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보다 더한 두려움과 맞서다! 영화 '허트로커'

[발문]
“완벽에 가까운 영화. 최고의 걸작”-TIME-, “최근 10년간 가장 주목할만한 영화”-Newsweek-, “최고라는 단어 말고는 표현할 말이 없다”-THE WASHINGTON POST. 지난 2008년 9월 4일, 베네치아 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이후 평단과 관객 양쪽 모두로부터 찬사를 받으며 흥행과 작품성 모두 인정받은 작품이 있습니다. 바로 혼돈의 이라크를 배경으로 저항세력의 폭탄테러에 맞서 싸우는 폭발물 제거반 ‘EOD’ 요원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 <허트 로커>입니다. 제8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9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등 6개 부문을 석권했을 뿐만 아니라 2010년 5월까지 전 세계 주요 영화제에서 받은 상이 무려 78개나 됩니다. 작품성 못지않게 흥행부분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영화 속의 전쟁은 영화 <허트 로커>(원제 : The Hurt Locker)를 소개할까 합니다.


[영화 정보]
장르 : 전쟁/액션/드라마
제작 : 퍼스트 라이트 프로덕션, 킹스게이트 필름스(2008년)
상영시간 : 130분
국내개봉 : 2010년 4월 22일(미국 2009년 6월 26일)
홈페이지 : 국내 http://www.hurtlocker.co.kr
           해외 http://www.thehurtlocker-movie.com
감독 : 캐서린 비글로우
출연 : 제레미 레너(윌리엄 제임스역), 안소니 마키(JT 샌본역), 브라이언 개러티(오웬역), 가이 피어스(맷 톰슨역), 레이프 파인즈(PMC 지휘관역)

[줄거리]
지난 2003년 5월 1일,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의 이라크전쟁 승리 선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살폭탄 테러와 총성이 끊이지 않고 있는 비극의 땅 이라크. 이라크의 심장 바그다드에서 저항세력의 폭탄테러에 맞서 목숨을 걸고 싸우는 미군 병사들이 있다. 바로 미 육군 폭발물 제거반, EOD(Explosive Ordnance Disposal) 요원들이다. 본국 귀환을 40여일 앞둔 어느 날, 예기치 못한 불의의 사고로 팀장(가이 피어스)을 잃은 이들 앞에 새로운 팀장이 나타난다. 하지만 새로운 팀장 ‘제임스’(제레미 레너)는 독단적 행동으로 팀원들을 위험에 노출시키고 무사귀환을 염원하는 ‘JT 샌본’은 이런 팀장과 사사건건 대립한다. 언제 폭발할지 모를 급조폭발물(IED)과 시민인지 자폭 테러리스트인지 구분할 수 없는 이라크인들 사이에서 이들은 극도의 긴장과 불안에 빠진다. 설상가상으로 ‘제임스’의 무리한 임무 수행으로 팀원들 간의 갈등은 더욱 깊어져 가는데... 이들은 과연 본국으로 무사히 귀환할 수 있을까?


[본문]
우리가 일상생활에 자주 사용하는 명언 중 ‘명불허전(名不虛傳)’이란 문구가 있습니다. 영화 <허트 로커>에 대한 한줄 감상평은 바로 ‘명불허전’입니다. 영화를 보고 나면 제82회 아카데미 시상식 9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등 6개 부문을 석권했고 전 세계 주요 영화제에서 받은 상이 78개나 된다는 사실에 자연스럽게 고개가 끄덕여 집니다. 영화는 제작과 각본을 맡은 저널리스트 마크 볼(Mark Bial)이 직접 미군 종군기자 프로그램(Embedded Program)을 통해 미군 폭발물 처리반(Bomb Squad)과 함께 생활하며 직접 취재한 내용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까요? 영화에 등장하는 각각의 인물들 간 대화와 이들에 대한 심리묘사는 극히 사실적입니다. 때문에 불필요한 미사어구와 군더더기 없는 직설적 대사는 군 경험이 없거나 군대에 대한 지식이 전무 한 일반 관객조차도 쉽게 영화에 몰입하게 만듭니다.

<허트 로커>는 전장에서 장병의 안전을 위협하는 불발탄과 각종 사제폭탄을 제거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폭발물 제거반, ‘EOD’(Explosive Ordnance Disposal) 요원들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각종 폭발물 처리가 주 임무인 이들은 모든 종류의 폭발물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추고 오랜 기간 동안 훈련과 경험을 통해 고도로 숙련된 것이 특징입니다. 한편 영화 속 배경이 되는 이라크 바그다드는 전쟁이 끝난 현재도 폭탄 테러로 인해 연간 수천 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위험지역입니다. 때문에 폭발물 제거 임무는 현지 주둔 미군의 최우선 사항입니다. 영화는 실제 사실과 영화 속 설정을 교묘히 하나로 엮어 관객으로 하여금 마치 실제 전장에 와 있는 것 같은 긴장감을 선사합니다.

