이다.
BC 480년에 발발한 테르모필라이 전투는 당시 지중해의 패권을 놓고 유럽을 대표하는 그리스와 아시아를 대표하는 페르시아간에 펼쳐졌던 대규모 전투중의 하나였다. 당시 도시국가로 대표되는 그리스는 크게 스파르타와 아테네로 세력이 나뉘었고 이 둘의 관계는 서로를 견제하는 관계였다. 하지만 페르시아와의 전쟁에서는 하나가 되어 페르시아와 맞서 싸웠다.
그리스와 페르시아와의 전쟁은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되었는데 올림픽 공식종목 마라톤의 기원이 된 BC490년의 마라톤 전쟁 그리고 영화 300의 테르모필라이 전투 마지막으로 BC 480년의 살라미스 해전이 그것이다. 이 세 차례의 전쟁을 통해 그리스는 승리하였고 이후로 그리스와 페르시아의 전쟁은 중단되게 된다.
세 차례의 전쟁 가운데 테르모필라이 전투는 그리스가 유일하게 패배한 전투로서 이 전투의 패배로 그리스는 아테네가 함락되게 된다. 테르모필라이는 부근에 온천이 있어 그리스어로 뜨거운 통로로 이름이 붙여진 일종의 협로로 북쪽으로는 바다 남쪽으로는 산맥에 접해 있었다. 영화와는 달리 스파르타의 왕 레오니다스의 지휘하에 스파르타를 비롯한 그리스 연합군 4천여명은 테르모필라이 입구에 방벽을 쌓아놓고 페르시아군과 지상에서 격렬한 전투를 벌였고 해상에서는 그리스 함선들이 페르시아의 함선들과 해전을 벌였다.
이 가운데 가장 격렬한 전장은 역시 지상이었다. 수십만에 달하는 페르시아군에 대항해 수천의 그리스 중장보병 부대는 견고하게 포진하여 파도와 같이 밀려드는 페르시아군의 세 차례의 공격을 막아냈고 페르시아군은 막대한 피해를 입은 채 퇴각해야만 했다. 결국 페르시아군은 정면공격이 아닌 다른 방법을 생각해냈고 그리스군을 우회하는 좁은 길을 발견하여 페르시아 정예군으로 하여금 그리스군을 포위하게 했다. 그러나 당시 스파르타의 왕 레오니다스는 전군이 탈출할 시간이 충분히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포함한 스파르타의 300명의 정예부대가 남아 페르시아군과 싸웠고 이 전투로 레오니디아스왕을 비롯한 전원이 전사하였으나 후에 그리스의 국민적 영웅으로 추앙 받았다. 당시 전투에서 레오니디아스 왕이 병사들에게 한 말은 당시의 비장함을 몸서리치게 느끼게 한다. "자 아침식사를 하라. 귀관들의 저녁 빵은 저승에서 받게 될 것이다."
This is Sparta!
신비로움, 강렬함, 천하무적등으로 대표되는 스파르타는 역사상 가장 불가사의한 문화 중 하나이다. 지금까지도 스파르타 교육이라는 단어가 사용될 만큼 교육의 이상은 고통과 결핍을 견디는 용맹·인내·애국·복종과 강한 체력을 갖춘 군인을 양성하는 데 있었다. 절대로 항복하지도 퇴각하지도 않도록 교육받은 스파르타인들은 완벽한 전사였고 모든 일상이 전쟁에만 초점을 맞춘 전투문화라는 점은 오직 그들에게만 적용되는 명예체계를 만들었다. 전투를 위해 살고 죽은 스파르타인들의 모습은 지금의 군인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된다. 군대를 갔다 온 남성이라면 영화 300을 보면서 지난 시절 군생활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게 된다. 인생 가운데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시간은 내가 아닌 국가를 위해 봉사하던 시간이었고 그곳에서 같은 목적으로 만난 전우들과 끈끈한 전우애로 뭉쳐있던 시간이었다. 어떤 국내 영화 평론가가 말했듯이 병역 기피자들은 반드시 봐야 할 수작 영화 300 지금도 이 땅에는 그때의 스파르타 전사들과 같이 지상에서 불철주야로 경계근무에 여념이 없는 우리의 강한친구 50만의 대한민국 육군이 있다. 아직도 영화 300을 보지 않은 예비역 선배님들과 민간인이 있다면 영화보시고 강한친구 대한민국 육군에게 응원의 박수 한번 힘껏 쳐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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