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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하軍/현장취재 365

"신이시여, 밀러 상병에게 힘을 주소서!"

"신이시여, 밀러 상병에게 힘을 주소서!"

韓美 육군의 '군복 입은 성직자들'

전시 대비 야외기동훈련 최초 실시

 

장병들은 '군종장교'라 하면 흔히 주말 종교행사 때 만나는 목사님, 신부님 또는 법사님을 떠올립니다. 물론 우리의 머릿속엔 교회, 성당, 법당에서의 군종장교 모습이 제일 익숙하죠.. 하지만 군종장교들에게는 우리가 평소 잘 알지 못했던 아주 중요한 임무와 역할이 있답니다.

 

 

바로, '군복 입은 성직자'로서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치열한 전투현장에서도 장병들이 투철한 사생관을 확립하여 전승의지를 고양할 수 있도록 용기와 힘을 불어넣는 것인데요..

(사생관(死生觀)은 '죽음과 삶에 대한 사고 방식'입니다. 투철한 사생관이 확립된 군인은 죽음이 두려워 전투현장에서 뒷걸음 치지 않죠. 그렇기에 사생관을 가지는 것은 전투의 승리와 직결되는 아주 중요한 문제이며 이 때문에 전장에서 군종장교들의 임무와 역할이 중요한 것입니다.)

 

한미 육군도 이와 같은 군종요원의 임무와 역활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전시 신앙전력화를 위해 사상 처음으로 <한미 연합 군종 야외기동훈련(FTX)>을 실시했답니다~~^^

 

 


육군특수전사령부에서 진행된 이번 훈련에는 한미 군종장교와 부사관을 포함, 특수전사령부의 대항군과 의무‧지원병력, 미 8군사령부의 의무‧통역요원, 미 육군 의무학교(US ARMY Medical department center and school) 교관 등 총 100여 명이 참가했는데요.


 

훈련참가병력 이외에도 각 부대의 군종장교와 부사관들이 총 출동해 훈련을 직접 참관하였습니다. 아마 우리나라의 군종병과 요원들은 다 모이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


우리 군에 군종제도가 도입된 것은 6‧25전쟁이 한창인 1951년 2월 7일 육군본부 인사국에 군승과가 설치되면서부터입니다. 이후 군종장교는 군에서 선교활동과 종교행사 주관은 물론, 장병 인격지도 교관으로 임명돼 무형전력의 중요한 부분을 담당해왔습니다. 또한 베트남전 등 해외파병 현장의 최일선에서 장병들에게 정신적 안식처를 제공함과 동시에 현지 주민들과 각별한 유대관계를 유지함으로써 친한화를 이끌어가는데 큰 역할을 담당해왔습니다.

 

 
6‧25전쟁 당시 UN연합군의 군종장교는 140여 명으로, 전투현장에서 부상 입은 병사를 위해 기도하고 천막으로 세워진 임시시설에서 종교행사를 인도하며 피난민과 고아를 위한 구호활동에도 적극 나섰습니다. 전쟁기간 중 14명의 군종장교가 전사했다고 하네요.

 

이번 훈련에는 대형 수송헬기 CH-47(치누크)과 다목적 헬기 UH-60, 고기동성 다목적 차량 험비(HMMWV, High Mobility Multipurpose Wheeled Vehicle) 등이 참여하였습니다. 또한 실제 전투현장과 유사한 상황을 조성하기 위해 특전사 요원을 대항군으로 운용하고 폭음과 공포탄을 등도 활용하였습니다. 특히, 이번 훈련에는 실제 전투경험을 갖고 있는 미 군종 교관들이 함께하여 실전감을 더욱 높여주었습니다.

 

▲ 고기동성 다목적 차량 험비(HMMWV, High Mobility Multipurpose Wheeled Vehicle)

 

▲ 다목적 헬기 UH-60

  

▲ 대항군 역할을 담당한 특전사요원

 

▲ 응급수술이 가능한 야전 수술실. 훈련에는 응급실, 수술실, 회복실 3개 동으로 이뤄진 야전텐트가 마련되어 있었다.

 

먼저, 적 지역에서 피해를 입은 부상자들을 호송하는 과정에서의 조치로, 

야전텐트에서의 응급수술 및 대량 전상자 발생 등 위기상황에 필요한 행동절차를 숙달했던 1일차 훈련부터 볼까요?

 

환자 호송 간 군종조치훈련

 

 

'환자 호송 간 군종조치훈련'이란 적 지역으로 이동 시 적의 공격 또는 매복으로 피해 입은 부상자들에 대한 호송과 이때 필요한 군종조치들을 훈련하는 것입니다.

