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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간 남친때문에 듣는 말 베스트5

군대에 있는 가이들의 손이 슬슬 쫙쫙 갈라질 시기가 되었다. 이 글을 읽게 되는 입대준비자나 주변에 군에 간 남자사람이 있는 경우 몇 천원 짜리 핸드크림이라도 꼭 소포로 하나 넣어주길 바란다. 아직은 가을이라 괜춘하다는 이야기를 할 지 모르지만, 군대에는 여름과 겨울, 이 두가지 계절밖에 없다. 아, 아주 잠깐 그 나무의 구토물 같은 낙엽을 치우는 시기도 있다. 그쯤을 아마 '가을'이라 하지 않나 싶다.

이번 매뉴얼에서는 남친을 군대에 보낸 곰신들이 가장 많이 듣게 되는 말들을 종합해볼 생각이다. 다들 자신을 진심으로 생각해 주는 주변에서 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겠지만, 그 레파토리는 군대가 생기고나서 지금까지 변한적이 없다. 아주 조금씩만 추가되는 것 외에는 말이다.

'곰신들이 가장 많이 듣게 되는 말' 에 대한 매뉴얼을 쓸까 하는 의문이 들겠지만, 그 이야기는 5가지의 말들을 다 적은 이후 밝히도록 하겠다. 자, 그럼 출발이다.



이 말투는 차분하게 내뱉기보다는, 갑자기 수녀원에 들어가겠다는 친구에게,

"진짜 수녀가 되려고?"

라고 묻는 듯이 놀람을 섞어 '너 바보구나?' 하는 뉘앙스를 섞어서 전달되는 것이 특징이다. 곰신이 된다는 것과 수녀가 된다는 것에 종교적인 이유를 뺀다면 별 차이가 없는 건 사실이다. 아니, 오히려 자신의 남친을 종교로 삼는다는 것과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이등병 쯤엔 당연히 '응' 이라고 대답하겠지만, 남친의 연락이 줄어드는 일말상초의 시기를 겪고 있거나 겪고 난 직후에는 '글쎄..'로 대답이 바뀌기도 한다. 물론, 일부 곰신의 경우 오기로 기다리는 이상한 변형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다.



앞선 이야기보다 좀 더 구체적인 물음이다. "진짜 기다리려고?" 가 학교친구나 학원친구 등의 넓은 범위를 가지고 있다면, 이 이야기는 미니홈피 일촌정도 되어야 가능한 이야기다. 특히, 곰신이 흔들리기 가장 좋은 '일말상초'부터 쓰나미처럼 몰아치는 질문이기도 하다.

몇몇 곰신들은 이 물음이 많아지면 헤어지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오류를 범하기도 한다. 군화와 곰신 사이에 마찰이 있거나, 심한 갈등을 겪고 있을 때 이 이야기는 스스로의 효력을 증명하듯 '지금이 바로 그 때야'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게 만들기도 한다.



클럽을 자주가는 선배나 친구가 던지는 걸로 유명한 말이다. 사람마다 가치관은 다 다르지만, 이성에 대해 그저 인터넷 쇼핑하듯 생각하는 사람들이 쉽게 꺼내놓는 말이다. 달콤한 유혹이 될 수 있다. 주변에서 걔 없는 동안 즐기다가 안드로메다로 간 경우를 종종 보게된다.

이 말에 넘어간 곰신의 경우 처음엔 정말 '이번 딱 한번만' 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결국 사회남자들(응?)에게 마음을 빼앗겨 남자친구에게서 탈영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굳이 다른 이성을 만난다는 의미가 아니더라도 상대에게 소흘해지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매뉴얼을 통해 마음을 제어하라는 이야기는 많이 했지만, 무관심하라고 한 적은 없다. 마음을 제어하는 것과 무관심한 것, 둘은 완벽히 다른 것 이다.



