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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메일을 한 통 받았다. 군대에서 휴가를 나온 남자친구가 연락을 하지 않는다는 사연으로, 처음 그 메일을 읽을 땐, '질투심이 강한 여자분인가 보네'라고 생각했지만 읽다보니 그게 아니었다. 둘이 사귀는 사이가 맞냐고 물을 듯한 사연. 약간 각색해서 소개하자면 이렇다.

오빠가 휴가만 나오면 연락이 안돼요. 백일휴가 때는 그래도 두 번 만났는데
그 다음부터 휴가만 나오면 동네친구에 대학교동기, 거기다 친척집도 가야한다고..
전 그런 거 다 이해하고.. 못 만나도 좋으니.. 그냥 전화통화만이라도 했으면 하는데..
제가 전화를 해도 받지 않고.. 문자는 하루에 하나 정도?..
어제 다시 부대로 들어갔는데.. 들어갈 때 문자 하나 오더라구요..

"너 많이 화났겠다.. 미안해서 전화는 못하고 문자로 보내. 나 들어갈게.."

정말 전 열심히 참고 다 이해하는데.. 너무 힘들어요.. 어쩌면 좋을까요..


이 사연을 보고 아무리 남자 입장에서 이해를 해 보려 했지만 머릿속에 떠 오르는 생각은 하나였다. "그는 그녀를 좋아하지 않아." 라는 것. 한쪽 말만 들어서 알 수 없는 게 사람일이라 여러가지 변수들을 집어넣어보기도 했다. 예를 들어, '여자가 화 났다고 통보해놓은 상황일 수도 있다.' 라거나, '여자쪽에서만 사귄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라는 가정들. 결국 '남자가 헤어지고 싶어하는 거라면?'이라는 가정을 집어넣게 되었을때, 해답을 얻을 수 있었다.

그렇다면, 누가 봐도 확실한 이런 사례를 제외하고 마음고생만 더해가는 관계는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까?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1. 상처가 되는 말을 하는 남자친구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미리 당부하는 것은, 이 매뉴얼은 '곰신'을 대상으로 쓰이는 까닭에 그 상대인 '남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건 여자들도 마찬가진데 왜 남자들만 그러는 것 처럼 얘기하냐." 따위의 초딩적 발상을 하시는 분이 있다면, 그냥 호주머니에 넣어놔도 누가 뭐라고 하는 사람 없으며, 옛 말에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나 간다" 라는 말이 있다는 것을 미리 밝힌다.

사람이란 누구나 익숙해지면 함부로 하려는 경향이 나오곤 한다. 연애 초기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내가 알아서 할게" 또는 "니가 뭘 알아." 따위의 말을 내뱉을 수 있다. 저녁을 먹는다는 얘기를 해도 "또 먹어?" 등의 비수를 아무렇지 않게 꽂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래놓고는 "왜 화가 난건데? 왜 그래?" 따위의 2차 공격으로 상대를 초토화시킨다.

이런 경우, 가장 좋은 해결책은 '단도직입'이다. '나 열 받았다'라는 것을 침묵이나 삐침으로 표현하지 말고 왜 열 받았는지를 설명해 주는 것이 좋다. 늘 강조하듯 전화로 시시콜콜한 얘기나 하는 게 아니라 이런 '대화'를 나눠야 한다는 말이다. 이렇게까지 노력을 해도 "그만 좀 해." 와 같이 못견딤의 비명을 지르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이때에는 객관적으로 자신을 돌아보자. 매번 잔소리만 하지는 않는지, 상대의 약점을 잡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진 않는지, 무의식적으로 상대를 무시하고 있진 않은지 살펴보는 것이다. 그게 아닌데 대화의 진행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미안하지만, 한 발짝도 양보하지 않는 사이에게 남는 건 이별뿐이다.


2. 욕을 하거나 폭력을 쓰는 남자친구


이 부분에 대해서 글을 쓴다는 것이 좀 웃기긴 하지만, 생각보다 '매맞는 여자'나 '욕 먹는 여자'가 꽤 많다. 누가봐도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대우를 받으면서 '연인'이라는 이름 때문에 묶여있는 것이다. 얼마 전 맥도널드에서 여자친구에게 "됐으니가 좀 꺼지라고. 가라고. xx" 이라는 얘기를 아무렇지 않게 하는 커플을 봤는데, 욕 먹던 여자는 삐져서 나가는 척 하더니 다시 돌아와서 남자친구의 화를 풀기 급급해하는 모습이었다.

