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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하軍/현장취재 365

육군훈련소 조리병 24시 - 조리는 '아트'와 정성, 우리는 'Chef' 다! [2편]

육군훈련소 조리병 24시(2편)

- 조리는 '아트'와 정성, 우리는 'Chef' 다 -


■ 마법의 미생물! 정체가 무엇이냐? 
(설거지&청소 08:00~10:30)


아침배식이 끝나고 새벽조 조리병들이 잠시 휴식을 취하러 간 사이! 설거지와 청소에 나설 조리병들이 쓱싹쓱싹 열심히 청소에 나섰습니다! 육군훈련소 조리병들은 청결한 환경유지를 위해 틈만 나면 청소를 한다네요!



그런데 잠깐, 저기 저 조리병이 열심히 흔들고 있는 액체는 뭐죠?


이것은 바로! 육군훈련소 28연대 조리병들의 비밀병기!! EM세제랍니다!!


E.. M.. 뭐라구요..?

EM(Effective Microorganisms)은 유용한 미생물이란 뜻으로 효모, 유산균, 누룩균, 광합성 세균 따위를 말합니다. 이런 착한! 미생물을 함유한 발효액은 식품의 발효, 수질 정화, 악취 제거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하네요^^

육군훈련소 28연대에서는 이 EM효소를 활용한 친환경 세제를 자체 제작하여 병영식당 바닥청소는 물론 설거지, 배수구 악취 제거 등에 적극 활용하고 있답니다! (우와 신기신기 *.*) 이 EM세제는 밥할 때 버리게 되는 쌀뜨물을 설탕, 소금, EM원액과 섞어 1주일 가량 따뜻한 곳에 두기만 하면 완성이라고 하니 만드는 방법도 정말 간단하죠~~?!



■ 재료의 신선함을 지켜라! 부식수령작전 
(부식수령 10:30~12:00)

▲ 매주 월, 수, 금요일에는 육군훈련소 보급근무대로부터 부식을 수령합니다. 트럭의 크기를 보니 실려있을 부식의 양이 얼마나 많을지 짐작되네요!


▲ 2.5t 트럭에 한가득 실린 신선한 식재료들!



육군훈련소에서는 부식의 양에 따라 2.5t, 5t 냉동 탑차를 번갈아 이용하고 있는데, 오늘은 다행히(?) 2.5t 트럭에 부식이 한가득입니다. 부식을 수령하고 냉장/냉동고로 이동시키는 일은 급양관리관인 조성만 상사와 조리병 2명이 전담하고 있습니다. 재료의 신선함을 지키기 위해선 차에 실린 재료들을 신속하게 옮기는 것이 핵심! 분주한 손놀림과 발걸음이 마치 특급 작전을 방불케 합니다.

▲ 사회에서 한 부식(?) 날라봤다는 손볌석 이병


웨딩홀 일식 파트에서 일해보았다는 손범석 이병은 "사회에서는 일하는 시간에 요리에만 신경쓰면 되었는데, 여기서는 요리 뿐만 아니라 식재료 수령, 손질, 보관까지 짧은 시간에 해야 하고, 적게는 1천 명, 많게는 3천 명 까지 조리를 해야 해서 어려운 점이 많다." 고 소감을 이야기 합니다. 

오늘 육군훈련소 조리병들이 수령한 부식은 육류, 채소류, 과일, 우유, 계란, 두부, 김장김치, 영양 바, 떡국 떡 등 무려 51개 품목! 농협, 수협, 축협을 통해 공급받은 신선하고 안전한 식재료들이 육군훈련소 훈련병들의 식단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 육군훈련소 28연대에서 탄생한 특급 메뉴! 오리갈릭구이 
(점심식사 준비 10:30~12:00)


한편, 아침조와 부식 수령 인원을 제외한 조리병 전원은 아침 설거지와 청소를 완료하고 점심식사 준비에 투입됩니다. 오늘의 점심메뉴는 무엇일까요? 기대하시라~! 28연대에서  직.접. 개발한 신메뉴! <오리갈릭구이> 랍니다!


