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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하軍/현장취재 365

육군 학생군사학교에서 만난 女후보생들

 

육군 학생군사학교에서 만난 후보생들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정예 초급장교는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육군 장교의 90% 이상을 배출하는 명실상부한 장교 양성의 요람으로 자리매김한 육군학생군사학교(이하 학군교)!

그곳에서 동계 기초군사훈련을 받으며 혹한기 청춘을 불사르고 있는 학군사관 후보생들을 만났습니다.

 

남자 후보생들과 똑같이 강도 높은 훈련을 받고 있는 여자 후보생들!!!

이번 글은 강인한 체력과 아름답고 올바른 인성을 갖추기 위해 땀흘리는 그녀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수은주의 눈금이 영하 6도까지 내려간 지난 7일 아침, 충북 괴산에 위치한 학군교는 대한민국 최정예 초급장교를 꿈꾸는 젊은 청춘들의 함성과 열기로 훈련장이 뜨겁습니다. 이날의 주인공들은 2주 간의 일정으로 동계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있는 전국 110개 학군단 2ㆍ3학년 학군사관 후보생들이며, 8,000여 명을 대상으로 하는 이번 훈련에서 490여 명이 여자 후보생들입니다. ^^

 

 

 

시계바늘이 08시 30분을 가리킬 무렵..

학군교 정문으로 완전군장 차림의 후보생들이 대거 등장했습니다. 무려 10시간 일정으로 40km 전술행군을 떠나는 후보생들의 긴 행렬이었습니다.

 

 

건장한 장병들도 부담감을 느낄 법한 행군!!!

하지만 이 행군의 무리 속에 애띤 모습의 여자 후보생들이 곳곳에서 눈에 띕니다. 그런데 지난 여름과 겨울, 이미 두 차례 훈련을 받은 3학년 후보생들이기 때문일까요~? 제가 잘못 본 게 아니라면 오히려 표정에서는 행군을 즐기는 듯한 여유가 느껴지는 것 같았습니다.

 

 

 

방탄헬멧에 파란색 학군단을 붙이고 있는 이들은 2학년 학군사관 후보생들입니다. 숨기고 싶어도 숨길 수 없는 긴장감이 얼굴을 타고 흐르는 건, 태어나서 처음으로 입어보고 직접 만져보는 군복과 총기 때문입니다. ^^

 

 

 

이번 훈련에서 2학년 후보생은 개인화기, 제식훈련, 전술행군 등을 실시하고, 3학년 후보생은 개인화기, 편제화기, 경계, 전술행군 등을 배우고 익히게 됩니다. 기본전투기술과 전투체력을 배양하기 위해 무척 강도 높은 훈련이 진행되는 것인데, 이곳에서도 후보생 스스로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학생주도 학습방법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세워총, 앞에총, 쉬어, 앞에총, 멜빵조정, 우로어깨걸어총, 우로어깨총, 경계총 등 8개 동작의 집총제식을 배워봅니다. 숙련된 교관의 설명을 들을 때만 해도 따라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아직 익숙하지 않아 많이 힘들어 보였습니다.

 

 

 

불과 이틀 전까지 사복을 입고 한껏 멋을 내고 싶어하던 여대생들이지만 지금은 우로 어깨걸어 총에서 앞에 총을 하기 위한 요령을 익히는 데 집중할 뿐입니다. 지금은 교본을 보며 처음 잡아보는 총에 적응하고 있지만, 앞으로 2년 동안 이들은 대학에서 전공과 병행하여 동·하계 입영훈련 및 군사학을 배우며 새롭게 태어날 겁니다.

 

 

 

그럼 이번에는 긴장감이 감도는 사격 훈련장으로 이동해 볼까요?

피융~피융~ 탕! 타탕! 탕!

한 치의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개인화기를 다루는 후보생들의 모습이 무척 진지해 보입니다. 특히 사격훈련장에서는 우리나라 여대 최초의 학군단인 숙명여대 후보생들의 활약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

 

 

현재 여성 학군단은 2010년 최초로 후보생 60명을 선발한 숙명여대와 이듬해 개설된 성신여대에서 각각 30명, 학군단이 설치된 108개 대학에서 190명을 선발해 총 250명의 여성 학군사관후보생을 선발하고 있습니다. 여군 1만명 시대를 맞이해, 특히 올해는 광주여대, 덕성여대, 동덕여대, 서울여대, 이화여대 등 5곳의 여대에서 세 번째 여대 학군단을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고 합니다.