솔로부대탈출매뉴얼에서 다뤘던 [남자친구에게 맞는 여자, 왜 못헤어질까?]라는 글에서 다뤘던 내용처럼, 도시락 싸들고 다니면서 그 팬더가 된 친구(응?)를 말려도 남자친구의 사과에 다시 찾아가선 또 맞아 두 눈이 모두 팬더가 된단 얘기다. "사람이란 누구나 변할 수 있다." 라는 얘기에는 나도 전적으로 공감하지만, 비슷한 무게를 가진 다른 말 "한 번 넘은 선은 또 넘기 쉽다." 라는 것도 생각해야 할 것이다. 욕이나 폭력을 한 번 묵인하고 '좋아지겠지'라고 생각하면, 당신도 팬더가 될 위험이 있다. 아무리 사랑스럽고 내 모든 걸 다 주어도 아깝지 않은 남자를 만났더라도, 확실히 할 건 해야 한다. 애초에 싹을 자르란 말이다.


3.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남자친구


노멀로그 오늘자 발행글 [여자들이 궁금해하는 남자의 진실 다섯가지]에서도 말했지만, '여자친구'를 '봉'으로 생각하거나, 소원을 말하라고 노랠 부르는 '소녀시대'로 생각하는 남자들이 있다. 나에게 온 메일 중, 독실한 기독교 집안이라 외박은 생각도 못하고 '혼전순결'을 지키려는 여자분의 사연이 있었다. 남자친구의 연락이 뜸해지고, 만남도 줄어들고, 사랑이 점점 식는 것이 눈에 보이자 여자는 그 까닭을 물었고, 남자는 "니가 절대 안 된다고 해서 점점 싫어지고 있어." 라는 얘기를 했다.

서로 맞춰가야 한다는 의견도 있고, 여자의 뜻을 존중해 줘야 한다는 의견, 남자의 본능에 대한 배려는 하나도 없지 않느냐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 그렇기에 딱 잘라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충분한 대화를 통해 합의점을 찾는 것이 좋다." 라고 적어야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내 여동생에게 저런 이야기를 하는 남자녀석이 있다면, 찾아가서 지옥을 보여주고 싶다. 자신의 욕구 때문에 사랑하는 마음을 인질로 잡아 협박하는 것, 입 속에 이가 몇개 있는지 다시 확인시켜 주고 싶을 정도다.



사랑에는 희생이 필요하다지만, 위에서 말한 종류의 희생은 아닐 것이다. 더군다나 사랑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둘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방적인 희생은 '사랑'이라 부를 수 없다. 나는 이 허물들을 애써 감추며 '커플'이라는 이름으로 있느니, 차라리 사랑을 꿈꾸는 '솔로'가 낫다고 생각한다. 당장 헤어지란 얘기는 아니지만, 조율이 불가능한 피아노는 집에서 자리만 차지할 뿐임을 얘기하고 싶다. 피아노라는 장식이라도 있어야 마음이 놓인다면 할 말 없지만, 아름다운 음악을 위한 피아노가 아닌 짐이 되는 피아노는 이제 그만 밖에 내다둬도 좋을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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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미누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2010/01/07 12:08

    조율이 불가능한 피아노란 표현이 참 적절하군요.
    ..음.. 난 피아노 연주를 잘 못해서.. -,..-

  2. 2010/01/07 13:32

    음... 죄다 헤어지는것에 백만표 투표 합니다..-_-
    남자로써도.. 저런남자 영 아니올시다에용...

  3. 2010/01/07 14:56

    조율이 불가능한 피아노는 자리만 차지한다...음...
    100% 공감되는 명언입니다.

