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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간 남자친구에게 말하지 말아야 할 불만들

연애를 하며 한 쪽만 노력해야 하는 일이 어디있겠는가. 제목을 '남자친구에게 말하지 말아야 할 불만들'이라고 적어놓은 까닭은, 이 매뉴얼이 현재 연애중인 커플부대 여성대원들을 위한 것이며, 그 중에서도 남자친구를 군대에 보낸 곰신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연애를 하며 할 말, 못 할 말, 하지 말아야 할 말, 해야 하는 말, 안 해도 되는 말, 참 많은 말을 통해 둘의 관계를 구축하는데 그 중 해봐야 둘의 관계에 도움이 안되고 상황을 점점 악화시키기만 하는 말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불만'이다.

평화로운 분위기에, 어떤 얘기를 꺼내도 조율이 가능한 시기에 불만을 꺼내 놓는다면 서로 맞춰가기로 약속할 수도 있겠으나 대부분 '불만'이 튀어 나오는 순간은 감정이 격해지거나 거친 말이 나오기 일보 직전인 순간이다. 이처럼 위험한 '불만'에 대해, 어떻게 해야 효과적으로 전할 수 있는 지, 말하지 말아야 할 불만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 지, 그리고 말로 표현하지 않더라도 상대에게 전달되는 분위기는 어떻게 작용하는 지 함께 살펴보자.


1. 넌 이게 사소한 일이야?


남자의 입장에선 읽기만 해도 숨이 턱, 막히는 멘트다. 마치 아무 준비도 하지 않고 있는데 누군가 에베레스트 중간까지 끌고 올라가, 이젠 올라가기도 벅차고 내려가기도 벅찬 갑갑한 상황에 처한 듯 하다.

남녀의 차이라기 보다는 사람의 차이라고 하는 편이 더 맞는 말이지만, 철저한 계획으로 꼼꼼하게 일을 처리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일단 저지르고 나중에 어떻게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지내는 사람이 있다. 내 주변의 통계를 살펴보면, 대부분 여자쪽이 전자였고 남자쪽이 후자였다.

곰신과 군화 사이에서 이런 일은 '휴가' 때문에 많이 벌어진다. 휴가 계획 전에는 휴가 나와서 함께 다니거나 할 일들을 전화나 편지로 약속했지만, 막상 휴가 나온 남친은 피곤하다며 누우려고 하고, 약속했던 것들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신기한 것은, 이런 증상(응?)은 결혼한 부부들이 보내는 사연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주말이 되면 어디 나가서 콧바람이라도 쐬고 싶은 부인과 달리, TV앞에 누워 꼼짝하지 않는 남편의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다. 일주일 전, "숙희네 부부는 주말농장 한다는데 우리도 하면 안돼?" 라는 부인의 말에 남편은 "그래, 뭐, 하면 되지."라고 대답했지만, 막상 일주일이 지나 부인이 말하자 남편은 "그거 거기까지 가서 그러느니 차라리 사먹는 게 싸." 같은 대답만 할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말을 말든가."라는 부인의 말이 나오고, "겨우 주말농장 가지고 또 왜 그래?"라는 남편의 대답, 이어 "이게 사소한 일이야? 됐어. 만날 이런식이지."라는 부인의 멘트. 이후의 상황은 남편이 주말농장에 가자고 하든, 안 가고 그대로 있든 둘 다 좋지 않다는 것을 잘 알 거라 생각한다.

위와 같은 문제로 잦은 갈등을 겪는 커플이 있다면, 그 상황만을 반복해서 이야기 하거나 문제의 중요도를 따지기 전에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상대에게 전달하길 권한다. 약속을 지키지 않아서 실망했다는 것을 전달하는 것이다. 감정만을 내세워 긍정의 행동을 얻어내봐야 이미 끓어 오른 화는 금방식지 않을 것이며, 무슨 일을 함께 하든 형식적인 일이 될 수 있다. 부정의 결과를 얻어 그냥 삭히거나 참게 되면 약속을 어기는 것에 대해서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될 위험이 있고 말이다.


