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중에 커다란 단풍나무 책상을 가지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었다. 국가고시를 준비하는 사람이었는데, 지금 자신의 책상은 너무 작고, 컴퓨터가 자리를 많이 차지하고 있는 까닭에 큰 단풍나무 책상만 있으면 정말 열심히 공부할 수 있다는 얘기를 종종 했다. 처음 낙방한 날, 그는 책상을 바꿨다. 단풍나무 책상은 가격이 높았기 때문에 회사에서 쓰는 회의용 테이블을 구했다. 그가 말하던 부족함을 모두 채울 수 있는 책상이었지만, 원하던 '단풍나무 책상'은 아니라는 핑계는 계속 되었다. 두 번째 시험에 낙방하고 그는 단풍나무 책상을 주문제작했다. 그리고 세 번째 시험에 떨어진 날,
라는 이야기를 했다. 별 상관없어 보이는 이 이야기로 매뉴얼을 시작한 이유는, 메일로 도착한 갈등이나 이별에 대한 사연은 대부분 '나'에 대한 이야기가 없기 때문이다. 자신에 대한 이야기가 있더라도 힘들었다, 지쳤다, 라는 내용이다. 이런 이야기들이 "기다려봐야 다 헛수고야." 라는 결론을 낳는 것은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고, "일말상초 되면 다 변해." 라는 말을 진리처럼 모시는 사람도 볼 수 있다. 그럼 이별의 원인은 모두 기다림과 상대의 문제였을까? 함께 살펴보자.
상대에게 전부를 기대고 있던 사람은 '일말상초'가 찾아오기도 전에 지칠 수 있다. 갓난아이를 돌보는 엄마가 아이를 혼자 놔두고 외출하는 것과 비슷한 모양이 되는 까닭이다. 엄마는 집 밖을 나가도 불안해지고, 아이는 아이대로 우는 상황을 떠올려보자. 군화는 군화대로, 곰신은 곰신대로 지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는 게 당연하다.
매뉴얼을 통해 다른 일에도 관심을 쏟으라고 권한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이미 한 번 이야기 한 적 있지만, 엄마가 "마트 갔다 올테니 집에 있어."라는 쪽지를 쓰고 나갔을 때, 엄마가 돌아올 것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현관문만 바라보고 있다면 그 문으로는 초대하지 않은 불안과 염려가 들어올 것이고, 어느 새 당신 옆에 앉아 있게 될 것이다.
이제 막 자전거를 배우기 시작한 아이들은 보조바퀴가 달린 자전거를 탄다. 연애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면, 상대가 아니더라도 서 있을 수 있는 보조바퀴를 달아놓는 것을 추천한다. 그것은 취미가 될 수도 있고, 공부가 될 수도 있고, 일이 될 수도 있다.
누구에게나 헤어짐의 순간은 찾아온다. 그것이 갈등으로 생긴 이별이든, 죽음로 겪게되는 사별이든, 아니면 장작을 더 넣지 않아 꺼진 캠프파이어의 모닥불같은 쓸쓸함이든 말이다. '이러다 변하는 것은 아닐까'라고 생각하거나, '헤어지면 어쩌지?' 같은 물음은 자꾸 움츠러 들게 만들고, 걱정이라는 선물을 건넬 뿐이다.
시기의 차이일 뿐이라고 생각하자. 온 마음다해 사랑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해가 되는 이유든, 안 되는 이유든 여러가지 상황으로 인해 헤어질 수 있다. 밭에 뿌린 씨앗도 전부 싹을 틔우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확신이 없으니 아무것도 하지 않을 거야.' 라고 생각하진 말자. 솔직히 얘기해서, 당신의 사랑을 진심으로 응원하는 사람은 오른손 하나로도 다 셀 수 있을 정도로 적으니 스스로라도 자신을 응원하잔 말이다.
기억은 온전한 과거가 아니다. 의미부여가 만든 산물이며, 길이를 명확히 정할 수 없는 그림자와 같은 것이다. 시시각각 변할 수 있단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전엔 이렇지 않았어요." 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상대의 마음이 손바닥 뒤집듯 바뀌었을 수도 있지만, 자신이 보는 앵글에 따라 상대가 달라 보일 수 있다는 것도 잊지 말자.
