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의 전쟁, 이번 이야기는 인간과 외계인 간의 전쟁을 소재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지난 12년 동안 야심차게 준비한 최신 개봉작 아바타(AVATER)입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영화는 인간과 외계인 간의 전쟁을 다룬 기존 영화들과는 달리 인간이 침략자로 등장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영화에서는 인간이 만든 다양한 무기가 등장해 영화의 배경이 되는 행성 판도라(Pandora)를 불바다로 만들어 버립니다. 멀지 않은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만큼 정말 우리의 후손들이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에서 영화의 내용처럼 전쟁을 벌이게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럼 신비로운 비밀을 감추고 있는 외계행성 판도라와 그곳에서 벌어지는 인간과 외계인 간의 전쟁을 군사적 관점에서 접근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위사진 : 하반신이 마비된 전직 해병대원 ‘제이크 설리(샘 워딩튼)’는 ‘아바타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자유를 경험하게 된다.
[영화 정보]
장르 : 공상과학(SF)
제작 : 미국/이십세기폭스
상영시간 : 162분
국내개봉 : 2009년 12월 17일(전 세계 동시 개봉)
홈페이지 : 국내 www.foxkorea.co.kr/avatar
해외 www.avatermovie.com
감독 : 제임스 카메론
출연 : 샘 워딩튼(제이크 설리 역), 조 샐다나(네이티리 역), 시고니 위버(그레이스 어거스틴 박사 역) 외
위사진 : 행성 판도라는 자원이 고갈된 지구의 새로운 희망이다.
[줄거리]
가까운 미래, 지구는 에너지 고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머나먼 행성 판도라에서 대체 자원을 채굴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인간에게는 치명적인 독을 지닌 판도라의 대기로 인해 자원 획득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해결방법을 모색하던 인류는 판도라의 토착민 ‘나비(Na’vi)’의 신체에 인간의 의식을 주입, 원격 조종이 가능한 새로운 생명체 ‘아바타’를 탄생시키는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한편, 하반신이 마비된 전직 해병대원 ‘제이크 설리(샘 워딩튼)’는 ‘아바타 프로그램’에 참가할 것을 제안 받아 판도라로 향한다. 그 곳에서 자신의 ‘아바타’를 통해 자유롭게 걸을 수 있게 된 ‘제이크’는 자원 채굴을 막으려는 ‘나비(Na’vi)’의 무리에 침투하라는 비밀임무를 부여 받는다. 임무 수행 중 ‘나비(Na’vi)’의 여전사 ‘네이티리(조 샐다나)’를 만난 ‘제이크’는 그녀와 함께 다채로운 모험을 경험하면서 ‘네이티리’를 사랑하게 되고, 그들과 하나가 되어간다. 하지만 머지않아 전 우주의 운명을 결정짓는 대규모 전투가 시작되면서 ‘제이크’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되는데…
위사진 : 아마존 원시림을 연상시키는 행성 아바타의 밀림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전작 <타이타닉> 이후 12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인 만큼 영화 <아바타>는 3시간에 가까운 상영시간에도 불구하고 2009년 최고의 화제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미 전 세계적인 흥행과 함께 일부에서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전작 <타이타닉>의 흥행신화를 능가할 것이라는 성급한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단연 2009년 최고의 화제작으로 평가받고 있는 만큼 영화에 관련된 정보 역시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영화 <아바타>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은 다양한 인터넷 정보를 참고하시길 바라며 본문에서는 군사적 관점에서만 영화 <아바타>의 내용을 분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위사진 : 영화 <아바타>에는 다양한 미래 무기들이 등장한다.
일단 영화 <아바타>는 미래 전쟁을 소재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군사적 관점에서는 과거 미국의 악몽이라 불리는 베트남 전쟁과 많은 부분에서 유사점을 갖고 있습니다. 일단 인간과 외계인의 전력을 비교해 볼까요? 인간은 영화에서 묘사된 것과 같이 다양한 첨단 무기를 갖추고 있습니다. 헬리콥터와 비슷한 외형의 미래형 항공기에서 2족 보행 로봇, 각종 미사일과 자동화기 등 강력한 무기로 무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인간의 침공에 대항하는 판도라 토착민 ‘나비’의 무장은 창과 활이 전부입니다. 이들은 인간보다 키가 크고 강한 힘을 갖고 있는 등 신체적 우위를 제외하면 이들의 문명이라는 것은 인간의 기계문명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 인간과 외계인 간의 전쟁이 시작되자 전쟁 양상은 최초 판도라 행성을 침략했던 인간들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 됩니다. 왜 그럴까요?