2. 불평한 적도 없는 데, 왜 그럴까?


불만을 차라리 말로 표현하는 것은 그나마 나은 일이다. 대화를 하든 싸움을 하든 더 이어나갈 구실이 있으니 말이다. 말로는 괜찮다고 하지만, 행동과 표정, 분위기로 불만을 표현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게 더욱 '최악의 결과'를 만들어 낸다.

상대적으로 실수를 한 쪽은 그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받기 위해 다급해진다. 연애가 뿌리채 흔들릴 정도의 실수가 아니라면, '화난 상태'를 그만 유지하길 권한다. 남자들이 뽑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가 여자의 "오빤 내가 왜 화났는 지 몰라?" 라는 말이다. 정말 왜 화났는 지 모르는 남자사람이 70%정도 되며, 화난 이유를 아는 나머지 30%중 90%는 그 해결책을 알지 못한다. 

어려운 문제를 대할 때, 누구나 처음은 어떻게든 답을 찾으려고 애쓸 것이다. 그렇게 노력해도 풀리지 않으면 답을 알고 있을 만한 사람에게 물어서라도 답을 구하려 할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풀리지 않고 계속해서 어려운 문제가 나오면 어떻게 할까? 그 문제를 손에서 놔 버리는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다.

실제로 "그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어요."라는 이별한 곰신들의 사연에는 이처럼 상대의 잘못을 확실히 반성하도록 만들 생각에 차가운 모습을 보였다가 이별까지 맞게 된 경우가 많다. 왜 그럴까? 남자의 입장에서 그 상황을 설명하자면, 자신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앞에 놓고 답답한 마음을 가지는 것이 지속되거나, 계속해서 풀 수 없는 문제들이 찾아오면 '부담'으로 바뀌는 것이다. 행복하고 즐거운 연애를 원했지만, 실상은 어렵고 복잡한 것 투성이라는 생각. 남자가 잘못을 해서 '화낼 구실'을 만들었다고 해도, 이 시기엔 그것이 중요하지 않게 생각된다. 어서 이 '부담'에서 해결되고 싶을 뿐이다.

화가 난 상황이라는 것을 모든 표현방법을 동원해 알려야 할 때는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갈등이 일어날 때 마다 마음의 문 걸어 닫고는 '출입금지'라고 써붙인다면, 노크하던 이도 지쳐 등을 보인다는 얘기다. 헤어지자고 습관처럼 말하면 결국 무뎌져 헤어질 수 있는 것 처럼, 불만을 온 몸으로 보이는 것도 자주 사용하지 말자.


남자친구에게 말하지 말아야 할 불만에 대해서는 이 두 가지만 잘 기억하면 된다. 쉽지 않은가? 이 외에 다른 문제들로 인해 갈등이 생긴다는 커플도 있겠지만 그건 한 쪽에서 일방적으로 '이해'를 요구해서 발생하는 문제거나, 이제껏 다르게 살아온 두 사람이 만나 겪게 되는 필연적인 문제들이다. 서로 표현이 다른 부분이나, 같은 말을 하더라도 다르게 이해할 수 있는 부분 말이다. 먹고 마시는 연애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면, 그런 부분을 다듬어가며 둘 사이는 더욱 단단해 질 것이다.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나 더 이야기 하자면, 남자는 '멀티 플레이'에 약하다. 한 가지 일을 하며 다른 일을 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버스를 탈 때 여자의 경우는 버스에 올라 타 교통카드를 찍는 것이 가능하지만, 많은 남자들이 버스가 오면 일단 전화를 끊으려 한단 얘기다. 커플부대원들이 보낸 애로사항 중, TV를 보며 밥먹지 말라고 얘기해도, 알았다고 답하곤 계속 TV만 보며 밥을 먹는 남자친구의 이야기가 나오는 것 처럼 말이다. 그럴 땐 '얘가 내 말을 가볍게 생각해서 건성으로 받아들이는구나.'라고 생각하며 또 '출입금지' 팻말을 찾지 말고, 간편하게 TV리모컨을 잡아 전원을 끄면 된다. 참 쉽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