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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하軍/현장취재 365

육군의 항공부대 항공작전사령부를 가다!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육군 항공작전사령부(이하 항작사)에서 '유용원의 군사세계'(이하 비밀) 회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CH-47 치누크 탑승행사를 다녀왔습니다.

부대 관계자로부터 간단한 부대 소개와 주의사항을 안내받고 영내로 진입하여 잘 정돈된 부대시설을 지나치면서 마치 오래전에 제가 근무했던 부대로 다시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사령부 건물 앞에 도착하니 키 리졸브 훈련으로 매우 바쁜 상황 중인데도 불구하고 사령관님을 비롯한 많은 관계자분들이 맞이하러 나와 계셨습니다. 일렬로 도열해 계신 그분들과 일일이 인사와 악수를 나누면서 모두 밝게 웃으며 반갑게 인사를 건네주시는 모습에서 무척 좋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위 사진) 항작사 관계자와 유용원의 군사세계 회원들이 강당에 모여있다.

회의실에서는 먼저 부대 관계자분으로부터 당일 일정에 대해 안내를 받고 항작사 소개 영상물을 시청했습니다. 항작사의 역사와 발전 과정, 군종 특성 및 운용 항공기 소개, 앞으로의 발전 방향에 대한 내용 등으로 이루어졌으며 군사 지식이 없는 일반인들뿐만 아니라 상당한 수준의 군사 지식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항작사는 이렇게 국가 방위에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라는 것을 잘 알려주는 내용이었습니다.

다음으로 비밀 회원들의 방문에 맞추어 특별히 육군본부에서 나오신 분이 육군의 항공전력 계획에 대하여 설명하는 순서가 있었습니다. 현대의 지상전에서 헬기 세력의 중요성이 날로 커져가고 있다는 점과 항작사 보유 헬기는 크게 UH-1H, CH-47D 등의 수송헬기와 500MD, AH-1S 등의 공격헬기, BO-105등의 정찰헬기 등으로 구분한다는 내용으로 시작했습니다. 이 브리핑의 핵심은 500MD, UH-1H 등 상당수의 보유 기체가 도입시기가 수명 연한인 30년에 육박하여 이로 인해 성능의 저하 및 잦은 수리소요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들 기체의 도태와 현재 개발 중인 KUH(한국형 기동헬기) 및 KAH(한국형 공격 헬기)의 배치 시기에 적지 않은 공백이 발생하여 전력유지에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것이 예상되므로 이를 조기에 해소하기 위해 현재 시제기가 조립 중인 KUH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특히 아직 초기개념 연구단계인 KAH의 개발 및 배치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므로 그 기간 동안의 500MD 및 AH-1S 코브라의 구형화, 노후화로 인한 공격헬기 세력의 감소와 도태로 인한 전력 공백을 커버하기 위한 계획으로 일정 수량의 아파치급 대형 공격 헬기를 외국으로부터 도입하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도표와 수치를 통해 제시된 내용은 이 글을 통해 자세히 밝힐 수 없으나 이러한 내용을 통해 육군 당국이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항공작전 세력의 세대교체와 전력증강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세우고 신중하고도 착실하게 준비해 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위 사진) 항작사 관계자가 장비를 소개하기위해 헬기앞에 서있다.

항공전력 필요성 소개가 끝나고 비밀 회원들이 가지고 간 위문품을 증정하는 자리를 가진 후 사령부 건물에서 나와서 버스를 타고 항작사에서 운용 중인 항공기들이 주기되어 있는 활주로로 이동했습니다.

넓은 활주로에는 500MD, AH-1S 코브라, UH-1H 휴이, UH-60P 블랙호크, CH-47D 치누크 등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여기에는 BO-105가 전시되어 있지 않았는데 아마도 보유하고 있는 대수가 많지 않아서 정비중인 기체를 제외하고 키 리졸브 훈련에 모두 동원되었기 때문에 전시되지 않은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만 현장 관계자들로부터 정확한 이유에 대해서 전해 듣지는 못했습니다.

