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든든하軍/AmiGo가 간다!

나라를 구한 영웅들 영면하소서~~

나라를 구한 영웅들 영면하소서~~

엄숙한 유해발굴 현장에 ARMYGO 동참

 


1953년 7월 13일, 우리가 위치한 화천의 고지로 새카맣게 몰려드는 중공군을 M1919 기관총으로 추풍낙엽처럼 쓰러뜨렸지만 적군의 공세가 만만치 않았다. 매일같이 밀려오는 중공군의 공격은 지겨울 만큼 계속되었고, 함께하던 전우는 온기를 잃고 말도 없었다... 

(교암산전투 참전용사의 이야기 중에서)


녹음이 눈부시게 푸르렀던 어느날, 아미고 4기가 출범이후 첫 취재차 강원도 화천에 다녀왔습니다.

바로 고귀한 희생을 발굴하는 유해발굴 현장을 함께 하기 위해서 였는데요..

평소 유해발굴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알고 있었지만, 머리로만 그 뜻을 이해했을뿐 사실 가슴으로는 조금 멀게 느끼는 그런 단어였습니다. 이 곳을 다녀오기 전까지는 말이죠..




유해발굴사업은,

6·25전쟁 당시 우리 대한민국을 구하고 장렬히 산화하신 분들 중에서 미처 수습되지 못한 채 아직도 이름 모를 산야에 홀로 남겨진 13만여 위 호국용사들의 유해를 찾아 조국의 품으로 모시는 국가적인 숭고한 호국보훈사업입니다.



전사자 유해발굴의 의의는 바로, '나라를 위해 희생된 분들은 국가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국가 무한책임 의지를 실현함으로써 전사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명예를 고양하는데 있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국가와 국민 간의 신뢰 구축국민통합, 국가 정체성 확립을 기여하기 위함이죠.



이번에 아미고가 이번에 찾아간 유해발굴 현장은 화천의 제7보병사단으로 '칠성부대'란 애칭으로 잘 알려진 곳입니다.



유해발굴 현장에 들어서기도 전, 미리 장벽을 만난 듯 땀이 삐질삐질 났습니다. ㅠㅠ


이곳은 아들을 면회 온 부모님들이 길이 너무 멀고 깊고 험난하여 아들을 만나기도 전부터 울음을 터트리는 부대라고 합니다. ^^ 그만큼 우리 육군 장병들의 노고와 땀이 실려 있는 곳이기도 해서 오는길이 힘들었지만 저도 울컥했습니다.



유해발굴 현장에 가보니 감식전문요원들과 7사단 장병들 모두 열심히, 그리고 아주 조심스레 발굴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유해발굴 작업의 2단계 발굴과 수습이었는데요. 문화재 발굴 기법을 적용해 정밀하게 발굴하고 정성과 예를 다해 유품도 매우 조심히 다루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유해발굴감식단 장병들은 모두 자원하여 입대한 요원으로, 군 복무기간 동안의 대부분을 유해발굴현장의 임시숙소에서 지낸다고 합니다. 사명감이 없다면 힘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고고학과나 역사학과 등 전공지식에 순국선열ㆍ호국영령을 기리고 싶어하는 마음까지 갖추어서인지 어린나이와 앳된 얼굴에도 근엄함이 묻어났습니다지친 기색 없이 진지하게 발굴작업에 임하는 용사들을 보니 이들이야말로 대한민국을 지키는 1등 공신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유해발굴 순서는 바로 이렇습니다.

1단계는 조사와 탐사, 전투기록 분석, 그리고 지역주민이나 참전용사의 증언을 토대로 관련자료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증언을 듣고 추리한 내용에 대한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답사를 하여 발굴지역을 결정하게 됩니다.



▲ 6·25전쟁 당시 사용했던 M1 소총탄과 탄피, 총기 정비용 기름통 발굴 모습


이번 저희가 방문한 현장에도 탄피와 파편 등이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그만큼 치열한 전투가 이 산에서 이뤄졌었다는 것이 짐작됐는데요. 사용치 못했던 실탄을 보면서는 남은 탄을 다 쏘아보지도 못하고 그대로 전사할 수 밖에 없었던 그 넋을 진심으로 위로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많이 낯익는 모습들이 보이지 않으셨나요? ^^ 네, 바로 MBC 진짜사나이 출연진입니다.

