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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중에 커다란 단풍나무 책상을 가지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었다. 국가고시를 준비하는 사람이었는데, 지금 자신의 책상은 너무 작고, 컴퓨터가 자리를 많이 차지하고 있는 까닭에 큰 단풍나무 책상만 있으면 정말 열심히 공부할 수 있다는 얘기를 종종 했다. 처음 낙방한 날, 그는 책상을 바꿨다. 단풍나무 책상은 가격이 높았기 때문에 회사에서 쓰는 회의용 테이블을 구했다. 그가 말하던 부족함을 모두 채울 수 있는 책상이었지만, 원하던 '단풍나무 책상'은 아니라는 핑계는 계속 되었다. 두 번째 시험에 낙방하고 그는 단풍나무 책상을 주문제작했다. 그리고 세 번째 시험에 떨어진 날,

"이건 내 길이 아닌 것 같아."


라는 이야기를 했다. 별 상관없어 보이는 이 이야기로 매뉴얼을 시작한 이유는, 메일로 도착한 갈등이나 이별에 대한 사연은 대부분 '나'에 대한 이야기가 없기 때문이다. 자신에 대한 이야기가 있더라도 힘들었다, 지쳤다, 라는 내용이다. 이런 이야기들이 "기다려봐야 다 헛수고야." 라는 결론을 낳는 것은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고, "일말상초 되면 다 변해." 라는 말을 진리처럼 모시는 사람도 볼 수 있다. 그럼 이별의 원인은 모두 기다림과 상대의 문제였을까? 함께 살펴보자.


1. 당신은 상대에게 얼마나 기대는가?


상대에게 전부를 기대고 있던 사람은 '일말상초'가 찾아오기도 전에 지칠 수 있다. 갓난아이를 돌보는 엄마가 아이를 혼자 놔두고 외출하는 것과 비슷한 모양이 되는 까닭이다. 엄마는 집 밖을 나가도 불안해지고, 아이는 아이대로 우는 상황을 떠올려보자. 군화는 군화대로, 곰신은 곰신대로 지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는 게 당연하다.

매뉴얼을 통해 다른 일에도 관심을 쏟으라고 권한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이미 한 번 이야기 한 적 있지만, 엄마가 "마트 갔다 올테니 집에 있어."라는 쪽지를 쓰고 나갔을 때, 엄마가 돌아올 것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현관문만 바라보고 있다면 그 문으로는 초대하지 않은 불안과 염려가 들어올 것이고, 어느 새 당신 옆에 앉아 있게 될 것이다.



▲ 그저 바라만 보고 있을 생각인가? (출처-
이미지검색)


이제 막 자전거를 배우기 시작한 아이들은 보조바퀴가 달린 자전거를 탄다. 연애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면, 상대가 아니더라도 서 있을 수 있는 보조바퀴를 달아놓는 것을 추천한다. 그것은 취미가 될 수도 있고, 공부가 될 수도 있고, 일이 될 수도 있다.


2. 이별을 무서워하고 있진 않은가?


누구에게나 헤어짐의 순간은 찾아온다. 그것이 갈등으로 생긴 이별이든, 죽음로 겪게되는 사별이든, 아니면 장작을 더 넣지 않아 꺼진 캠프파이어의 모닥불같은 쓸쓸함이든 말이다. '이러다 변하는 것은 아닐까'라고 생각하거나, '헤어지면 어쩌지?' 같은 물음은 자꾸 움츠러 들게 만들고, 걱정이라는 선물을 건넬 뿐이다.

시기의 차이일 뿐이라고 생각하자. 온 마음다해 사랑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해가 되는 이유든, 안 되는 이유든 여러가지 상황으로 인해 헤어질 수 있다. 밭에 뿌린 씨앗도 전부 싹을 틔우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확신이 없으니 아무것도 하지 않을 거야.' 라고 생각하진 말자. 솔직히 얘기해서, 당신의 사랑을 진심으로 응원하는 사람은 오른손 하나로도 다 셀 수 있을 정도로 적으니 스스로라도 자신을 응원하잔 말이다.


3. 그 전엔 정말 괜찮기만 했을까?


기억은 온전한 과거가 아니다. 의미부여가 만든 산물이며, 길이를 명확히 정할 수 없는 그림자와 같은 것이다. 시시각각 변할 수 있단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전엔 이렇지 않았어요." 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상대의 마음이 손바닥 뒤집듯 바뀌었을 수도 있지만, 자신이 보는 앵글에 따라 상대가 달라 보일 수 있다는 것도 잊지 말자.

