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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의 투정이 연애에 미치는 영향

곰신들이 보내는 사연을 읽다 보면, "제 남자친구는 자상함과는 거리가 멀어요."라거나 "사귈 수록 서로 안 맞다는 걸 알아가는 것 같아요."라는 이야기가 있다. 이런 문제를 겪는 곰신들에겐 '사람'의 문제가 아닌 '상황'의 문제라는 이야기를 해 주고 싶다. 정말 형편없는 사람을 만나고 있어서 그러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연인들이 사귀다보면 겪게 되는 '갈등'의 한 부분이란 얘기다.

그 갈등을 일으키는 가장 큰 요소가 '투정'이다. 이 '투정'은 설명하기가 참 애매하다. 누군가 정말 진지하게 어떤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해도 그걸 '잔소리'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는 반면, 별 거 아닌 이야기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이번 글에서는 최대한 '투정'의 폭을 넓혀서 이야기 해 보자. 그리고 분명 두 사람은 사랑하는데, 왜 '의견차이'가 발생하는 지도 살펴보자.


1. 투정을 투정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


남자와 여자의 차이에 대해서 이전 매뉴얼들을 통해 누누이 이야기 했는데, 그 중 가장 강조했던 것이 남자는 대화에 있어 '문제해결'을 첫번째 목표로 놓는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여자친구가 굳이 '해결'을 위해서 꺼낸 말이 아니더라도 남자친구는 '해결'을 우선시 할 수 있단 얘기다.

이것은 곰신들이 보내는 사연에서 잘 들어난다. 곰신은 그저 남자친구와 대화를 하고 싶었을 뿐인데, 남자친구는 그 대화의 주제에 대해 해결책만을 내려 고심하거나, 그 대화에 대해 평가절하 하는 사례가 많다. 연애 초기에는 그마나 여자친구의 '투정'도 관심을 갖고 들어주지만, 연애기간이 길어지고 투정의 횟수가 잦아지면, 결국 인내심의 한계를 보인다.

"그럼 그냥 네가 하고 싶은 거 하면 되잖아."

이런 경우 '문제해결'위주의 대화법을 사용해 보는 것은 좋은 방법이다. 투정도 받아주지 않는 남자친구를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거나 대화를 단절하는 것 보다 남자친구가 '해결방안'을 말해 줄 수 있는 주제들을 선정해 이야기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가 내 놓는 해답에 대해 아낌없는 칭찬을 해 준다. 그럼, 분명 당신의 그 달콤한 칭찬을 받기 위해 당신에게 더 다가서는 남자친구를 볼 수 있을 것이다.


2. 투정이 비교가 되는 경우


위에서 말한 부분이 문제가 되는 경우를 하나 더 보자. 아무런 사심없이 그저 친구의 이야기를 전하듯 남자친구에게 얘기 할 때가 있을 것이다.

"진희는 남친이랑 이번 휴가에 일본 갔다 온대."

동성끼리는 "아, 그래? 좋겠다." 정도로 이어질 수 있는 대화지만, 이 얘기를 남자친구에게 꺼낼 경우 문제가 발생한다. 남자친구가 진희의 남자친구와 자신을 경쟁상대로 놓거나, '일본으로 휴가'를 자신이 해결해야 할 문제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쉽게 말해, 그저 정보전달을 위해 꺼낸 여자친구의 위의 말을 듣곤, 진희의 남자친구와 자신이 비교당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거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최대한 '주의'하기를 권한다. 이 문제는 연애중인 커플 뿐만 아니라 결혼한 부부들 사이에서도 빈번하게 벌어지는 일이다. 여자친구가 꺼낸 위의 말에 남자친구가 "그럼 걔랑 사귀든가." 또는 "그래서 어쩌라고?" 따위의 말을 꺼내 싸움으로 번진다.

"난 그냥 진희네 커플 얘기를 한건데 왜 그래? 너 진짜 이상하다."

이런 말로 해결하려 해도 갈등만 깊어질 뿐이다. 상대가 '비교'로 인식할 수 있는 투정은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 좋다.


3. 투정이 이미지에 미치는 영향


주변의 친구를 보자. 같은 학교를 나오고, 같이 어울리는 친구라고 해도 그 친구들을 대하는 마음이 모두 같지는 않을 것이다. 어느 친구는 좀 어려운 반면, 어느 친구에겐 아무 거리낌 없이 행동하기도 한다. 친구들을 모두 똑같은 마음으로 대하라는 고리타분한 얘기는 아니고, 왜 같은 친구인데도 당신의 '대처'가 달라지는지 살펴보자.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늘 '못해'를 달고 살거나, 걱정이 있다며 당신에게 털어 놓는 친구, 혹은 뭔가를 할 때마다 당신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친구가 있다면, 그 친구에겐 이쪽이 조금 더 높은 곳에서 언제나 도움을 주는 입장이 된다. 우리끼리 하는 말이지만, 그런 관계가 오래 지속되다 보면 결국 그 친구를 어느정도 '무시'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 아닌가.

친구 얘기를 꺼내서 발끈 했다면 다른 사람을 예로 들어 살펴보자. 같은 사람을 알고 지내더라도 그 사람이 당신에게 뭔가를 부탁할 때와, 당신이 그 사람에게 부탁해야 할 때는 분명 마음가짐이 달라질 것이다. 투정을 자주 부린다면, 바로 이처럼 둘 사이에 계단이 생겨버린단 말이다. 남자친구는 높은 곳에, 여자친구는 낮은 곳에 있는 경우,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격차는 점점 커지고 갈등은 깊어지게 된다.

같은 얘기를 늘 반복하는 잔소리 역시 마찬가지 아닌가. 처음에는 그 말대로 하는 시늉이라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저 귀찮은 대화의 반복이라 생각하게 되는 것. '투정'과 '잔소리'라는 카드는 결정적인 순간을 만들어 활용하도록 하자. 늘 꺼내 쓸 수록 그 값어치가 떨어지니 아끼잔 얘기다.


물컵에 반 정도 담긴 물을 보고 반 이나 남았다고 생각할 것인지, 아니면 반 밖에 없다고 생각할 것인지에 대한 얘기는 다들 알 거라 생각한다. 정말 단순한 얘기지만, 저 얘기를 생활 가운데서 실천하기는 어렵다. 그렇기에 어떤 사람들은 늘 불평만 안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인다. 학교에 있을 땐 얼른 사회에 나가고 싶어 하고, 사회에 나와서는 좋은 직장을 갖지 못한 것에 불만을 갖게 된다. 좋은 직장을 갖더라도 같은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과 비교하며 자신을 자책하기도 하고 말이다.

이십 년 넘게 서로 다르게 살아왔는데, 서로 사랑하는 감정을 가졌다고 해서 다른 모든 부분들까지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연애라는 건, 사귀며 알아가고 조금씩 다듬어 나가며 만들어 가는 과정 아닌가. 당장 '사람'의 문제로 여겨 둘의 관계를 심각하게 고민히 보다는 '상황'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그 '상황'을 바꿔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