▲전날 주 재료인 오리고기를 해동시키고 감자는 미리 썰어놓습니다


▲조리장 병장 박진영 - 2013년 <오리갈릭구이> 신 메뉴 개발에 참여


육군훈련소에서는 분기별로 조리품평회를 열어 신 메뉴를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 알고계셨나요? 2013년에 15개, 2014년에 6개의 신메뉴가 개발되었답니다. 특히 오리갈릭구이는 28연대 장병들이 개발하여 월 1회 급식되는 메뉴로 신세대 장병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고 하네요^^


사진으로만 봐도 군침이 꿀~꺽 넘어가는 오리갈릭구이 레시피! 항상 아미누리를 사랑해주시는 여러분들을 위해 특.별.히 공개합니다! 






■ 유비무환 : 내일의 식재료는 미리 준비한다! 
(전처리 작업 15:30~17:00)

▲다음날 재료를 미리 손질하는 전처리 작업!


15:30분 부터 17시 까지는 전처리 작업 시간! 전처리 작업이 뭐냐구요~~? 전처리 작업은 오전에 수령해 온 부식을 다음날 요리에 활용할 수 있게 미리 씻고, 자르고, 손질하는 작업이랍니다^^ 전처리 작업은 저녁식사 조리병을 제외한 조리병 전원이 참여하는데, 이 때 민간조리원으로 함께 일하시는 어머님 두 분도 함께 하십니다. 



이 때 부터 병영식당은 거대한 식품가공공장을 방불케하는데요.. 육군훈련소의 숙련된 조리병들은 각기 맡은 분야의 임무를 신속시 완수해낸답니다. 소수의 인원으로 짧은 시간에 많은 식재료들을 처리하는 모습이 정말로 놀라웠습니다.



오늘 오후 전처리한 식재료들은 무려 2,000인분! 감자 120KG, 피방 20KG, 양파 130KG, 돈육 330KG, 햄 30KG, 콩나물 110KG, 당근 80KG, 김치 395KG 이며 그 외 마늘, 버섯, 고추 등도 다듬었답니다. 



그런데.. 군대에 왠 어머님들이?!! 바로 어머니의 사랑과 손맛을 조리병들에게 전해주는 "민간조리원"이랍니다. 군은 지난 96년 부터 병사들에게 양질의 식사를 제공하고, 조리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민간조리원을 채용하여 운용하고 있는데요~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예비역 장병 여러분들 께서도 푸근한 미소로 맞아주시던 어머님들의 미소가 떠오르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이곳 육군훈련소 식당에도 어머님들이 투입되어 조리병들에게 맛 전수를 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조리병들은 어머님의 비법이 담긴 특별한 조리법을 익혀 훈련병들에게 맛있는 식사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 고된 하루의 마무리 
(저녁배식 및 대대복귀 / 일일결산 19:00~21:00)


지친 하루의 힘을 채워줄 오늘의 저녁 메뉴는? 돼지고기 김치찌개조기튀김!


▲ 뜨거운 튀김솥에서 노릇노릇 익고있는 조기튀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지않나요?


▲ 저녁 배식을 위해 분주히 음식을 나르고 있는 조리병들! 늦은 시간까지 고생이 참 많습니다 ㅠ.ㅠ


아침부터 쉼없이 이어지는 작업에도 웃음을 잃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조리병들의 모습.. 정말 대견합니다!


▲ 푸짐하고 맛난 저녁식사에 훈련병들은 마냥 즐겁기만 합니다.


▲ 정갈하게 담긴 이 그릇들은?! 바로 보존식! 식중독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원인규명이 가능하도록 배식된 음식들을 144시간동안 보관하고 있다네요~



저녁 배식과 뒷정리를 마무리한 조리병들은 19시가 넘어서야 생활관으로 복귀합니다. 이 순간 조리병들은 잠깐의 자유시간을 갖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힘든 하루의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순간이죠~! 각자 취향에 따라 탁구를 치거나, 바둑을 두거나, TV를 시청하는 등 전우들과의 즐거운 시간을 보낸답니다. 



