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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하軍/현장취재 365

"그들을 조국의 품으로"


"그들을 조국의 품으로"

2015년 첫 6·25전사자 유해발굴, 그 현장 공개



유해발굴감식단은 '나라를 위해 희생된 분들은 국가가 끝까지 책임진다'라는 사명감으로 6·25전쟁 당시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쳤던 국군 전사자의 유해를 발굴하기 위해 올해는 주요 격전지를 중심으로 양구와 철원, 칠곡, 진천 등 전국 27개 지역을 발굴 중입니다.


전사자 유해발굴사업이란?  

6·25전쟁 당시 나라를 위해 소중한 목숨을 바쳤으나 미처 수습되지 못한 채 아직도 이름모를 산야에 홀로 남겨진 13만여 위 호국용사들의 유해를 찾아 국립현충원에 모시는 있는 숭고한 국가적 호국보훈사업입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낙동강 전투의 격전장이었던 경북 칠곡 지역의 발굴 현장을 찾았습니다. 

우리의 늠름한 장병들이 소중한 유해를 발굴하는 생생한 현장 속으로 출발~!



경북 칠곡의 작은 초등학교에서 만난 현장의 첫 모습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전쟁에 관련된 역사자료를 전시하고 유해발굴 과정을 사진으로 보여주는 전시장이 마련되어 있었는데, 평일 이른 아침이라 관람객들의 모습은 많지 않았지만 전시장 주변에 피어난 벚꽃과 어우러져 휴일에는 많은 사람들이 관람할 것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개인적으로는 2년 전 유해발굴단 요청으로 사진강의를 했던 게 생각나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 전사자 유해발굴 사진전 현장


이제 발굴 현장으로 이동해 보겠습니다.

봄내음 물씬 풍기는 숲속에 들어서니 대형 태극기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 발굴 현장으로 향하는 곳곳에 태극기와 함께 6·25전쟁 격전지 소개 현수막이 걸려 있다.


발굴 현장에 투입된 육군 제50보병사단은 지역민과의 유대강화를 위해 전투현황이 기록된 현수막을 곳곳에 설치하고, 예비군 교관이 일반인들에게 전사에 대해 직접 설명하여 많은 호응을 얻고 있었습니다. 이날도 초등학생들의 견학이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산을 오르고 능선을 따라 1시간을 넘게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며 등줄기와 이마에 땀이 흥건할 무렵.. ㅠㅠ 

드디어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




발굴현장의 첫 모습은 유해발굴단 소속 장병들의 분주한 손놀림과 현장에서 발굴된 유골, 유류품이었습니다. 

 






▲ 유해발굴 장병들이 소중한 유류품을 정성껏 발굴하고 있다. 


60여 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유류품들을 보니 이곳이 전쟁당시 얼마나 치열했던 곳이었는지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발굴 과정의 초기단계는 전투기록을 분석하고 지역주민과 참전용사의 증언을 토대로 진행이 됩니다. 이후 현장답사가 이어지고 발굴 결정여부를 판단하게 되죠. 

발굴이 결정되면 문화재 발굴기법을 적용하여 정밀발굴과 기록으로 이어지며, 발굴된 유해를 감식하여 성별과 나이, 사망원인, 인종감식, 유전자 검사 등의 세부적인 감식단계를 거쳐 최종 현충원에 안치되게 됩니다. 이렇듯 정밀한 발굴절차가 필요하기에 감식병 역시 관련학과 또는 직종 종사자들을 선발하여 운용하고 있습니다.


국방부 유해발굴단 주변에서는 육군 제50보병사단 장병들의 발굴 작업도 한창인데요,

땅을 파고 주변을 확인하는 작업을 거쳐 유골이나 특이할 만한 유류품이 발견되면 그 이후부터는 전문 발굴요원들이 투입되어 발굴하는 방식입니다. 




▲ 발굴 현장의 제50보병사단 장병들


발굴에 참여한 장병들은 현장의 특성상 식사를 전투식량으로 해결합니다.

높고 험준한 고지에서 힘들게 발굴 작업하는 우리 군인들이 전투식량으로 식사하는 모습이 마음아프지만, 한 구의 유해라도 더 발굴하여 가족으로 품으로 돌려보내겠다는 어느 병사의 말처럼 그들의 사명감은 저와 같은 일반인이 생각하는 그 이상이었습니다. 




 

다음 주부터는 주한미군들이 현장에 투입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미군이 보유한 각종 전문장비들이 투입되는 것이죠. 한미동맹 파이팅입니다~~ ^^


▲ 유해발굴을 지원하게 될 미군의 선발대원들이 현장을 답사하고 있다.


이날 현장에서는 발굴된 유해를 입관하고 임시감식소로 보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전통방식에 따라 오동나무 관을 사용하고, 또 태극기로 정성스럽게 감싸게 됩니다.

 



▲ 발굴한 유해를 입관하여 태극기로 정성껏 감싸고 있다.



이후 발굴 현장 지휘관의 지휘아래 약식제례가 이루어집니다.

 




▲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약식제례


약식제례가 진행되는 모습을 지켜보니 가슴 뭉클해 집니다.

나라를 위해 젊은 청춘을 아낌없이 바치신 분들이 60여 년이 훌쩍 지난 지금에서야 이 높은 산을 내려와 귀환하게 되는 모습에서 지켜보는 필자와 발굴에 참여한 모든 장병들의 마음을 숙연하게 만듭니다.

 



▲ 발굴된 유해는 임시봉안소로 옮겨지게 된다.


현장에서 발굴된 유해는 입관과 약식제례를 거쳐 임시분향소로 옮겨지게 됩니다.

이곳에서는 성별과 연령 등의 기초감식이 이루어지고, 이후 중앙감식소에서 정밀장비를 이용한 과학적 감식이 진행됩니다.



<현장감식 과정>





<임시분향소 전경>



그들을 조국의 품으로!

이번 취재는 이전의 취재와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전쟁을 겪어보지 못한 세대의 일원으로 전쟁이 주는 참상과 생명의 가치, 그리고 발굴현장에서의 숙연함과 발굴에 참여한 장병들의 노고에 대한 고마움.

그리고 유해발굴감식단! 이들이 있기에 6·25전사자분들이 조국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음을...





유해발굴감식단 장병들과 전국 27개 지역에서 지금 이 시간에도 유해발굴에 한창인 장병 모두에게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모두 무사히 임무 완수하시길 기원합니다~~ ^^ 충성!!


<글/사진_ 정승익 육군 블로그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