가장 큰 이유는 인간들이 자신들의 최첨단 무기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전략적 우위를 상실했다는 것입니다. 과거 베트남 전쟁 당시에도 미국은 막대한 군사력을 베트남에 쏟아 부었지만 결국 정글이라는 자연환경과 게릴라 전술을 구사하는 베트콩의 공격을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적을 너무 얕잡아 보았기 때문입니다. 베트남 통일이라는 확고한 전쟁 목표와 수백 년간 중국의 침략에 맞서 싸웠던 베트남 민족 특유의 정서를 미국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베트남 전쟁 기간 동안 미국은 핵무기를 제외한 거의 모든 종류의 무기를 베트남에서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최첨단 무기들은 베트남이라는 특수한 전장에서는 무용지물이었습니다. 특히 미국은 인도차이나 전쟁을 통해 처절한 실패를 맛본 프랑스의 선례를 가볍게 무시해 버리는 치명적 실수를 범하고 말았습니다. 전후방의 구분이 없는 베트남 전쟁은 미국이라는 초강대국이 이전에는 전혀 경험해 보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전쟁이었습니다.
위사진 : 영화 <아바타>의 전투장면은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군의 공중강습을 연상시킨다.
영화 <아바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나비족을 과소평가 했던 인간들은 단순한 무력시위를 통해 나비족을 그들의 거주지에서 쫓아내려고 합니다. 하지만 나비족의 입장에서 인간의 위협은 자신들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종족 존망과 직결된 중대 사건이 됩니다. 생사의 기로에 놓인 나비족은 인간과의 결전을 준비합니다. 반면 나비족을 과소평가했던 인간들은 스스로의 전략적 우위를 포기하고 나비족과의 전쟁에 돌입합니다. 만약 처음부터 나비족과의 일전을 결심했다면 단순히 ‘나비족에게 군사적 위협을 가해 그들을 거주지에서 쫓아낸다’는 식의 안이한 발상은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지휘관의 오판은 수많은 병사들을 사지로 몰아넣습니다. 결국 인간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던 나비족은 압도적 화력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침략을 격퇴하는 데 성공합니다. 만약 영화 <아바타>에서 지휘관이 진짜 전쟁을 준비했다면 그 결과는 완전히 달라졌을 것입니다.
영화 <아바타>를 통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군사적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첫 째, 명확한 전쟁 목표의 수립입니다. 영화 속에서 나비족은 자신들의 거주지를 지켜야 한다는 명확한 전쟁목표가 있습니다. 그들에게 거주지의 상실은 곧 멸망을 의미하는 것이기에 전쟁에 임하는 그들의 자세 역시 필사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나비족과의 전쟁에 임하는 인간들의 전쟁목표는 단순히 자원이 고갈된 지구에 대체자원을 확보하여 보내는 것입니다. 그들의 관점에서 나비족의 저항은 대체자원 확보 과정에서의 필연적인 충돌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따라서 전쟁에 임하는 대다수 병사들의 자세 역시 느슨해 질 수밖에 없습니다. 영화에서도 이 작은 차이가 결과적으로 전쟁의 승패를 결정합니다.
위사진 : 지상의 목표를 향해 강력한 화력을 투사하는 건십
둘 째, 어떠한 상황에서도 지휘관은 정확한 상황판단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적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들의 전쟁 목표가 무엇인지, 적의 전쟁 의지를 분쇄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을 선택해야 할지 정확한 상황판단을 내리지 못한다면 결과는 패배뿐입니다. 영화에서 행성 판도라에서 벌어지는 군사작전의 최고 책임자인 쿼리치 대령은 잘못된 상황판단으로 불필요한 충돌, 나가 대체자원 확보계획 자체를 무용지물로 만들어 버립니다. 영화는 지휘관의 정확한 상황판단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가장 적나라한 방법으로 보여줍니다.
셋 째, 전략적 우위를 극대화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과거 베트남 전쟁에서 미국은 압도적 군사력을 전장에 투사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전쟁에서 패배했습니다. 전략적 우위를 극대화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영화 <아바타>에서도 인간은 전략적 우위를 극대화하지 못하고 결국 나비족의 게릴라 전술에 휘말려 치명적인 패배를 당하게 됩니다. 적의 전략적 우위는 무력화 시키고 자신의 전략적 우위는 극대화 하는 것이야 말로 전쟁의 기본입니다.
이상으로 군사적 관점에서 영화 <아바타>를 살펴보았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영화 <아바타>는 다양한 볼거리.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장엄한 전투장면, 등장인물들의 개성 넘치는 연기 등 2009년 최고의 화제작이라고 말하기에 손색이 없는 작품입니다. 지금 극장으로 달려가 영화 <아바타>의 매력을 직접 확인해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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