각 기체 앞에는 해당 기종의 제원과 성능 수치, 간략한 해설 등이 표시된 패널을 비치해 놓았고 그 기체의 조종사와 승무원들이 기다리고 있다가 회원들이 인솔에 따라 기체별로 관람을 할 때 친절하게 설명을 해 주었습니다.

몇몇의 회원들이 기체의 성능이나 장비 등에 대해 조종사가 설명해 준 내용 외의 질문을 던졌고 조종사는 여기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 주면서 서로 의견을 주고받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전시된 기체의 관람을 마치고 부대에서 제공한 점심 식사를 위해 버스를 타고 부대 회관으로 이동했습니다. 제공된 메뉴는 군부대 아니랄까봐 부대찌개(!)가 나왔습니다. 식사 후 경험하게 될 치누크 헬기 탑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뜬 회원들에게 담당관의 센스가 느껴지는 매우 푸짐하고 맛있는 식사였고 이어서 나온 과일 디저트도 무척 먹음직스러웠습니다. 



(위 사진) 시누크헬기가 이륙대기를 하고 있다. 


(위 사진) 시누크헬기가 이륙대기를 하고 있고 승무원 3명이 이륙준비를 하고 있다. 


(위 사진) 유용원의 군사세계 회원들이 시누크헬기에 탑승하기 위해 2줄로 이동하고 있다. 


(위 사진) 유용원의 군사세계 회원들이 시누크헬기에 차례로 탑승하고 있다. 


(위 사진) 시누크 헬기가 이륙하고 있다.

점심식사 시간을 마치고 드디어 치누크 헬기를 탑승하기 위해 아까의 활주로로 다시 이동했습니다. 활주로에는 회원들을 태우고 비행할 치누크 두 대가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활주로 입구 대기소 건물에서 1호기, 2호기에 탑승할 인원들을 두 줄로 나누어 세우고 탑승 전 안전교육을 실시했습니다. 안전벨트를 반드시 매고 있어야 하며 비행간 자리에서 일어나거나 이동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았고 기체 내에서의 기념사진 촬영은 허용되었습니다.

저는 동생 일행과 함께 1호기에 탑승했습니다. 헬기로 다가가는데 회전하는 로터에서 발생하는 하방풍이 무척 강해서 쓰고 있던 모자가 날려가지 않도록 손으로 부여잡고 램프를 올라갔습니다. 드디어 이륙 순간이 다가오면서 공회전을 하던 로터의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엔진소리가 점점 커지면서 그와 비례하여 진동도 심해졌습니다. 기체가 이륙하는 순간 몸이 엘리베이터를 탄 것처럼 살짝 눌리는 듯하다가 바로 사뿐히 뜨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 고정익 항공기를 타고 이륙할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평소에는 경험하기 힘든 헬리콥터 탑승 기회여서인지 기내에서는 남는 것은 사진뿐이라고, 탑승한 회원들 대부분이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분주히 담는 모습이었습니다. 


(위 사진) 유용원의 군사세계 회원들이 헬기에 탑승해서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위 사진) 유용원의 군사세계 회원중 한 명이 두 자녀와 함께 촬영을 하고 있다.

소음으로부터 귀를 보호하고자 헤드셋을 착용했지만 익숙하지 않은 소음이 끊이지 않고 온몸을 덮치는 데 처음에는 정신이 멍해짐을 느꼈습니다. 게다가 처음 타보는 헬기이기도 해서 내릴 때 까지 긴장 반, 흥분 반의 상태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도 함께 탑승한 어린 친구들은 비행 중반부터 서로 어깨를 기대고 골아 떨어진 모습이었습니다!

창밖으로 아래쪽을 향해 사진을 촬영하는 것을 자제하도록 사전에 교육을 받았으므로 그냥 내다보기만 했는데 기내에서 바라본 외부 풍경은 땅위를 달릴 때와는 다른 풍경이 펼쳐져서 매우 인상적이었고 아홉시 뉴스 등에서 간혹 보여주는 헬기에서의 촬영 영상과 흡사한 광경이었습니다.

