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이 아름다운 어느 가을날, 항공작전사령부 예하 헬리콥터들이 경기도 상공을 비행하고 있었다. 이틀에 걸쳐 CH-47과 UH-60의 승무원들이 비승사격장에서 기관총 사격훈련이 있기 때문이었다.
헬리콥터의 안전운항을 위해 늘 긴장하는 승무원들이지만 오늘은 자신이 직접 화기를 다루는 사격훈련이라 더 긴장되어 보였다.
이번 사격훈련은 항공기 승무원들의 기관총 사격과 플레어 사격....
비승사격장에 도착하자마자 승무원들은 사격장 안전수칙을 숙지하고 항공기에 M-60 기관총을 장착했다.
M-60 기관총과 실탄, 그리고 돌아가며 사격할 승무원에 촬영팀까지 가득 싣고 이륙한 헬기 안은 무척 분주했다.
그나마 CH-47은 기내가 넓어 여유가 있었지만 기내가 좁은 UH-60에서는 서로 포옹하듯 붙잡고 이동해야 될 정도로 좁게 느껴졌다.
헬리콥터 로터의 소음이 너무 크기 때문에 헤드셋까지 했으니 기관총 소음이 잘 안 들리겠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CH-47 램프에서 기관총 사격을 시작하니 터널에서 울리는 소음처럼 CH-47 기내에 반사된 파열음이 뒷머리를 치듯이 크게 울렸다. 사격은 정지간 사격과 이동간 사격, 그리고 플레어 발사가 이틀간 하루 종일 이어졌다.
안전상의 문제와 주유 문제로 몇 명의 승무원이 사격하고 나면 실탄을 받으러 착륙했다가 또 다른 승무원을 태우고 이륙하는 식이었기 때문에 이착륙하는 헬리콥터가 끊이질 않아 계류장은 말 그대로 바람 잘 날, 아니 바람 잘 시간이 없었다.
이틀 내내 로터와 총성의 소음 속에서 실탄사격이라는 긴장감과 싸우던 승무원들은 훈련을 무사히 마치고 긴장이 풀려서인지 부대로 복귀하는 헬리콥터에서 그 시끄러운 로터소리와 진동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모두 잠이 들었고 한 부사관은 일병에게 어깨를 내주었다.
전날 사격이 끝나고 부대로 돌아오는 길에 하늘에 떠있던 무지개와 우리나라의 산천을 평화롭게 굽어 감상할 수 있었던건 이들의 숨은 노고가 있었기 때문이리라.
제공 : 육군본부(www.army.mil.kr)
글/사진: 김상훈 KISH 강원대학교 시각멀티미디어디자인학과 교수 (www.kishk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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