순식간에 흘러간 황금같은 휴식시간이 지나고.. 시간은 어느덧 21시! 각자 흩어졌던 조리병들이 한 자리에 다시 모입니다. 무슨 일이라도 생긴걸까요?? 급양감독관 주관으로 진행되는 일일 결산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거군요~ 하루종일 이어진 업무에 피곤할 법도 한데 급양관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진지하게 듣고 있는 우리 육군훈련소 조리병들! 대단하지 않은가요?! 




■ 고마워요 조리병! - 분대장 조리병 24시 체험

▲ 오늘 조리병 체험에 나선 분대장들을 소개합니다!!  좌) 3중대 분대장 병장 김광현   우) 1중대 분대장 병장 안현수


병영식당에 새로운 얼굴들이 등장했네요! 얼굴에 웃음기를 가득 머금은 이들의 정체는?!! 바로 육군훈련소 분대장들이랍니다~! 육군훈련소의 분대장은 일반적인 분대장 개념과 달리 훈련병들을 가르치는 "조교"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육군훈련소에서 오직 28연대에서만!! 분대장들을 대상으로 조리병 체험을 실시한다고 합니다!


각자 임무분담이 명확한 군대에서는 내가 접해보지 않은 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인데요~ 28연대에서는 분대장들이 조리병 체험을 통해 조리병의 역할을 이해하게 되는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합니다^^


Q : 조리병 체험 임무를 부여받았을 때 기분은?

A : 평소 함께 지내는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분대장들과 조리병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오해와 벽이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평소 어떻게 하면 서로가 사이좋게 지낼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마침 임무를 부여받게 되어 설렘과 기대가 가득했습니다. 


Q : 조리병 체험간 어려웠던 부분은? 

A : 03:30에 기상하여 취사장에 와서 수 천 명분의 음식재료를 손질하고 조리가 끝날 때마다 실시하는 청소와 음식 만드는 과정 하나하나가 모두 어려웠고 하루종일 고무장갑을 끼고 있는 일이 어려웠습니다. 


Q : 조리병에게 하고 싶은 말은?

A : 조리병들은 누군가 지시를 하지 않아도 마치 기계가 움직이듯 잘 맞물려 돌아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힘든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내고 있다는 것에 박수를 보냅니다. 조리병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기간병이 있으면 제 주위 사람들 부터 생각을 바꿔 나가게 하겠습니다. 그리고... 오늘 하루 세끼가 군 생활중 먹은 식사 중 가장 맛있었습니다. 앞으로는 투정부리지 않겠습니다!


Q : 기타 소감이나 하고 싶은 말은? 

A : 새벽조 조리병 3~4명이 조리를 하는데 이건 말도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왜 이런걸 지원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오늘 체험으로 일부분을 느꼈지만 조리병의 노고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셰프다!


군에서 급식 관련 업무만 20여년 담당한 급양관리관 조성만 상사는 만보기로 재었을 때 매일 1만 걸음이 넘는 거리를 움직인다고 합니다. 직접 조리도 하고, 청소도 하고, 부식도 함께 수령하니 당연한 이야기 같습니다. 


"우리는 셰프다. 요리는 아트와 정성이다" 라는 덕목을 근무수칙에 포함시켜 조리병의 자긍심을 고취시켰다면서 28연대 조리원들만의 남다른 장점을 자랑하였습니다. 조리병의 업무는 단순 업무의 반복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단계적으로 경험에 맞추어 역활을 순환시켜 주며 자율적인 임무수행을 보장시킴으로서 매너리즘 극복과 자긍심 고취에 힘쓰고 있다고 합니다. 


소수의 인원으로 수 천 명의 매끼니 식사를 정성껏 준비하는 육군훈련소 조리병 여러분의 성실하고 반듯한 모습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냅니다! ^ㅇ^ 


조리의 달인과 조리의 장인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로 자랑스러운 그대들! 그대들이 진정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똘똘뭉친 대한민국의 든든한 육군입니다!


<글/사진 : 이완희 육군 블로그 사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