골짜기를 따라 비행할 때에는 산봉우리와 비슷한 고도로 비행을 하는데 지형을 따라 방향을 틀 때마다 기체가 살짝 기울어지면서 몸이 이리저리 쏠리는 느낌에 헬기를 타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예를 들어 갑자기 고도가 뚝 떨어지거나 급회전으로 인해 큰 각도로 기울어지는 등 항공기 탑승 시 간혹 발생하는 간담이 서늘해질 만한 기동을 경험하게 되지 않을까 한편으론 기대도 해봤습니다만 저의 바램이었을 뿐이고, 아마도 그런 기동을 했더라면 저를 비롯한 탑승한 회원님들은 멀미를 심하게 했던지, 흥분해서 꽥꽥 소리를 지르는 등 난리를 쳤을 것 같습니다. 조종사분들께서는 어디까지나 민간인을 태우고 있었기 때문에 탑승원들에 대한 배려로 전술 기동으로 불리는 포복비행이나 회피기동 등의 급격한 기동은 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비행하는 동안 제가 탑승한 1호기에서는 동체 후방의 반쯤 열린 램프를 통해 배기로 인한 아지랑이 사이로 뒤에서 따라오는 2호기를 볼 수 있었습니다. 선도기인 1호기의 자세와 고도에 따라 뒤따라오는 2호기가 오락가락 시야에 출몰하는 것이 볼 만했고, 마치 열차 객차 안에 앉아서 연결통로 너머로 심하게 흔들리는 다른 객실 안을 넘어다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헬기 안에 앞뒤로 배치된 승무원들은 비행하는 동안 내내 기체를 위험하게 하는 요소는 없는지 외부를 주시하며 점검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렇게 약 30분가량을 꼼짝 않고 앉아서 비행하고 있으려니까 가벼운 멀미가 느껴졌는데 대부분의 회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연신 하품을 하시거나 두 눈을 지그시 감고 다소곳이 앉아 계시는 등 안색과 속이 썩 편하지는 않아 보였고 약 10분여를 더 비행한 후 착륙을 위해 하강을 할 때 비로소 안색이 밝아지는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위 사진) 유용원의 군사세계 회원들이 헬기 탑승체험을 마치고 헬기에서 내리고 있다.

헬기가 출발한 바로 그 자리에 착륙한 직후 헬기에서 내리면서 안전한 비행을 위해 수고해 주신 승무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집합 장소로 돌아왔습니다.

이후 훈련 참가를 위해 자리를 비우신 사령관님과 참모들을 제외하고 배웅을 나오신 부대 관계자분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고 대기하고 있던 버스에 올라타서 부대를 나왔습니다.

돌아오는 버스 안은 치누크 헬기 탑승의 긴장과 흥분이 채 가시지 않은 듯 여전히 상기된 얼굴들이 많았지만 아침에 항작사로 향할 때의 들뜨고 왁자지껄한 상황과는 달리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였습니다.

오후 4시가 조금 넘어서 오전에 출발했던 장소로 다시 되돌아온 회원들은 일부가 근처 음식점에 모여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식사를 나누며 이야기꽃을 피우는 뒤풀이 모임을 가졌습니다.

본 행사에 참가한 것으로 말미암아 그전까지 육군의 헬기부대 정도로만 피상적으로 이해하고 있었던 항작사가 육군 항공 전력의 중추로서 현재는 물론 앞으로의 미래 안보환경에서 전략 및 전술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세력이라는 사실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었으며, 군사 마니아의 입장에서 현재 추진중인 한국형 기동헬기와 공격헬기 도입 사업이 계획대로 차질없이 잘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해졌습니다. 또한 평소에는 민간인 신분으로 타 볼 수 없는 치누크 헬기를 탑승하여 비행하는 멋진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것이 앞으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입니다. 



(위 사진) 항작사 관계자와 유용원의 군사세계 회원들이 기념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의 행사를 마련해 주신 조선일보 유용원 기자님과 키 리졸브 훈련기간 중임에도 불구하고 귀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베풀어 주신 육군 항공작전사령부 사령관님 이하 부대 관계자 여러분, 육군본부 관계자 여러분께 이 지면을 통해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