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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간 남친이 '다른여자'와 연락한다면?

곰신들이 보내는 메일 중, 군대간 남친의 '미니홈피''메일'을 들여다보곤 패닉상태에 빠졌다는 사연이 있다. 사귀는 사람과 '비밀번호'를 공유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지난 매뉴얼 [사생활, 남자친구와 어디까지 공유해아 할까?]에서 살펴본 적 있으니 참고하길 바라며, 오늘은 "군대간 남친이 '다른여자'와 연락한다면?"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해 보자.


1. 어느 선 까지 허용할 것인가?


자신의 남자친구가 다른 여자와 연락을 하는 것에 대해, 그것이 순수한 목적이라 해도 너그럽게 받아들일 사람은 많지 않을리라 생각한다. 어느 선까지 허용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개인차가 존재하겠지만, 많은 사람들과 함께 만나는 자리가 아닌 이상 분명 애로사항이 꽃피기 시작할 것이다. 아래의 사연을 보자. 

남친이 휴가를 나와서는.. 고등학교 동창을 만난다고 하더군요. 
전 당연히 남자일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알았다고 했는데 
당일 남친에게 전화를 했더니.. 대답도 제대로 못하고 
뭔가 분위기가 이상한 거예요.. 나중에 계속 물어보니까.. 
동창이 여자라고.. 동창 만난다고 말하지 않았냐고.. 
안 물어본 저도 잘못이 있겠지만.. 휴가 나와서.. 
친구들 만나는 시간도 가지라고.. 전 보고 싶어도 참았는데.. 
그 시간에 다른 여자랑 얘기했다니까 너무 화가 나네요.. 
저보고 이런 건 이해해 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하는데.. 
뭔가 이해해야 할 것 같으면서도 실망스럽고 짜증나고.. 그래요..


오랜만에 동창을 만난다는 데 이해해 주지 못하면 속좁은 사람 되는 것 같고, 그렇다고 아무 문제 없는 듯 넘어가 버리기엔 마음이 울퉁불퉁 해 지고,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다. 

이 상황에서는 확실히 '선'을 긋기 바란다. 동창회에서 다 같이 모이는 자리가 아니라 일대일로 만나는 거라면 기분이 나쁘다는 것을 분명히 전달하란 얘기다. 단, 몰아 붙이는 것이 아니라 차분하게 자신의 심정을 그대로 전달해야 한다. 감정을 최대한 자제하고 자신의 마음이 이렇다는 것을 설명해 주는 것이다. 사랑하는 남친이라면 그 마음을 이해하고 당신과 함께 해결책을 찾을 것이다. 


2. '너도 만나든가.'라는 남친
 

위의 상황에서 대화를 나누다 보면 "그럼 너도 나처럼 만나. 난 아무렇지 않다니까?"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러면 또 문제가 심각해 지는 거다. 여러 커플들의 사연을 받다보면 '방목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뭘 하든 다 마음대로 해도 좋다며 여자친구를 방목하고, 자신도 '구속'당하지 않으려 하는 남자 유형이다. 

보통 이런 경우는 180일을 넘기지 못하고 헤어지기 마련이지만, "정말 사랑하고 믿는사이라면 연락이나 만남보다 믿음이 훨씬 중요하다."라는 궤변에 넘어가 둘의 관계를 놓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남친이 있다면, 남친과 똑같은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남을 아프게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하는 행동이 남에게 얼마나 아픈 일인가를 생각하지 못한다. "손가락에 가시 박힌 것 같고 뭘 그리 호들갑이냐."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손가락에 가시 박혀본 적 없는 사람이란 얘기다. 

대화를 통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면, 똑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 밖에는 남지 않는다. 스스로 아픈 것을 느끼면 나중에서야 "난 단지 너를 시험해 본 것 뿐이야." 같은 김밥 옆구리 터지는 소리를 늘어 놓겠지만, 그 때에는 "연애는 실험이 아니야. 네가 실험이라고 얘기하면 그건 네 마음대로 상황을 만들고 날 가지고 논 것 밖에 안 되는 거야."라고 똑똑히 말해주자. 


3. 다른 여자와도 연애 진행중?


드디어 남친이 다른 여자와 벌일 수 있는 '최악의 상황'에 접어들었다. 남친의 핸드폰, 또는 남친의 계정에서 다른 여자의 이름을 부르며 사랑한다고 말하거나, 보고 싶어서 잠이 안온다는 둥의 이야기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미니홈피를 통해 둘이 나눈 은밀한 대화들을 발견하는 경우도 있고 말이다. 

그나마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빈다면, 한 번쯤 받아주는 것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한 번 넘은 선은 다시 넘기 쉽다고 생각하지만, 정말 그가 뉘우치고 반성할 수 있으니 한 번쯤 기회를 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 상대 여자를 두둔하거나, 자신의 마음을 자신도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경우는 뒤도 돌아보지 말고 돌아서 나오길 바란다. 마음의 결정 어쩌구 하는 얘기를 다 듣고 서 있지 말고 확실히 자르란 얘기다. 시간을 달라는 그의 말을 듣고도 그 자리에 서 있는 사람이 있다면 개코원숭이와 자신이 똑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비온 뒤 땅이 굳어지고 어쩌고 저쩌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비에 다 쓸려갔다고 말해주고 싶다. 몇 년을 사귀었다고 이해할 생각인가? 몇 십년을 울며 살고 싶다면 이해해도 좋다. 


연애는 사랑만으로 할 수 있다. 둘 사이에 끌림이 있고 매력을 느낀다면 누가 먼저 고백하지 않아도 사귀게 될 것이다. 그러나 둘 사이에 '믿음'이 있지 않다면, 그 관계는 모래 위에 지은 집 처럼 얼마 지나지 않아 무너질 것이 뻔하다. 그 '믿음'은 누가 일방적으로 가지거나 요구할 수 있는 것 아니라 서로 알아가고 만나는 과정에서 상대에게 증명되는 것이고 말이다. 

맹목적인 믿음, 일방적인 희생이 아닌 단단한 관계가 될 수 있길 기원한다. 그러기 위해선 둘의 무게중심을 먼저 맞추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내가 물 주지 않아도 알아서 잘 자라는 선인장에게는 그만큼 손길이 덜 가는 것 아닌가. 참고 버티지 말고 대화로 먼저 남친에게 도움을 요청하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