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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 도발 원점을 찾아낸다 대포병 레이더

적의 도발원점을 찾아낸다

<대포병 레이더>

 

▲ 북한 포격도발 응징 1주년 포병사격 중 대포병 탐지 레이더인 아서-K 모습 (사진 육군)

 

지난 8월 18일 오후 5시 4분 휴전선 일대에서는 우리 육군의 대규모 포병사격 훈련이 실시되었다. 이는 지난해 8월 20일에 있었던 북한의 포격도발 응징 1주년을 앞두고 단호한 응징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하기 위한 훈련이었다. 이번 훈련에서 대포병 탐지 레이더인 아서-K 표적을 탐지하고, 훈련에 참가한 3개 포병대대에 신속하게 적 포병 위치를 전파했다.

훈련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한 대포병 레이더는 적 포탄의 탄도를 역추적하여 레이더 탐지거리 내에 위치한 적의 박격포와 야포, 로켓포탄의 위치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탐지하는 장비이다.

 

▲ 북한 포격도발 응징 1주년 포병사격을 위해 육군의 용사들이 신속히 이동하고 있다. (사진 육군)

 

▲ 적 포병부대의 위치를 확인한 자주포들이 신속하게 사격을 개시하고 있다. (사진 육군)

 

적 포병을 찾아라!

 

▲ 대포병 레이더가 등장하기 이전에는 포성(砲聲)과 포염(砲炎)을 관측해 적 포대를 찾아냈다. (사진 영국군)

 

화약의 발명과 함께 화포가 등장하자 뒤이어 화포를 전문으로 다루는 포병이라는 병과가 태어났다. 막강한 화력을 자랑하는 포병은 전쟁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소련의 독재자였던 스탈린은 포병을 “전쟁의 신” 이라고 표현했다. 화포의 사거리와 화력이 증대되면서 목표물을 직접 보고 공격하는 직접사격에서, 목표물을 관측자로 하여금 관측하게 하고 유도에 따라 사격하는 간접사격으로 바뀌게 된다. 이에 따라 직접사격을 할 때와 달리 적의 포대를 찾아 공격하기가 매우 어려워졌다. 결국 제1차 세계대전 때부터 적의 포병을 찾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들이 연구되기 시작한다. 우선 떨어진 포탄의 탄흔을 분석해 방향과 사거리를 추정하기 시작했고, 포성(砲聲)과 포염(砲炎)을 관측해 적 포대를 찾아내기 시작했다.

 

레이더의 출현

 

▲ AN/TPQ-36 레이더는 최대 탐지거리가 24km로 주로 사거리가 짧은 화포의 추적에 사용된다. (사진 미 국방부)

 

▲ AN/TPQ-37 레이더는 최대 탐지거리가 50km로 주로 전선 후방에 배치된다. (사진 미 육군)

 

▲ 대포병 레이더의 컴퓨터는 추적된 포탄의 탄도를 계산해 적의 위치를 정확하게 지도상에 표기한다. (사진 미 국방부)

 

하지만 1980년대 미국이 AN/TPQ-36ㆍ37 파이어 파인더 레이더를 개발하면서, 대포병 레이더는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다. 이전의 대포병 레이더들과 달리, 수동형 주사 방식의 레이더를 채용해 동시에 다수의 포탄 비행 궤적을 추적할 수 있었다. 또한 고성능의 처리 컴퓨터를 장착해 정확하게 적 포대를 찾아낼 수 있었다. AN/TPQ-36ㆍ37파이어 파인더 레이더의 탐지 원리는 레이더가 안테나가 탐지구역의 지형을 따라 매초당 수 차례에 걸쳐 원통형 탐지 빔을 발사하여 일종의 탐지 벽을 설치한다. 탐지 빔에 물체가 탐지되면 레이더는 확인 빔을 발사하여 포탄인지 여부를 식별하게 된다. 확인 빔에 의해 포탄으로 판명되면 레이더는 연속적으로 추적 빔을 발사하여 포탄의 탄도를 계산하고, 컴퓨터는 추적된 포탄의 탄도를 계산해 적 포대의 위치를 정확하게 지도상에 표기한다.

AN/TPQ-36 레이더는 최대 탐지거리가 24km로 박격포를 비롯한 사거리가 짧은 화포의 추적에 사용되며, 반면 AN/TPQ-37 레이더는 최대 탐지거리가 50km로 장사정포와 다연장 로켓포의 추적에 사용된다.

야전에서는 AN/TPQ-36 레이더가 전선의 최전방에 배치되며, 탐지거리가 긴 AN/TPQ-37 레이더는 전선 후방에 배치된다.

 

1980년대부터 국내에 도입된 대포병 레이더

 

▲ 아서-K 대포병 레이더는 최대 탐지거리가 60km이며, 5톤 트럭에 모든 시스템이 탑재된다. (사진 사브사)

 

▲ 국내에서 개발 중인 차기 대포병 레이더는 아서와 AN/TPQ-36ㆍ37 대포병 레이더를 대체할 예정이다. (사진 KODEF)

 

▲ 국내 개발 중인 대포병 레이더는 AESA, 즉 능동주사방식의 레이더를 사용해 정확하게 적 도발원점을 파악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사진 김대영)

 

우리 육군은 지난 1980년대 영국제 대포병 레이더를 운용하기 시작했으며, AN/TPQ-36 레이더도 소량을 들여와 운용하였다. 1994년 3월 19일 북한의 서울 불바다 발언 이후 북한의 장사정포 위협이 대두되면서, AN/TPQ-36 레이더 10여 대와 AN/TPQ-37 레이더 5대를 들여오게 된다.

하지만 당시 도입된 AN/TPQ-36ㆍ37 레이더는 예산부족으로 대전자전 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았고, 성능개량마저 진행되지 않아 주한미군이 보유하고 있는 AN/TPQ-36ㆍ37 레이더와 많은 성능 차이를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AN/TPQ-36ㆍ37 레이더의 성능을 보완하기 위해 지난 2009년부터 스웨덴 사브사(SAAB)의 아서(ARTHUR)-K 대포병 레이더 6대를 도입했다. 아서 레이더는 5톤 트럭에 모든 시스템이 탑재될 만큼 컴팩트(Compact) 하면서도 최대 탐지거리가 60㎞로 장거리 로켓탄에서부터 박격포탄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다양한 포탄을 탐지할 수 있다. 또한 적이 전파방해를 할 때도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대전자전 능력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 이후 2대가 추가로 도입되었으며, 향후 차기 대포병 레이더 개발 사업을 통해 국산 대포병 레이더가 생산될 예정이다.

 

<글_ 김대영 사단법인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연구위원>

 

※ 본 내용은 김대영 KODEF 연구위원 개인 의견으로 육군의 공식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