 

 

 

평소에 군인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는 김윤아(숙명여대 2학년) 후보생은 매사에 긍정적인 생각과 성실함이 자신의 최대 강점이라고 합니다. 그녀의 이야기를 잠깐 들어보겠습니다.

군인에 대한 로망으로 사관학교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아직 군복이 어색하고 체력에 한계를 느낄 때도 있지만 며칠 전 동료들과 다함께 머리 자를 때 가졌던 각오를 떠올리며 최초의 여대 학군단인 숙명여대 출신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훈련에 임하고 있습니다. 아직 군인이 된다는 게 상상이 안되지만 선배님들이 가신 길을 따라 멋진 장교로 다시 태어나고 싶습니다!

 

 

 

 

표적지의 중앙에 몰린 구멍으로 주변을 깜짝 놀라게 만든 강수양 후보생도 숙명여대 학군단 소속입니다. 아직 여드름이 남아있는 애띤 얼굴이지만 배운대로 집중해서 한 것밖에 없다는 그녀의 털털함은 반전 매력이었습니다.

군인에 대한 관심이 스스로 학군단에 도전하게 만들었습니다. 사격은 생각보다 반동이 커서 처음에는 조금 놀랐지만, 배운대로 호흡(숨을 들여마시고 2/3 내쉬며 사격)하고 집중해서 사격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사흘째 훈련 받으며 힘든 부분도 있지만 최선을 다해 정식 학군사관 후보생으로 거듭나겠습니다!

 

 

 

 

한편, 교관의 상징인 빨간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범상치 않은 아우라를 풍기면서도 후보생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펴보며 무척 자상하게 지도하던 박진아 훈육관(중위)도 잠깐 만나보겠습니다. 그녀는 앞서 소개한 여대 최초 학군단인 숙명여대 학군단의 1기 출신이랍니다.. ^^

훈육관으로 후배들을 만나는 감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을 겁니다. 걱정도 되고, 안쓰럽기도 하고, 애틋하기도 하지만 교육과 훈육은 객관적인 시선으로 냉정하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엄마의 마음이 이런 게 아닌가 싶습니다.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도전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감사히 생각하며 최고는 누구나 될 수 있지만, 최초는 아무나 될 수 없다는 자부심으로 숙명여대 출신 ROTC로서 부끄럽지 않은 여군이 되겠습니다!

 

 

 

 

아침에 행군을 떠난 후보생들을 저수지 인근에서 다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점심식사를 할 듯 한데요...

땀에 젖은 머리를 쓸어넘기고서 시원한 물을 들이키는 것으로 15km 행군을 덤덤하게 받아들이는 여자 후보생들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얼었던 땅이 녹으면서 물기가 남아있는 노지에 털썩 앉고서는 이내 식기를 비워나가기 시작합니다. 행군 후 잠시 쉬면서 먹는 밥맛이 어떠냐는 질문에 기다렸다는 듯 '꿀맛'이라며 환하게 웃는 여자 후보생들!!!

군인이 멋있어 보여서, 할아버지가 6·25참전용사라서, 아버지가 조교로 군복무를 해서 등 다들 이유는 닮은 듯 다르지만 1년 후 대학을 졸업하고서 자랑스러운 장교로 임관하겠다는 꿈은 한결 같았습니다.

 

 

 

 

한편, 먼저 도착해 식사를 끝내고 남은 25km 행군을 앞둔 여자 후보생들의 분위기는 또 다릅니다. 건빵으로 후식을 즐기다가 카메라를 들이대자 양말 냄새를 맡는 그림(?)도 알아서 연출해 줄 정도로 여유가 넘칩니다. 퉁퉁 부은 발을 주무르고 발목에 파스를 붙인 모습이 힘들어 보이기도 하지만, 까르르르~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을 정도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습니다~ ^^

 

 

 

 

달콤한 휴식을 취한 후 학군사관 후보생들은 남은 25km 행군을 이어갔습니다. 

낯선 환경과 혹한의 추위 속에서 훈련을 받는 게 결코 쉽지 않겠지만 이들은 학교에 대한 소속감, 동기에 대한 전우애, 그리고 해냈다는 자부심으로 극복하고 있었습니다. 아니, 더 큰 미래를 위해 즐기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대학 졸업과 함께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정예 초급장교로 거듭 태어날 이들에게 아낌 없는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글/사진: 김남용 아미누리 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