저희가 취재한 날부터 진짜사나이 제작진이 이곳에서 장병들과 함께 유해발굴에 동참하며 촬영을 진행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진짜사나이 출연진들도 우리 장병들과 똑같이 호국영령들을 모시기 위한 작업에 엄숙한 자세로, 그리고 혼신을 다해 유해발굴 작업에 임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시간과 열정으로 발굴된 유해나 유품은 '신원확인 절차'를 거치게 됩니다. 우선, 현장의 임시감식소에서 육안으로 피·아 구분 및 개체분류 등의 기초감식을을 합니다물론 발굴지역 사전 조사 및 탐사 때에도 적군과 아군의 지역을 가리지만 이 '신원확인 절차'에도 아군인지 적군인지 확인은 빠뜨릴 수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유해와 유품을 중앙감식소로 옮겨 정밀감식을 진행하게 되는데요특수장비를 이용한 과학적 감식으로, 국립과학수사단이 아닌 국방부의 유해발굴사업단에 따로 이를 위한 감식소가 마련되어 있다고 합니다.

여기서는 성별이나 나이, 사망원인과 유해의 특징 등을 감식하며 결정적으로, 유전자 DNA를 검사합니다. 그래야 전국 지역 보건소나 군 병원을 통해 등록된 유가족의 DNA와의 대조작업을 거쳐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 드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단계는 후속조치입니다.

신원이 최종 확인된 국군 전사자들을 현충원 묘역에 안장합니다. 끝까지 신원이 미확인 분들은 중앙감식소에 보관하면서 정밀감식을 더 진행합니다. 그 이후 국립 서울현충원 충혼당에 임시 안치를 합니다.



그리고 이건, 개인적으로 궁금하면서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인데요.


6·25전쟁 당시 우리를 도와준 우방국, 즉 UN군의 유해는 해당국으로 인계하게 되는데 미국 같은 경우 단 한명

의 전사자라도 국가적으로 총력을 다해 발굴하기도 하고 또 전사자에 대한 예우를 매우 중시해 유가족에 대한 대우도 아주 높다고합니다. 이러한 나라의 노력때문일까요. 미국은 국민들이 군인을 존경하고 군인 또한 스스로 의 자부심과 사기가 매우 높은것 같습니다.


북한군의 유해는 임시로 매장하고, 중국군은 매년 인계한다고 합니다. 별도 마련된 적국묘지에 매장을 하는데요. 비록 적군이지만 인도적 차원에서 예를 다하는 거죠. 



그리고 취재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바로 우리 장병들입니다.

제가 유해발굴 현장을 취재하고 돌아온 날 저녁, 심한 몸살에 걸렸을 정도로 발굴 작업을 하는 공간이 매우 가파르고 험난했는데요. 이런 곳에서 몇 개월을 매일같이 고도의 집중력으로 임무수행 하는 우리 장병들의 노고에 한없이 감사했습니다.


고된 작업인데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힘든 임무지만, 선배님들의 유해가 언제 어디서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게을리 할 수 없다"며, "이곳에서 선배 전우들을 찾는 이 숭고한 임무는 제 군생활 중에서 가장 의미있고 보람된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한 목소리로 말한 7사단 장병들~~ ^^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표현할 단어가 부족할 정도로 우리 장병들에 대한 감사와 존경, 그리고 나라에 대한 신뢰와 사랑이 싹트는 현장이었습니다.

국가적으로 그리고 한명한명의 병사들까지 열과 성을 다해 유해발굴에 임하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한 전사자 관련자료와 지역주민ㆍ참전용사 증언에만 의존해야 하는 열악한 상황, 그리고 신원확인을 위한 단서 제한 등으로 유해발굴에 여전히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마지막 한 분의 유해를 찾는 그날까지 유해발굴 사업을 계속해야 합니다. 전사자 유해발굴 사업은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영원한 책무이기 때문입니다.




<글/사진_ 아미고 4기(왼쪽부터 박민혜·이주영·안하늘이·구태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