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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하軍/육군은 지금

육군의 "4번 타자" <K-9 자주포>

육군의 "4번 타자" <K-9 자주포>

 

야구에서 4번 타자는 팀의 중심으로 타율이 좋고, 특히 결정적 순간에 한 방의 장타를 터뜨리는 선수를 가리킨다.

지난 2015년 8월 20일, 경기도 연천지역에서 북한군은 두 차례 포탄을 발사했다. 당시 북한은 48시간 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지 않으면 군사행동을 개시하겠다고 위협하며 한반도를 극도의 위기상태로 몰아갔다. 북한군의 도발에 대응해 우리 육군의 "4번 타자" <K-9 자주포>가 불을 뿜었다. 29발의 포탄이 도발원점을 향해 날라갔고, 정확히 목표지점에 떨어졌다. 놀라운 정확도와 155mm 포탄의 위력에 놀란 북한군은 침묵할 수 밖에 없었다.

 

▲ 우리 육군을 대표하는 자주포인 K-9의 위력적인 사격 모습 (사진 김대영)

 

포병은 전쟁의 신이다

 

▲ 공중에서 느닷없이 떨어지는 포탄의 불벼락은 지상을 혼란의 도가니로 만들어 버린다. (사진 김대영)

 

▲ '자주포'란 차량에 탑재되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대포를 말한다. (사진 김대영)

 

공중에서 느닷없이 떨어지는 포탄의 불벼락은 지상의 모든 것을 혼란의 도가니로 만들어 버릴 만큼 대포는 가장 강력하고 치명적인 전쟁무기이다. 이 때문에 소련의 유명한 정치가였던 이오시프 스탈린(Iosif Vissarionovich Stalin)은 대포를 운용하는 포병을 전쟁의 신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수많은 대포 가운데서 으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자주포이다. '자주포'란 차량에 탑재되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대포를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자주포로 가장 유명한 것이 육군이 운용 중인 K-9 자주포이다.

 

대포와 함께한 한민족

 

▲ 우리 육군은 포병전력의 국산화에 노력을 기울여 1970년대 초부터 105mm, 155mm 견인포를 내에서 생산했다. (사진 국방부)

 

우리나라는 이미 고려 말 최무선이 흑색화약을 개발하는 등 어떻게 보면 대포 개발의 선진국이었다. 우리 육군도 포병전력의 국산화에 노력을 기울여 1970년대 초부터 105mm, 155mm 견인포를 국내에서 생산했다. 자주포의 경우 1970년대 미국으로부터 군사원조로 무포탑형 175mm 자주포와 8인치 자주포를 도입해 운용했다. 1983년부터는 미국이 1979년부터 배치한 155mm 자주포 M-109A2를 모체로, 우리 육군의 요구에 맞게 개조된 K-55 자주포를 국내에서 생산하게 된다. K-55 자주포는 약 1천여 대가 생산되어 육군에 배치되었다.

 

차세대 자주포의 개발

 

▲ 차세대 자주포 K-9은 1989년부터 개념연구가 시작되어 약 10년간의 집중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1999년부터 야전에 배치되기 시작했다. (사진 김대영)

 

1980년대 당시 우리의 포병 전력은 북한에 비하여 열악한 환경에 있었다. 북한군의 포병전력은 수적으로 우위에 있었을 뿐 아니라 보유한 대포의 절반 가량이 자주화되어 있어 기동성이 뛰어난 포병전력을 보유했다. 이러한 현실에 육군은 양적 열세를 질적 우위로 극복하고자 했다. 이에 따라 KH-179 견인포와 K-55 자주포의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육군은 차세대 자주포의 개발에 착수했다. 차세대 자주포 K-9은 1989년부터 개념연구가 시작되어 약 10년간 집중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1999년부터 야전에 배치되기 시작했다. 국방과학연구소의 주도로 개발된 K-9 자주포는 삼성 테크윈, WIA, 풍산, 한화, LIG 넥스원 등 100여 개의 업체가 개발에 참가했다. 그래서 K-9 자주포는 우리나라가 세계에 자신 있게 내놓은 국산 자주포가 되었다.

 

화력은 K-55 자주포의 3배

 

▲ K-9 자주포는 52구경장의 155mm 화포을 채용하여 사정거리가 40Km 이상으로 늘어났다. (사진 육군)

 

K-9 자주포는 52구경장(약 8m)의 155mm 화포을 채용하여 사정거리가 40Km 이상으로 늘어났다. K-9 자주포는 최대 3분간 6발의 사격이 가능하므로 기존의 K-55 자주포 보다 3배 이상의 화력을 낼 수 있다. 특히 K-9 자주포는 사람이 일일이 손으로 포탄을 장전하는 것이 아니라 자동장전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그 만큼 사격속도가 빠르다. 또한 자동화 사격통제장치가 설치되어 있어 표적위치를 입력하면 사격제원을 산출하여 마치 로봇처럼 자동으로 포탑이 움직이며 포신이 사격에 알맞은 고각으로 움직이게 된다.

 

전차의 기동력과 장갑차의 방호력

 

▲ K-9 자주포는 1,000 마력의 디젤엔진을 탑재하여 최대 시속 67Km까지 달릴 수 있다. (사진 김대영)

 

▲ 적 포탄의 파편이나 중기관총, 대인지뢰 등에 대한 방호력을 갖추고 있다. (사진 국방부)

 

K-9 자주포는 1,000 마력의 디젤엔진을 탑재하여 최대 시속 67Km까지 달릴 수 있다. 사실상 K-1 계열 전차와 동등한 기동능력을 자랑한다. 또한 자주포로는 드물게 유기압 현수장치를 적용하여 주행 시 안전성과 승차감을 높였으며, 지면에 자주포를 고정시키는 스페이드 없이도 사격이 가능하게 되었다. 방호력 측면에서는 전차와 비교대상은 아니지만 고강도 장갑판을 사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적 포탄의 파편이나 중기관총, 대인지뢰 등에 대한 방호력을 갖추고 있다. 또한 화생방전 대응능력을 갖추고 있어 승무원의 생존성이 향상되었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자주포

 

▲ K-9 자주포는 미국이 보유한 M-109A6 팔라딘이나 영국의 AS90에 비해 우수한 성능을 발휘한다. (사진 김대영)

 

▲ 터키는 K-9 자주포의 기술을 도입하여 지난 2004년부터 T-155 FIRTINA 자주포를 개발해 운용하고 있다. (사진 터키군)

 

K-9 자주포는 대당 가격이 40억 원에 이르는 고가의 무기체계이다. 미국이 보유한 M-109A6 팔라딘이나 영국의 AS90에 비해 우수한 성능을 발휘한다. 세계 최정상 급 자주포라 불리는 독일의 Pzh2000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성능이다. 이런 K-9 자주포의 성능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터키는 K-9 자주포의 기술을 도입하여 지난 2004년부터 T-155 FIRTINA 자주포를 개발해 운용하고 있다. 또한 폴란드에 K-9 자주포 차체 120대가 수출되었으며, 100여 대의 K-9 자주포가 인도에 수출되어 현지에서 조립 납품될 예정이다.

다음 시간에는 아파치 가디언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글_ 김대영 사단법인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연구위원>

 

※ 본 내용은 김대영 KODEF 연구위원 개인 의견으로 육군의 공식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