이 부분에 대해 단정지을 수 없는 까닭은, 중고장터엔 멀쩡한 판매자들도 있지만 카메라라며 벽돌을 넣어 보내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무조건 믿고 사라고 할 수도 없는 거고, 전부 사기꾼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단, 둘의 확실한 믿음이 있다면 "변했어."라고 쉽게 말하진 말길 권한다. 계속 의심을 받거나 추궁을 받는 것은 결코 유쾌한 일이 아니며, 둘 사이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모든 것을 혼자 다 감당하고 있다는 생각도 문제가 된다. 연애든 이별이든 쌍방의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가해자와 피해자를 나누려고 애쓰는 것 말이다. 자신의 마음엔 절대 상처받지 않는 쉴드를 쳐 두고 관찰자의 시점에서 연애를 얘기하는 것도 웃긴 일이다. 지금은 헤어져 다신 안 볼것 같이 지낸다 하더라도, 둘은 연애를 한 것이지, 연애를 구경한 건 아니지 않은가.
기다림은 절대 '일시정지'가 아니다. 둘이 떨어져 있는 순간에도 시간이 흐르고 있는 것 처럼 연애의 한 부분으로 생각해야 한다. 지금 사랑하는 사람이 군대에 있건, 아니면 큰 시험을 준비하고 있건, 외국에 있건, 둘의 연애는 진행중이며,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는 자신에게 달린 문제다.
지금 행복하지 않다면, 270일 후든 2700일 후든 마법을 쓴 것 처럼 세상이 달라보이진 않을 것이다. 결국 자신의 손도 닿지 않는 곳에 걸어 놓은 기대는 실망이라는 펄럭임만 계속할 것이고, 당신의 mp3 플레이어 에서는 "이제 다시~ 사랑 안 해~" 이런 노래들만 흘러나올 위험이 있다. 이것이 만날 날을 기다리며 손꼽던 기다림의 순간 보다, 휴가를 나와 잠시라도 함께하게 되었을 때 헤어지는 연인들이 많은 이유다.
이제 플레이 버튼을 누르고, 기다리는 그 순간까지 사랑하길 권한다.
"이건 내 길이 아닌 것 같아."
라는 이야기를 했다. 별 상관없어 보이는 이 이야기로 매뉴얼을 시작한 이유는, 메일로 도착한 갈등이나 이별에 대한 사연은 대부분 '나'에 대한 이야기가 없기 때문이다. 자신에 대한 이야기가 있더라도 힘들었다, 지쳤다, 라는 내용이다. 이런 이야기들이 "기다려봐야 다 헛수고야." 라는 결론을 낳는 것은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고, "일말상초 되면 다 변해." 라는 말을 진리처럼 모시는 사람도 볼 수 있다. 그럼 이별의 원인은 모두 기다림과 상대의 문제였을까? 함께 살펴보자.
1. 당신은 상대에게 얼마나 기대는가?
상대에게 전부를 기대고 있던 사람은 '일말상초'가 찾아오기도 전에 지칠 수 있다. 갓난아이를 돌보는 엄마가 아이를 혼자 놔두고 외출하는 것과 비슷한 모양이 되는 까닭이다. 엄마는 집 밖을 나가도 불안해지고, 아이는 아이대로 우는 상황을 떠올려보자. 군화는 군화대로, 곰신은 곰신대로 지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는 게 당연하다.
매뉴얼을 통해 다른 일에도 관심을 쏟으라고 권한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이미 한 번 이야기 한 적 있지만, 엄마가 "마트 갔다 올테니 집에 있어."라는 쪽지를 쓰고 나갔을 때, 엄마가 돌아올 것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현관문만 바라보고 있다면 그 문으로는 초대하지 않은 불안과 염려가 들어올 것이고, 어느 새 당신 옆에 앉아 있게 될 것이다.
이제 막 자전거를 배우기 시작한 아이들은 보조바퀴가 달린 자전거를 탄다. 연애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면, 상대가 아니더라도 서 있을 수 있는 보조바퀴를 달아놓는 것을 추천한다. 그것은 취미가 될 수도 있고, 공부가 될 수도 있고, 일이 될 수도 있다.
2. 이별을 무서워하고 있진 않은가?
