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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미연합으로 실시한 공중강습 훈련현장을 가보니....

  잔뜩 흐린 날씨와 싸늘한 겨울바람이 불던 지난 12월 8일 한미 연합 공중강습훈련이 진행되고 있는 경기도 여주군 강천리 굴암 늪을 찾았습니다. 훈련 지역에 도착하니 국도에서 멀리 떨어진 갈대밭 너머로 육군의 UH-60 블랙호크 기동헬기와 AH-1S 코브라 공격헬기의 모습이 보입니다. 이날 훈련에는 육군 7군단 예하 강습대대와 109, 601 항공대대, 주한 미군 2전투항공여단 소속 아파치 헬기 등 각종 헬기 28대와 900여명의 병력이 참가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훈련지역이 워낙 넓다보니 정작 눈에 띄는 헬기와 병력의 숫자는 얼마 되지 않습니다. 작전장교를 통해 훈련 상황을 확인하니 현재 강습대대원들이 최초 집결지 및 탑재지역을 점령한 상태라고 합니다. 즉 명령만 떨어지면 언제든 기동헬기에 탑승해 적 지역을 타격, 점령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대기하고 있는 상태라고 합니다.

위사진 : 공중강습훈련을 위해 대기 중인 한미 연합군의 헬기들

  작전장교의 설명을 듣고 난 뒤 훈련지역을 자세히 살펴보니 정말 여기저기에 휴식을 취하고 있는 병력, 경계 중인 병력, 기동헬기와 공격헬기를 점검하고 있는 병력 등 각자 자신의 위치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먹구름이 가득한 하늘과 간간히 싸락눈이 흩날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인 강습훈련이 시작됐습니다. 하늘이 흐리다고, 날씨가 춥다고 해서 전쟁이 멈추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실전과 같은 상황에서 연합작전능력을 배양하는 것이 이날 훈련의 목적인만큼 그 무엇도 이번 훈련을 중단시킬 수는 없습니다. 우리 군과 주한미군 전력이 연합군을 이뤄 실시되는 훈련인 만큼 강습지역에 대한 전술토의, 강습병력의 배치 및 탑승기 지정 등 광범위한 논의가 한미지휘관 사이에서 진행됩니다.

위사진 : 각자 지정된 헬기에 탑승하기 위해 이동 중인 장병들

  출동 명령이 떨어지자 병사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겨울잠을 자는 듯 꼼짝도 않던 기동헬기와 공격헬기들이 기지개를 켭니다. 날카로운 가스터빈 엔진의 시동음과 함께 육중한 주 회전날개가 천천히 회전을 시작합니다. 공중에서 훈련 상황 전반을 통제하기 위한 지휘헬기가 먼저 이륙해 기상상태를 점검합니다. 강습병력이 각각 지정된 기동헬기 주변에 전개해 탑승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대기하고 있습니다. 기동헬기의 주 회전날개가 빠르게 회전하자 가스터빈 엔진의 후끈한 배기가스가 훈련지역 주변에 휘몰아칩니다.

위사진 : 헬기에 시동이 걸리고 헬기 탑승을 준비 중인 장병들

  정해진 전술절차에 따라 먼저 공중에서 강습병력을 엄호하기 위한 한미 양국의 공격헬기들이 흙먼지를 일으키며 힘차게 이륙합니다. 공격헬기는 공중강습 작전을 수행함에 있어 작전 성패를 결정지을 수 있을 만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기동헬기가 가장 취약한 순간에 공격헬기는 공중에서 기동헬기의 안전을 보장하는 한편 만에 하나 있을 수도 있는 적의 기습공격을 차단하는 중요한 임무를 담당합니다. 또한 강습지역을 타격해 강습병력의 안전을 보장하고 강습전력에 대한 강력한 화력을 제공함으로써 적의 반격을 거부하는 임무를 수행합니다. 참고로 우리군의 주력 공격헬기인 AH-1 코브라는 현재 주한미군이 운용하고 있는 AH-64 아파치의 아버지뻘 되는 원조 공격헬기입니다. AH-1 코브라가 2장의 주 회전날개와 하나의 엔진을 갖추고 있는 반면 AH-64 아파치는 4장의 주 회전날개와 두 개의 엔진을 갖추고 있습니다. 우리도 하루빨리 차기 공격헬기를 도입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잠시 했습니다.

위사진 : 공중 엄호를 위해 먼저 이륙하고 있는 육군항공대의 AH-1S 코브라 공격헬기와 
           주한 미군의 AH-64D 롱보우 아파치

  병력이 순서대로 기동헬기에 탑승하고 정해진 순서에 따라 훈련지역에 넓게 산개해 있던 기동헬기들이 하나 둘씩 하늘로 힘차게 날아오릅니다. 공중강습(Airborne Assault or Air Assault)이란 말 그대로 수송기, 기동헬기 등 공중 기동 전력을 활용해 강습병력을 적진 후방 혹은 적의 배후에 전개, 승리를 보장하는 현대전술의 하나입니다. 최초 공중강습은 공수부대가 낙하산을 사용해 적진 후방에 침투하는 것이었지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헬기가 등장하면서 점차 기동헬기와 공격헬기가 동원해 병력을 투입하는 의미로 바뀌고 있습니다. 한미 연합군의 기동헬기들이 흙먼지를 일으키며 하나둘 이륙하는 모습이 장관입니다.

위사진 : 강습병력의 탑승이 완료되자 순서대로 이륙하고 있는 UH-60 블랙호크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공중강습이 베트남전쟁을 통해 처음 시작되었다고 알고 있지만 최초의 공중강습 작전은 6·25전쟁 중 UN군에 의해 처음 실시되었습니다. 물론 기동헬기를 사용한 공중강습 작전이 본격적으로 그리고 대규모로 전개된 것은 베트남전쟁이 맞습니다. 베트남전쟁을 통해 공격헬기와 기동헬기의 구분이 명확해 졌으며 다양한 형태의 공중강습 교리가 시험되고 또 완성되었습니다. 이후 보다 강력한 성능을 갖춘 공격헬기와 기동헬기가 등장함에 따라 세계 각국은 공중강습에 특화된 별도의 특임부대를 창설해 그 능력을 배양하고 있으며 공중강습작전의 중요성 역시 더욱 강조되고 있습니다. 실제 1991년 벌어진 걸프전쟁 당시 미국의 101공수사단은 별도의 지원 없이 사단이 보유한 공격헬기와 기동헬기만으로 공중강습 임무를 완수하고 뛰어난 작전능력을 과시했습니다.

위사진 : 정해진 순서에 따라 이륙하고 있는 주한 미군의 UH-60 블랙호크

  이날 훈련을 통해 한미 연합군은 연합작전 수행능력을 향상시키고 지상작전 부대와 항공지원 부대 간 협동작전 능력을 극대화하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합니다. 멀어져가는 헬기들의 뒷모습을 뒤로하고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참고로 약간의 공간만 있어도 이착륙이 가능한 기동헬기의 존재는 점차 고속화, 기동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현대 전장에서 막강한 위력을 발휘합니다. 특히 공격헬기와 기동헬기가 결합된 공중강습부대는 강력한 화력과 기동력을 바탕으로 고대전장의 중장기병과 같은 위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육군의 공중강습 전력은 기갑, 포병과 함께 3대 핵심 전력으로 평가 받고 있으며 보다 뛰어난 성능을 갖춘 공격헬기와 기동헬기의 확보를 위해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우리 육군은 차세대 기동헬기로 KUH 수리온을 개발하고 있으며 차세대 공격헬기를 확보하기 위한 획득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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