물론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가 아닙니다. 때문에 이 영화를 통해 폭발물 제거요원들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입니다. 실제와 다른 부분이 많기 때문입니다. 단순한 컴텍(Comtac) 헤드셋을 통신이 가능한 무전기처럼 묘사한다거나 폭발물 제거 과정에서 독단으로 규정과 절차를 무시하는 행동 등은 모두 현실과 다른 부분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일부에서는 폭발물 제거요원들에 대한 영화 속 묘사가 상당부분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잘못된 묘사 혹은 옥의 티가 영화 전반의 완성도 혹은 영화의 극적재미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으니 관객들은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 영화가 걸작 전쟁영화의 반열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진짜 이유는 바로, 이 영화가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에 내몰린 병사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에 내몰린 인간은 어떤 변화를 겪게 될까요?

영화 시작과 함께 관객들은 다음과 같은 문장을 보게 됩니다.

“전투의 격렬함은 마약과 같아서 종종 빠져나올 수 없을 정도로 중독된다.”
(The rush of battle is often a potent and lethal addiction, for war is a drug)
- 크리스 헷지스 (Chris Lynn Hedges)

영화의 모든 내용을 함축적으로 담고 있는 이 문장을 통해 감독은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관객에게 가감 없이 보여줍니다. 이야기에 대한 관객의 집중을 높이기 위해 감독은 자신이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과감히 생략해 버리고 반대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다소 억지스러운 설정에도 불구하고 영화에 등장합니다. 때문에 영화에는 실제로는 연약한 심성을 갖고 있지만 오히려 그에 반대되는 과격한 행동을 하는 병사, 자신의 실수 때문에 전우가 죽었다고 괴로워하는 병사, 마치 정신 줄을 놓은 듯 행동하는 병사 등 다양한 모습의 병사들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관객들은 이들의 모습을 통해 전쟁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객관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영화 뒷이야기
영화 <허트 로커>는 영화의 배경이 되는 이라크 바그다드가 아닌 이웃 요르단에서 대부분의 장면이 촬영되었습니다. 안전상의 이유로 이라크 입국이 사실 상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요르단으로 피난 온 이라크인들을 조연과 엑스트라로 현지에서 고용해 실제 이라크와 같은 모습을 스크린에 옮기는데 성공했습니다. 또한 요르단 정부 역시 영화 촬영팀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군과 경찰을 촬영장 주변에 배치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영화 곳곳에 카메오로 등장하는 요르단 육군 장비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한편 이 영화를 연출한 감독인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의 필모그래피(filmography)도 매우 흥미롭습니다. 강렬한 영상 연출과 감각적인 이야기 구성을 통해 세계적으로 주목 받던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은 현대적 뱀파이어의 사랑을 그린 <죽음의 키스>(1987)로 처음 감독으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이후 페트릭 스웨이지, 키아누 리브스 주연의 액션 스릴러 <폭풍속으로>(1991)를 통해 할리우드 흥행감독의 반열에 그 이름을 올렸습니다. 특히 그녀는 이 작품을 통해 사나이들의 우정과 미묘한 경쟁 심리를 훌륭히 연출해 내 작품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갖춘 여성 감독으로 인정받았습니다. 그러나 <허트 로커> 직전 감독을 맡은 K-19(K-19 : The Widowmaker, 2002)의 흥행 참패는 그녀의 명성에 치명적인 상처를 남겼고 결국 자의반 타의반으로 약 6년여의 공백기를 가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이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고 스스로를 한 단계 성장시키는 계기로 삼았습니다. 그 결과 지난해 미국에서 개봉한 <허트 로커>는 각종 영화제 수상뿐만 아니라 전미 비평가협회상을 포함 수많은 비평가협회상을 휩쓸고, 美 타임지 선정 올해의 영화 TOP10, 英 타임지 선정 21세기 100대 영화, 스티븐 킹이 선정한 TOP 10 영화 중 1위 및 GQ / 피플 / 뉴욕타임즈 등 전 세계 250여 개가 넘는 매체로부터 올해의 영화로 선정되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Trackbacks 0 / Comments 1

  • 김종기 2010.06.11 22:17

    제가 보기엔 최고는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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