 


 

 

환자 호송 중에 적의 매복 공격이 실시되어 아군과 대항군 간 교전이 발생하였습니다. 여기저기 폭음이 울리고 공포탄이 터지는 가운데, 군종장교와 부사관들이 환자 호송간 실시해야 하는 군종조치교육을 진지하게, 실전적으로 시행하였습니다.

 

 

 

군종요원들은 교전 중인 험비차량 안에서 전상자에게 붕대를 감아 주는 등 응급조치와 함께 장병에게 힘이 되는 기도를 해주고 있었습니다.

 


야전수술 시 군종조치훈련

 

 

다음은 야전수술 시 군종조치훈련입니다. 미8군 121병원 의무장교인 콥 소위가 야전수술팀(FST)소개와 함께 부상자 호송 시 군종의 임무와 역할에 대해 교육하고 있네요.

 

 

 

 

“하나님 아버지, 밀러 상병에게 힘을 주소서! 

야전수술센터에서 부상을 당한 장병의 야전수술에 앞서 우리 군과 미군 군종목사가 부상을 입은 전투요원의 손을 잡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 수술실로 이동할 때도 군종요원들이 함께 합니다.


취재를 하며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전장에서 심한 부상을 입고 생사를 오가는 전상자들에게 군종장교들은 정말 한줄기 빛과 같은 "희망의 존재"였다는 것입니다. 왜 전시에 군종장교들의 역할이 중요한 지 절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실전을 치르고 있는 미군도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군종요원을 대폭 늘리고 있는 추세라네요.

 

 

 


대량 전상자(MASCAL) 대처훈련

 

 

'대량전사자(MASCAL) 대처훈련'은 적 공격으로부터 발생한 대량 전상자에 대한 응급조치와 헬기후송절차시 군종의 역할 및 절차를 숙달하는 것입니다.

 

▲ 대량전사자(MASCAL) 대처훈련에 앞서 교관인 밀러 중령의 선창으로 파이팅과 함께 "함께 갑시다"를 외치고 있다.

 

 

각 팀들은 응급 상황에 이른 전상자를 들것을 이용하여 험비차량에 태워, 대기중인 의무헬기를까지(UH-60) 옮겨 상급병원으로 호송하는 훈련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후송 중에도 군종요원들이 부상을 입은 장병에게 경전을 읽어주거나 대화를 유도하며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훈련 2일차에는 전사자를 헬기로 호송하기 전‧후에 실시하는 군종의식과 추모의식 실습을 진행하였고, 마지막 3일차에는 교전상황 속에서 군종요원이 전상자를 보호하고 돕는 방법을 숙달하고, 이와 같은 훈련을 통해 전시에 신체적인 부상과 ‘전장 트라우마(PTSD)’ 등으로 고통 받는 장병들을 신앙의 힘으로 치유하고 안정시키기 위한 다양한 군종지원활동을 체득합니다.

 

 ▲ 전사자 헬기후송 간 군종의식

 

 전사자 추모의식


전장 상황별 군종조치훈련

 

이번 훈련은 '한미 군종병과 MOU 체결'과 '군종업무 상호교류협약 추진' 합의에 따라 원래 미 본토에서만 실시했던 <군종장교 및 부사관과정> 교육을 한국에서도 시행하기로 하여 최초로 진행된 것입니다.


※군종장교 및 부사관과정(CMM/EMM, Combat/Emergency Medical Ministry Course)
: 미 육군 의무학교(U.S. ARMY Medical department center and school)에서 실시하는 교육훈련으로 전장에서 장병들이 겪는 영적 트라우마 치유, 전상자들과 의무지원단에 필요한 군종지원 기술 습득이 목적임.

 

 

▲ 김태식(오른쪽) 육군 군종실장과 토머스 휘틀리 미8군 군종참모가 군종업무교류에 대한 협약을 맺은 뒤 악수하고 있다. ('15년 2월)

 

 
훈련에 참가한 김창모 특수전사령부 군종참모(소령, 법사)는 “이번 훈련을 통해 미 군종장교들이 가지고 있는 전장감각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계기가 되었다”며 “전장상황에서 군종장교 역할을 경험하는 의미있는 훈련이었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한편, 위트리(COL, Wheetley) 미 8군 군종참모(대령, 목사)는 “미 군종병과 역사상 외국군과 함께하는 첫 연합훈련이었다”며 이번 훈련의 의미를 강조하고, “한미 군종병과의 교류 확대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미 육군은 앞으로도 연합훈련 등 양국 군종병과의 교류 확대와 전시 임무수행능력 향상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하네요. 한미 군종장교들의 밝은 웃음처럼 그 군종업무의 미래가 밝아 보입니다. 끝~!! ^^

 

<글/사진_ 임영식 블로그 아미누리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