  4. 2010/01/07 18:12

    헐 간만에 순위권이닷 ㅋㅋㅋㅋㅋ

  5. 2010/01/07 22:00

    무한님 글 항상 잘 읽고있어요. 공감가는 내용도 많고 유익한 내용도 많아서 시간가는줄 모르고 매일 읽게 되네요. 특히 이번편...사랑이란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희생이 아니죠. win-win 전략을 펼치는게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군요.나도 님도 소중하니까요.^^

  6. 2010/01/07 22:27

    만남도 헤어짐도 참 쉽지 않다는..
    그래서 끝없이 실수 하지 않고, 상대방에게 상처주지 않기 위해
    내가 그러한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서 더 연애 공부를 해야 하는 것 같아요..
    피아노.. 장식품이 되어버린 피아노가 시골 집에 있는데..
    뜨끔하네요.. 손대본지 억만년은 된 듯...

  7. 2010/01/07 22:47

    요새 피아노를 배우고 있는데
    짐이 되는 피아노라니 뜨끔 ㅋ
    그런 얘기는 아니겠지만요
    아...
    그냥... 참.. 세상엔 별사람 다 있네요 ㅎ

  8. 2010/01/07 23:30

    이건 굳이 군화곰신이 아니라 일반 커플한테도 포함되는 얘기엔듯해요
    특히 1번 격하게 공감하구 갑니다
    무한님이 걍 진리신듯

  9. 2010/01/08 01:55

    무한님 글은 표현력(비유법?)이 너무 좋아서 읽으면서 막 끄덕끄덕- 하게되네요,ㅎ
    매맞는 여친이 아님에도 불구하고..ㅅ-; ㅎㅎ 저는 남자친구가 아니라 제가 막말이 문제라..
    음; 그렇네요,ㅎ 상처받아도 되는 관계라는건 결코 없는데, 많이 반성하고 갑니다ㅜㅎ
    추운데 감기조심하시고 ! 앞으로도 은혜로운글 부탁드려요~ㅎㅎ

  10. 2010/01/08 08:42

    상처가 되는 말이나 욕설도 엄연한 언어'폭력'이라고 봐요.
    그런만큼 남자도,여자도 서로 조심해야 할 거 같고요.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놈은 아직 인간이 덜 된 거예요.

  11. 2010/01/08 10:05

    언어로 하는 폭력도 무서운 폭력이죠..
    이건 아니라고봅니다.

  12. 2010/01/08 10:21

    비밀댓글입니다

  13. 2010/01/08 11:50

    폭력남은 좋게 봐 줄 필요가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넘은 맞아봐야 자기 잘못을 아는데...

  14. 2010/01/08 13:12

    조율해 보고자 충분히 노력했는데도 개선의 여지가 안 보인다면
    "차라리 사랑을 꿈꾸는 '솔로'가 낫다"고 저도 생각합니다.

  15. 2010/01/08 15:13

    지옥을 보여주고 싶다.. 격하지만 매우 공감갑니다.

  16. 2010/01/08 15:13

    지옥을 보여주고 싶다.. 격하지만 매우 공감갑니다.

  17. 2010/01/08 16:57

    조율이 불가능한 피아노는 집에서 자리만 차지할 뿐임.. 이거 진짜 명언이네요
    ..
    근데 저두 조율도 안 하는 피아노 내다 팔구싶은데
    부모님이 나중에 필요할거라며 절대 안 된대요.
    몇 푼이라도 받을 수 있을 때 파는게 좋을텐데..

    • 2010/01/11 09:31

      나중에 필요하다 나중에 필요하다 그러다가..
      정말 ㅡㅡ; 그냥 파는게 아니라 버리는 수가 있을 수도 있어요~!

  18. 2010/01/08 21:21

    이왕이면 좀 편안하고 따뜻한 남자랑 사귀는게 좋을 듯..^^

  19. 2010/08/22 19:41

    정말 공감하는글입니다,예쩐에는 남친에게맞고 살아서 그런지 맞고 혼나고 욕먹는거에 익숙해진 노예로 살았거든요 ㅠㅠ 예전에 폭력을 당해서 제 자신이 지옥을 맛봤네요. 돈까지 뜯기고...군대에있는 놈 생일이라고 돈뜯기고 ㅜㅠㅠ아무튼 진짜 그때 헤어졌어야헸어요ㅜㅜ

  20. 2010/09/07 02:55

    남녀의 만남과 이별은 정해져있는 운의영향때문에 헤어지거나 결혼하기도 합니다
    한번 읽어보시지요 http://blog.daum.net/young992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