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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하軍/생생! 병영탐구

"후방의 GOP" 스치는 파도소리도 놓치지 않는다!


"후방의 GOP"

스치는 파도소리도 놓치지 않는다!

땅끝 최남단, 완도 정도리 해안소초를 가다


다도해 푸른바다 55개의 유인도와 146개의 크고 작은 섬들이 모여있는 아름다운 완도. 신라시대 해상무역의 중심지 청해진이 자리했던 완도에는 대한민국에 단 하나뿐인 특별한 부대가 있는데요. 바로 국토의 최남단을 수호하는 육군 제31보병사단 장보고대대 정도리소초가 그 주인공입니다! 

1960년대 후반, 해남과 완도를 잇는 '구 완도대교'가 건설되면서 완도에 위치한 정도리소초는 대한민국 육지의 최남단을 수호하는 소초가 되었습니다. 



GOP 소초가 최전방에서 24시간 적을 감시하는 역할을 하듯, 장보고대대가 지키는 정도리소초는 우리나라 최후방에서 해상으로 침투하는 적과 불법 밀항 선박들을 24시간 감시하고 있는데요. 소초원들은 언제든 즉각 출동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답니다. ^^


지난 1998년에 무장공비를 태우고 여수 앞바다를 지나던 북한의 반잠수정을 해안소초 관측병이 발견, 신속한 대응으로 침몰시킨 '여수 반잠수정 침투사건'처럼 적이 언제, 어디서, 어떠한 형태로 나타날지 예측하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이 때문에 해안소초 장병들은 "내가 위치한 이곳이 최전방이다! 은 반드시 내 앞으로 온다!"는 일념으로 철통같은 경계태세를 구축하고 있었습니다. 


 

해안소초의 하루는 밤이 찾아오면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해안사격장에 노을이 내리자 100여 명의 장병들이 야간 해안전투사격을 준비하고 있네요. 야간 해안전투사격은 무월광 취약시기에 소초 투입을 앞둔 장병들의 경계작전 능력을 점검하고 팀 단위 사격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실시하는 굉장히 중요한 훈련이랍니다. 




해안야간사격을 위해 설치된 표적


▲ 조명탄 발사를 연습중인 장보고대대원들의 모습

 

 

어둠이 짙게 깔리자 본격적인 야간 해안전투사격훈련이 시작됩니다. 칠흑같은 어둠속에서도 능수능란한 동작을 보여주는 90미리 무반동총 부사수의 움직임을 보며 이들이 평소에 얼마나 열심히 훈련을 해왔는지 새삼 느끼게 되네요!


 


해안사격장은 실제 매복작전이 이루어지는 곳과 동일한 환경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덕분에 이곳에서는 적 침투전술을 고려한 다양한 상황별 명령하달과 사격훈련이 가능했는데요.. 지휘자의 명령에 따라 신속한 대응사격이 이루어지고 후방에 대기하고 있던 60mm와 81mm 박격포는 신속·정확하게 조명을 지원합니다.


▲ 눈부신 빛을 뿜으며 발사되는 조명탄


일몰과 함께 시작된 이들의 사격훈련은 자정을 넘은 시간까지도 계속됐습니다.

해안전투사격 등을 통해 능력과 대비태세를 검증받은 부대원들은 3개월 간의 소초임무를 수행하게 되는데요, 소초에 투입된 장병들은 해안경계를 담당하는 전초기지로서 해안매복과 해안선 수색정찰, 즉각출동을 위한 해안기동타격대 임무 등 24시간 완벽한 해안경계태세를 구축하고 있었습니다. 


 

긴 어둠이 물러가고 여명이 밝아오자 장병들이 해안선 수색정찰에 나섭니다. 밤새 침투했을지 모르는 적의 흔적을 찾기 위한 것인데요. 그 어느 때보다 장병들의 눈빛이 매섭게 빛나는 순간입니다!


 

 

 

쉴 새 없는 파도소리만이 적막한 완도 해안에 울려 퍼지는 가운데 아침이 완전히 밝아올 때까지 이들의 해안순찰은 계속됐습니다.


 

 

해안순찰이 마무리 될 무렵 완도 구계등 앞바다에 아침노을이 유난히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보는 바다가 아름답고 평화로운 것은 해안소초원들이 24시간 깨어있기 때문이겠죠. 


 

해안순찰을 마친 소초원들이 돌아오고 있을 즈음 조리실의 최서랑 일병이 소초원들의 아침식사를 정성스럽게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맛있는 아침식사를 생각하면 소초로 복귀하는 장병들의 발걸음도 가벼워지겠죠? ^^ 



 

정도리소초는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산 꼭대기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순찰을 마치고 복귀하는 소초원들은 차량으로도 한참을 올라가야 하는 급경사 고지대의 소초를 매일 오르내리며 해안순찰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한편 소초 상황실에서도 밤새 TOD를 통한 감시 임무가 계속되고 있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98 완전작전재현을 위해 근무 중인 용사들은 한 순간도 눈을 떼지 않고 TOD 모니터를 주시하고 있었네요... 빛나는 눈초리로 감시에 임하는 용사의 모습 정말 멋집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식사시간! 

소초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불편한 점이 많을 것 같은데도 장병들의 얼굴에는 밝은 미소가 끊이지 않네요. 사이버지식정보방, 노래방기기, 비디오게임기 등 장병들을 위한 편의시설과 농구, 탁구 등 체력단련을 위한 운동공간도 갖추어져 있기 때문이지요. ^^




 

 

 

또한 장병들에게 감사나눔 운동은 일상이 된 지 오래입니다. 바쁘고 힘든 소초생활이지만 하루 다섯 가지 감사 나누기를 통해 하루를 돌아보고 감사 나눔의 기쁨을 실천하고 있었습니다.


 

 

감사 나누기를 끝으로 하루를 마감하고 잠자리에 든 소초 장병들..

일부 사람들은 최후방에서 근무한다며 편안한 군생활(?)이라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그들이 지키고 있는 해안선 또한 국토의 최전방 GOP와 다를 바 없었습니다.


 

허준혁 이병(왼쪽) "자대 전입과 동시에 소초에 투입되어 걱정도 많이 했지만 선임병들이 매사에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고, 후임병들도 각자 맡은 임무를 소홀히하지 않는 가족같은 분위기의 소초"라며 정도리소초를 자랑했고, 분대장 정영기 상병(오른쪽) "소초에서 바라보는 비경이야 말로 누구나 볼 수 없는 큰 혜택"이라며, "분대원들과 함께 생활하며 너무 많은 것을 배우고 있어 해안소초의 분대장임이 자랑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소초장 김윤태 중 "우리 소초는 지리적으로 가장 후방이지만 북한 반잠수정 침투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주어진 임무는 최전방의 GOP와 다름이 없다며,소초원들과 함께 동고동락하며 어떠한 상황에서 적이 침투해 오더라도 내 앞의 적은 반드시 잡겠다는 각오로 해안경계에 최선을 만전을 기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비록 겹겹이 철책선도 없고 적과 마주보며 대치하고 있지는 않지만, '또 하나의 최전방', '후방의 GOP'로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남쪽 해안을 철통같이 지키고 있는 31사단 정도리소초 장병들! 

파도가 스치는 소리도 놓치지 않고 24시간 깨어있는 이들은 대한민국의 진정한 수호자였습니다!! 

 

<글/사진_ 임영식 육군 블로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