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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는 장애물이 아닌 또 하나의 추억

수도기계화보병사단 의무근무대 일반지원중대 상병 나영호의 여자친구 

대학에 처음 입학해서 낯선 환경에서 힘들어하던 저에게 큰 힘이 되어주었던 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 아이와 전 서로의 어려움은 반으로 덜어주고 기쁜일은 배로 나누며 마음을 확인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007년 3월 31일 사랑을 시작했습니다. 같은학교, 같은과, 같은학번으로 만난 저희는 1년이 넘는 시간동안 만나지 못한 날을 손에 꼽을만큼 한시도 떨어져 지내본적 없이 예쁜 사랑을 나누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2008년 5월 13일..항상 저의 곁에서 저만 지켜줄꺼라던 남자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잠시 저의 곁을 떠났습니다. 전날까지도 우리가 2년이라는 시간동안 떨어져 있어야된다는 것을 실감하지 못한채 절대 오지 않길 바랬던 입대날이 되었습니다.

남자친구의 부모님께서 사정이 생기셔서 전 혼자서 남자친구를 우리가 함께지내던 곳과는 전혀 다른,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낯선 그곳에 홀로 남겨놓고 왔야만 했습니다. 그렇게 훈련소에 돌아오는 버스에서 내내 눈물만 흘려야 했던 저였습니다. 항상 절 챙겨주고 보다듬어 주던 그 아이가 없이 이제는 둘이서 하던 모든걸 저 혼자 해나가야 한다는 것도 두려웠고, 보고싶어도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어찌나 슬픈지 참 눈물도 많이 흘렸습니다. 혼자라는게 외롭고 쓸쓸했지만 힘들때면 절 생각하며 열심히 훈련받고 있을 그 사람을 생각하며 힘을 낼수 있었습니다. 누가 더 힘이든다는것은 가리기 힘들겁니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있는지도 몰랐던 지역에서 무더운 여름도 보내고, 지독하게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을 그 사람과 수많은 기념일과 심지어 생일마저도 혼자 외로이 보내고, 아파도 볼수 없는 날들을 홀로 보내며 오로지 전화에만 매달려 있는 한 사람 중 어느 누가 더 힘들다는 것은 가릴수가 없을 겁니다.

군대라는 단어와 먼 연애를 할때에는 남자가 군대를 가면 당연히 여자를 놓아주고 가는게 맞다고, 당연히 헤어지고 가야하는거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제 남자친구가 군대에 갈 나이가 되고 내가 사랑하는 한 남자가 태어나서 처음 가는 그곳에서 태어나서 처음하는 일들을 견뎌내야 한다는걸 알게 되면서 그 남자에게 힘이 되어줄 사람은 저밖에 없다는걸 알게되었습니다. 사실 주위사람들은 힘든걸 왜 사서하냐면서 저에게 면박을 주고, 얼마 못가서 헤어질거라고, 더 좋은 사람을 만날수 있으니 헤어지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들도 저같은 상황에 놓이게 된다면 절대 헤어지지 못할거라는걸 알고있습니다. 사실 남자친구가 군인이 되기전에는 길을 가다가 군복을 입은 사람을 보면 단지 군인아저씨라고만 보고 그냥 지나쳤는데, 지금은 길가다가 군복을 입은 사람을 보면 남자친구 생각부터 나고, 단지 군인아저씨가 아닌 국방의 의무를 열심히 수행중인 자랑스런 대한민국 남자로 생각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국방의 의무를 열심히 수행중인 그 남자를 아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연애 중 가장 넘기힘든 벽이라는 남자친구의 군입대를 저는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이 벽에 부딪치지 않고 아직까지도 자주 만날수는 없지만 평소 잘 하지도 않던 편지도 쓰면서 저희의 사랑의 장애물은 아무것도 없다는 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2년이란 시간동안 식어만 갈줄 알았던 저희 사랑,  이렇게 먼거리에서 자주 만날수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것은 아무런 장애물이 되지 않았습니다. 이 경험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얼마나 중요하고 꼭 필요한 존재인지를 느낄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사람의 부재가 소중함이라는 단어를 다시보게 하였고, 새삼스럽게 전화기라는 방명품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가를 알게해 주겠고, 평생동안 한번 쓸까말까한 편지들 하루에 하나씩은 쓰게 되었고, 우체부아저씨가 얼마나 훌륭한 사람인지를 알게되었습니다.

전 오늘도 열심히 국방의 의무를 수행중인 나의 남자를 위해 오늘도 이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을렵니다. 사랑한다는 말을 그렇게 가슴깊이 들어본 장소가 없었습니다. 보고싶다는 말을 그렇게 눈물나게 들어본 전화는 없었습니다. 이 시간은 그 사람을 만나고 내게 최악의 시간이 아닌 최고의 시간입니다. 그 사람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심장 가까이 느낄수 있는 시간입니다. 힘들지 모르고 시작한 것이 아니기에 처음 각오 그대로 그 사람만 바라보고, 그 사람만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이런 경험은 다시 해볼수 없는 경험입니다. 어차피 격어야하는 2년이면 저희는 슬퍼하거나 외로워하지 않고 절대 잊지못한 추억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서로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그 사람이 내곁으로 돌아올 날들 계속 다가오고 있습니다. 절대로 돌아오지 않을것 같았던 그 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절대 잊지 못할 시간들이고, 절대 평범하지 않은 날들이었습니다. 2년이라는 시간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것입니다. 그 시간동안 멋진 남자가 되어서 돌아올 나의 사랑하는 그 남자가 너무나도 자랑스럽습니다. 지금 절 이렇게 홀로 남겨둔 것에대해 그 사람을 미워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무탈없이 열심히 군복무를 해준 그 사람을 수고했다고 꼭 안아주겠습니다.

" 자랑스런 나의 남자 나영호! 요즘같이 푹푹 찌는 더운 날씨에 힘든 군생활 하고 있는 내 남자, 항상 자기 몸 아플때도 내 걱정부터 해주는 나의 남자. 지금은 군생활이 힘들다고 느껴지겠지만, 2년이 지나고 뒤돌아보면 다 추억이 될꺼야~ 2년동안 군복무 잘 마치고 나면 우리 영호는 정말 씩씩하고 듬직한 남자가 되어있겠지? 그때까지 난 여기에서 잘 기다리고 있을테니 최선을 다해 잘 마치고 돌아와요!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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