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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간 커플이 헤어지는 3가지 이유

군대에 대해 소개한 글이 많았고, 또 나 역시 군생활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군생활메뉴얼]을 작성하며 일러주곤 있지만, 그 군인들 만큼이나 많은 '곰신'에게 차근차근 상황별 대처나 중요한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코너는 없었다. 그래서 시작하게 된 코너가 바로 이 [곰신생활메뉴얼] 이다.

입대한 날 부터 보충대를 거처 훈련소, 그리고 자대에 이르기까지 군인들의 심리변화에 대한 글은 이미 [군대간 남친, 여친에 대한 진짜 속마음] 이라는 연재에서 미리 다뤘으니, [곰신생활매뉴얼]에서는 갈등이 생기는 시기, 그리고 갈등의 원인, 또 그에 맞는 대처법등을 찾아내 군복무를 마치는 날 '꽃신'을 신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작성할 것을 약속드린다.

가장 첫 시간인 이번엔 '왜 헤어지는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지금 남친이 군대에 가 있는 곰신도 있을 것이고, 이미 헤어진 곰신도 있을 것이고, 곧 남친을 군대에 보내야 하는 곰신도 있을 것이다. 헤어진다는 것은 생각하기도 싫겠지만, 그것을 막기 위해서는 그 원인을 알아 둘 필요가 있다. 매뉴얼은 한숨에 다 읽을 수 있도록 작성되니, 똥꼬에 힘 꽉 주고 잘 따라오길 바란다. 

 1. 곰신과 군화의 오해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일지도 모르지만, 개와 고양이의 끝없는 오해에 대한 글이 있다. '뜬금없이 개와 고양이가 왜나와?' 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일단 무슨 내용인지 들어보자.


서로 다른 바디랭귀지를 가지고 있는 까닭에, 그것이 오해를 불러온다는 내용이다. 군화와 곰신은 같은 사람인데 그런게 어딨겠느냐고? 분명 있다. 예를들어 군화가 전화통화를 하며,


이렇게 이야기를 했을때, 알아 들을 수 있는 곰신이 얼마나 될까? 군화는 이미 익숙한 군대용어를 쓰고 있고 사회에 있는 곰신은 알아 듣기가 힘들다. 반대로 곰신이 전활를 걸어 아직 이등병인 군화에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한다고 해 보자.


정말 큰 오해를 하고 있는 것이다. 휴가 날짜가 정확한 지는 부대사정에 따라 다르니 이등병이 확실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군인은 저녁 10시면 모두 잠든다. 그렇기에 9시 50분에 하는 드라마를 볼 수 없다. 더군다나 이등병이 계란후라이를 해달라고 취사병에게 말하는 것은 사회로 따지자면 사장님한테 가서 커피 한 잔 타달라고 하는 것과 비슷한 일이다.

이렇듯 군화와 곰신 사이에는 대화만으로도 많은 오해를 나을 수 있으며, 그 오해는 곧 이별을 낳기도 한다. 그러한 오해와 의사소통의 간격을 조금이나마 줄여보고자 [곰신생활매뉴얼]을 시작하게 되었으니, 다양한 경우와 그에 맞는 대처법은 앞으로 계속 살펴보도록 하자. 

 2.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

사람마다 다르긴 하지만, 생활이 정신 없을 수록 다른 부분은 좀 소흘해 지게 된다. 더군다나 두가지 일을 동시에 못하는 남자들의 경우, 바쁜 이등병, 일병 시절에는 군생활만 하기에도 벅찰 정도로 일이 많아지기도 한다. 간혹 전화를 무제한 사용할 수 있는 보직을 맡은 경우 여자친구가 지겨워 할 정도로 전화를 했다는 케이스를 보기도 했고, 편지를 마음껏 쓸 수 있는 부대에 있는 경우 여자친구가 보낸 편지량보다 군대에서 적어 보낸 편지가 더 많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지만 일반적인 군인의 경우 전화통화를 하기 힘들 수도 있다.