이 부분에 대해 단정지을 수 없는 까닭은, 중고장터엔 멀쩡한 판매자들도 있지만 카메라라며 벽돌을 넣어 보내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무조건 믿고 사라고 할 수도 없는 거고, 전부 사기꾼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단, 둘의 확실한 믿음이 있다면 "변했어."라고 쉽게 말하진 말길 권한다. 계속 의심을 받거나 추궁을 받는 것은 결코 유쾌한 일이 아니며, 둘 사이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 아무도 그에게 혼자 지내라고 하지 않았다. (출처-
이미지검색)


모든 것을 혼자 다 감당하고 있다는 생각도 문제가 된다. 연애든 이별이든 쌍방의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가해자와 피해자를 나누려고 애쓰는 것 말이다. 자신의 마음엔 절대 상처받지 않는 쉴드를 쳐 두고 관찰자의 시점에서 연애를 얘기하는 것도 웃긴 일이다. 지금은 헤어져 다신 안 볼것 같이 지낸다 하더라도, 둘은 연애를 한 것이지, 연애를 구경한 건 아니지 않은가.



기다림은 절대 '일시정지'가 아니다. 둘이 떨어져 있는 순간에도 시간이 흐르고 있는 것 처럼 연애의 한 부분으로 생각해야 한다. 지금 사랑하는 사람이 군대에 있건, 아니면 큰 시험을 준비하고 있건, 외국에 있건, 둘의 연애는 진행중이며,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는 자신에게 달린 문제다.

"270일 후, 그가 돌아오면 행복한 날들이 시작되겠죠?"


지금 행복하지 않다면, 270일 후든 2700일 후든 마법을 쓴 것 처럼 세상이 달라보이진 않을 것이다. 결국 자신의 손도 닿지 않는 곳에 걸어 놓은 기대는 실망이라는 펄럭임만 계속할 것이고, 당신의 mp3 플레이어 에서는 "이제 다시~ 사랑 안 해~" 이런 노래들만 흘러나올 위험이 있다. 이것이 만날 날을 기다리며 손꼽던 기다림의 순간 보다, 휴가를 나와 잠시라도 함께하게 되었을 때 헤어지는 연인들이 많은 이유다.

이제 플레이 버튼을 누르고, 기다리는 그 순간까지 사랑하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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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미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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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2/17 12:53

    ㅋㅋ 정말 맞는말이네요.. 그래도 기다리시는분들을위해 군인오빠들은 확신과 믿음을 줘야하고..기다리는분들은 느긋함과 믿음을 가져야할듯해요^^ 270일 금방입니다^^

  2. 2010/02/17 13:26

    기다림도 연애의 과정이니 잘 추스려나가야겠죠...
    서로의 신뢰섞인 믿음이 어울어진 기다림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3. 2010/02/17 14:44

    기다림은 일시정지가 아니라는 말에 괜시리 마음한켠이 싸하네요...

  4. 2010/02/17 14:48

    잘보고 갑니다. ^^

  5. 2010/02/17 17:12

    >>에브리바리할루~

    오토리버스 기능도 있죠?-_-ㅋ

  6. 2010/02/17 22:08

    기다린 연인 기다리지 않는 연인 모두 잘 적용되는 이야기인듯.
    정말 난 대입녀인가? ㅎㅎ 무튼 잘 읽고 갑니다~

  7. 2010/02/18 13:22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습니다.

  8. 2010/02/18 18:17

    잘 읽고 갑니다. 항상 감사...

  9. 2010/02/21 23:20

    곰신인데 매번 좋은글 읽고가요 요즘 저에게 꼭 필요한 내용 이네요.. 항상 감사헤요

  10. 2010/04/13 21:43

    저는요새 일병막달때만해도 전문대졸업한저에게 힘들게취업에목매지말아라 , 급한데로취업햇다가 나중에 나랑 더큰 갭이생겨 싸우고더 스트레스받고 내가너의상황들을 이해못할까겁이난다 일년은 맘편히공부하고 천천히햇음좋겠다. 하던놈이 이제 상병다니까 갑자기 집에서 너물을때마다 뭐라고답해야할지모르겟다. 요새뭐하냐그러면 내가 어떡해말할지부터 고민이다. 너도 너자신을 좀 개발하고 살았으면 좋겟다. 이럽니다. .... 갑자기 울컵 너무화가나서 그런데도 너무 맞는말이여서 여태 내가뭐한것인가 싶고 맞는말이니 생각좀 해보겟다 소리만 지르고끈엇습니다. 갑자기 앞길이 보이질 않네요..

  11. 2010/10/09 22:19

    지금 제 상황에 도움이 많이되는 글이네요.
    5년만에 최근에 연애를 시작했는데.. 저 상황들이; 지금 딱 제맘에서 일어나고 있던 생각들이였거든요.
    이쁘게 사랑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