누구에게나 헤어짐의 순간은 찾아온다. 그것이 갈등으로 생긴 이별이든, 죽음로 겪게되는 사별이든, 아니면 장작을 더 넣지 않아 꺼진 캠프파이어의 모닥불같은 쓸쓸함이든 말이다. '이러다 변하는 것은 아닐까'라고 생각하거나, '헤어지면 어쩌지?' 같은 물음은 자꾸 움츠러 들게 만들고, 걱정이라는 선물을 건넬 뿐이다.
시기의 차이일 뿐이라고 생각하자. 온 마음다해 사랑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해가 되는 이유든, 안 되는 이유든 여러가지 상황으로 인해 헤어질 수 있다. 밭에 뿌린 씨앗도 전부 싹을 틔우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확신이 없으니 아무것도 하지 않을 거야.' 라고 생각하진 말자. 솔직히 얘기해서, 당신의 사랑을 진심으로 응원하는 사람은 오른손 하나로도 다 셀 수 있을 정도로 적으니 스스로라도 자신을 응원하잔 말이다.
3. 그 전엔 정말 괜찮기만 했을까?
기억은 온전한 과거가 아니다. 의미부여가 만든 산물이며, 길이를 명확히 정할 수 없는 그림자와 같은 것이다. 시시각각 변할 수 있단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전엔 이렇지 않았어요." 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상대의 마음이 손바닥 뒤집듯 바뀌었을 수도 있지만, 자신이 보는 앵글에 따라 상대가 달라 보일 수 있다는 것도 잊지 말자.
이 부분에 대해 단정지을 수 없는 까닭은, 중고장터엔 멀쩡한 판매자들도 있지만 카메라라며 벽돌을 넣어 보내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무조건 믿고 사라고 할 수도 없는 거고, 전부 사기꾼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단, 둘의 확실한 믿음이 있다면 "변했어."라고 쉽게 말하진 말길 권한다. 계속 의심을 받거나 추궁을 받는 것은 결코 유쾌한 일이 아니며, 둘 사이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모든 것을 혼자 다 감당하고 있다는 생각도 문제가 된다. 연애든 이별이든 쌍방의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가해자와 피해자를 나누려고 애쓰는 것 말이다. 자신의 마음엔 절대 상처받지 않는 쉴드를 쳐 두고 관찰자의 시점에서 연애를 얘기하는 것도 웃긴 일이다. 지금은 헤어져 다신 안 볼것 같이 지낸다 하더라도, 둘은 연애를 한 것이지, 연애를 구경한 건 아니지 않은가.
기다림은 절대 '일시정지'가 아니다. 둘이 떨어져 있는 순간에도 시간이 흐르고 있는 것 처럼 연애의 한 부분으로 생각해야 한다. 지금 사랑하는 사람이 군대에 있건, 아니면 큰 시험을 준비하고 있건, 외국에 있건, 둘의 연애는 진행중이며,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는 자신에게 달린 문제다.
"270일 후, 그가 돌아오면 행복한 날들이 시작되겠죠?"
지금 행복하지 않다면, 270일 후든 2700일 후든 마법을 쓴 것 처럼 세상이 달라보이진 않을 것이다. 결국 자신의 손도 닿지 않는 곳에 걸어 놓은 기대는 실망이라는 펄럭임만 계속할 것이고, 당신의 mp3 플레이어 에서는 "이제 다시~ 사랑 안 해~" 이런 노래들만 흘러나올 위험이 있다. 이것이 만날 날을 기다리며 손꼽던 기다림의 순간 보다, 휴가를 나와 잠시라도 함께하게 되었을 때 헤어지는 연인들이 많은 이유다.
이제 플레이 버튼을 누르고, 기다리는 그 순간까지 사랑하길 권한다.
'지난 콘텐츠' 카테고리의 다른 글
6·25 60년, 운명 가른 10대 장면 (10) | 2010.03.02 |
---|---|
[6·25 60년, 참전 16개국을 가다]<2> 미국(中)-참전 가족들의 가슴앓이 (3) | 2010.02.25 |
아프간에서 우리군은 어떤역할을 할까? (1) | 2010.02.11 |
6·25 60년, 참전 16개국을 가다 (0) | 2010.02.11 |
인간과 외계인의 전쟁 '아바타' (0) | 2010.0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