이 얘기에 괜히 뜨끔한 곰심들도 있겠지만, 솔직히 말해주자면 군화를 거꾸로 신는 군인들의 경우 결국 자기 외에 다른 남자는 못만나기 때문에 기다린다고 생각하는 군인은 거의 없다.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상병 말호봉이 되거나 신과 동급이라는 병장이 될 경우 TV로 접하는 소녀시대 같은 여자애들을 밖에 나가면 무수히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에 거꾸로 신는 경우는 있어도 자기 밖에 남자가 없어서 기다린다고 생각하는 군인은 많지 않다는 얘기다.

물론, 자신은 정말 지극정성이라고 생각하며 한 일을 남친이 당연한듯 받아들이게 되는 경우는 있다. 하지만 그것 역시 자기 밖에 남자가 없어서 그런다고 생각한다기 보다는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은 인간의 습성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전 매뉴얼에서 군대에 갔다고 특별히 몸과 마음바쳐 남친에게 충성을(응?) 다하지는 말라는 얘길 했던 것이다.



곰신들을 벌벌 떨게 할 수 있는 말이다. 상처받고 싶은 사람은 세상에 한 명도 없는 것 처럼, 연애에 있어서 가장 큰 두려움은 결국 이별이 될 것이고, 자신이 그 통보를 하지 않으면 결국 받게 될거라는 얘기는 엄청난 공포로 다가올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면 군대를 제대해서도 잘 사귀고 있거나 결혼까지 한 커플들은 안 찼는 데도 어떻게 계속 사귀게 된 것일까? 불안은 마음속에서 만드는 것이다. '안 차면 내가 차인다고 했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다면 둘 사이에 사소한 균열이 발생하더라도 결국 댐 무너지듯 둘의 사이가 무너지고 말 것이다. 이 얘기에는 차라리 '내가 진심이라면, 남친도 진심일거야' 라고 생각하는 편이 낫다. 나중에 둘 사이에 균열이 발생한다면 그 균열을 막아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진심이다.

이 외에도 "일년 기다려 봐라, 그때도 그런 말 나오나" 라거나, "열심히 기다려봐, 뭐가 남나" 이런 말등이 있지만, 데미지가 약한 관계로(응?) 이번 베스트 선정에서는 제외했다.



이번 매뉴얼에서 곰신들이 자주 듣는 말을 꺼낸 이유는, 결국 이 이야기를 해 주는 사람의 경우 자신도 경험하지 못한 일을 쉽게 이야기 하거나, 자신에게 나쁜 경험이 있는 일을 이야기 한다는 걸 말해주기 위해서다. 비오는 날 태어난 하루살이는 지구엔 늘 비만 내리는 줄 아는 채 생을 마감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막 태어난 하루살이에게 "지구엔 언제나 비만 온단다" 라고 밖에 이야기를 할 수 없는 것이다.

군대에 간 남친을 기다리고, 그 남친이 제대한 이후 계속 사귀고 있거나 결혼까지 한 경우, 그 사람들도 곰신에게 위와 같은 말을 할까? 그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외로움에 대한 위로와 기다림에 대한 격려를 해 줄 수 있을 것이다.

긍정보다는 부정의 이야기가 갖는 힘이 더 클 수 있다. 그렇기에 사회에 있을 때보다 서로의 의사소통이 부족한 경우 누군가에게 들었던 저주(?)가 생각나게 될 것이고, 결국 그 저주대로 행동하는 커플들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사랑하고 있는 둘의 사이에는 주변의 아무 말도 끼어들지 못하게 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라 생각한다. 어려운 시기에 누군가의 조언을 받거나 충고를 들을 수는 있겠지만, 그저 저주의 말들까지 모두 가져와 혼자서 마음고생 할 필요는 없다.

사랑하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아름다운 그대들에게 타인의 저주까지 견뎌내야 하는 것이 힘이들지 모르겠지만, 마음속에 싹튼 그 사랑을 튼실하게 키워나간다면, 결국 깊은 곳 까지 뿌리를 내려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튼튼한 사랑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