곰신이라고 해서 남자친구를 군에 보내놓고 모두 굳건하게 기다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마음이 흔들릴 수도 있고, 위로받고 싶은 일이 있는데 남친은 훈련간다고 3일째 연락이 두절된 상황이 찾아올 수도 있다. 그러다보면 남친이 부재중인 자리에 다른 사람이 와서 어깨를 내 밀수도 있고, 곰곰히 생각해 보면 남친보다 이 사람이 더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위로가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반대로, 남친의 경우도 자신의 여자친구에 대해 다른 병사의 여자친구와 비교를 할 수도 있고, 편지도 많이 써주고 면회도 자주 오는 다른 병사의 여자친구와 달리 자신의 여자친구는 전화를 걸면 받고, 휴가나가면 만나는 일 밖에 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계급이 올라가면 후임들의 여자친구 사진을 보며, 누구누구도 이런 괜찮은 여자와 사귄다면 나도 나가서 더 괜찮은 사람과 사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 '전역만 하면 세상의 어떤 여자도 내 여자로 만들 수 있다'는 일종의 정신병적 자신감을 가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마음을 지키느냐 그렇지 못하느냐는 이 시기에 극명하게 갈린다. 대부분의 커플이 헤어진다는 일말상초(일병 말, 상병 초)의 저주가 시작되는 것이다. 확신이 서지 않고 믿음이 가지 않는다면, 서로 의무감이나 정에 이끌려 질질 끌려다니기 보다는 놔 주는 것이 좋다. 그 후에 함께 있었던 소중함을 다시 느끼게 될 수도 있을 것이고, 얼마나 괜찮은 사람이었나를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긴 말보다, 서정윤 시인의 <사랑한다는 것으로>라는 시를 가슴으로 읽어보길 권한다.


 3. 시간이 만든 간격의 차이

군화의 입장에서는 2년간 기다린 여자친구에 대해 책임감이 생긴다. 누구나 알고 있듯 '결혼'에 대한 문제도 있을 것이고, 아직 학업이 남은 군화라면 학업에 대한 부담과 함께 2년간 기다려준 여자친구에게 무언가 실망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부담, 그리고 20대 중반, 혹은 후반에 들어선 나이가 입대할 당시 처럼 가볍지 만은 않을 것이다. 많은 생각을 할 것이고, 그 생각중에는 여자친구와 앞으로 평생 살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포함될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는 사소한 트러블도 이별로 연결될 수 있다.

곰신의 입장에서도 많은 고민이 될 것이다. 대부분 이미 졸업을 앞두고 있거나 사회생활을 할 것이고, 군화가 복학을 하면 이제 겨우 2-3학년이 될 수도 있다. 그 기간동안 벌어질 수 있는 변수들, 그리고 자신이 사회생활을 하며 느끼는 스트레스나 고민들을 군화에게 말해도 이해해 주지 않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전역 후에라도 '학점, 취업, 게임'등을 생각하는 군화와 곰신사이에 갈등이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또한, 곰신의 입장에서도 과연 이 남자가 나와 평생을 같이 할 사람으로 정말 괜찮은지를 여러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 찾아 올 수도 있다.

2년이라는 시간은 지나가며 많은 것을 바꾸어 놓는다. 보는 눈이 바뀔 수도 있고, 가치관이 바뀔 수도 있으며 무엇을 경험하느냐에 따라서 우선순위가 달라질 수 있다. 사실, 그 2년동안 서로 맞춰가고 조율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그러한 과정이 생략된다면, 아무리 많이 편지를 나누고 전화통화를 했어도 결국 '스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위와 같은 이유들이 헤어짐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또 반대로 둘의 관계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줄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렇기에 이 어려운 시기를 현명하게 보낸다면, 분명 사회에 나와서도 쉽게 헤어지지 않는, 그리고 작은 오해나 사소한 다툼을 이별까지 끌고 가지 않는 지혜로운 커플이 될 것이다.

현재 겪고 있는 문제나, 군화와의 관계로 인해 고민하는 것들은 normalog@naver.com 으로 메일을 주시면 예로 들어 매뉴얼에서 함께 고민해 볼 수도 있고, 그에 대한 다른 사례들로 현명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메일이 귀찮으신 분들은 댓글로 남겨주셔도 좋다.

자, 그럼 곰신생활매뉴얼 2부에서 뵙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