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은 전투다!"
폭염이 내리쬐는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유격훈련장에서는 어김없이 훈련병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내가 훈련병이었을 때는 보충역들만 가볍게 유격훈련을 받고, 현역자원들은 유격훈련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다시 훈련소에서도 유격훈련이 교육과목에 편성되어 있었다.
"그래도 훈련소에서는 널널하잖아요! 그냥 체육시간이지 뭐!"
"노노! 육군훈련소는 FM의 끝판대장입니다!"
"가츠형! 진심 빡세요!"
대한민국 최고의 훈련소인 육군훈련소는 체계화된 신병양성의 핵심부대로서 전국에서 가장 큰 교육기관이다. 연간 12만 여명의 군인을 배출하고 투철한 국가관, 안보관, 군인정신을 배양하고 있다.
"한시도 방심하지 마라!"
교육훈련 또한 전군에서 가장 우수한 교관, 조교들을 차출하여 훈련병들이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받을 수 있게 불철주야 매진하고 있다.
"와아아아아!"
"패배는 곧 죽음이다!"
얼마전 EBS 강사의 군대비하발언이 전국을 떠들썩하게 하였다. 죽이는 기술을 배우러 가는 군대라는 강사의 발언은 실로 울분이 치밀어 올랐다. 가만히 있어도 어지러운 무더운 날씨에 우리의 아들들이 무엇때문에 흙탕물을 마시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가?
내가 살아가는 조국, 사랑하는 가족들을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고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응원은 못해줄 망정 한심하기 그지없다.
"괜찮아요! 저희는 TV 안봐서 몰라요!"
"쿨한 녀석들! 자랑스럽구나!"
"영화에서나 보던 통나무 들기!"
"협동심과 전우애를 함양시켜준다!"
"어어! 이건 아니잖아!"
"농땡이 피우는 놈! 누구야?"
고된 훈련이지만 훈련병들은 밝은 표정으로 묵묵히 강한 군인이 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늘 밝을 수만은 없다. 곧 그들에게 공포의 시간이 다가왔다.
"꿈에 나올까 두려운 가스실!"
훈련병들에게는 공포의 시간인 화생방 교육시간이다. 흔히 화생방이라고 하면 가스 먹고 나오는게 전부인 줄 알지만, 매우 중요한 과목이다. 화학의(chemical), 생물학의(biological), 방사선학의(radiological) 또는 방사능의(radioactive)의 머리글자를 따서 화생방이라고 지칭한다. 추가로 핵의(Nuclear)도 포함된다.
일반 무기와는 다르게 대량, 무차별 살상무기이고 군인, 민간인 차원을 떠나서 살아있는 생명체를 가리지 않고 피해를 주기 때문에 비인도적인 무차별 학살이다. 게다가 현재 북한군이 보유하고 있는 생화학무기 중 생물무기는 탄저균, 천연두, 콜레라 등 13여종의 균체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화학무기는 신경성, 수포성, 혈액성 등 10여종 이상의 유독성 작용제를 6개 저장시설에 2천500~5천톤을 저장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수백킬로만으로도 서울 전 인구를 몰살시킬 수 있으니, 실로 어마어마한 양이다. 이에 군인들에게 화생방교육은 그 어떤 훈련보다도 중요한 것이다. 훈련병들은 가스의 고통을 몸소 체험하여 그 위험성을 인식하고 비상상황 발생시 당황하지 않게 해준다.
"모락모락 피어나라!"
"잔인한 녀석들!"
"강한 군인으로 거듭날 것이옵니다!"
"그냥 약한 군인할래!"
"입장!"
"봉쇄완료!"
가스실로 입장한 훈련병들은 그 곳에서 살아 생전 가장 끔찍한 경험을 할 것이다. 피부로 침투한 가스는 온 신경을 자극하여 무한한 고통을 선사한다. 하지만 이 과정을 이겨내야지만 유사시 생존력을 높일 수 있다.
"살...살려주세요!"
"커허허억! 나가고 싶어!"
짧은 시간이지만 한없이 길게만 느껴진다. 신속하게 방독면을 착용하고 정화통을 교체하는 과정을 모두 마쳐야만 지옥같은 가스실을 벗어날 수 있다.
"살았다!"
"공기가 이렇게 소중한 지 몰랐어요!"
눈물 콧물 범벅이 되어 밖으로 나온 훈련병들, 그렇게 그들은 자랑스런 대한의 군인으로 한걸음 더 내딛을 수 있었다.
"꿀맛이예요!"
가스와 땀으로 범벅이 된 얼굴에 시원한 물줄기가 닿자 비로소 다시 미소를 되찾을 수 있었다. 군생활을 하는 동안 수많은 역경과 고난이 찾아 올 것이다. 하지만 그 또한 한순간이다. 모든 과정을 참고 이겨낸다면 훌륭한 군인 뿐만 아니라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 값진 경험이 될 수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구슬땀을 흘리며 조국수호에 앞장서는 그들, 우리 모두 따뜻한 격려와 응원이 필요할 때이다.
육군훈련소! 아자 아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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