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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하軍/현장취재 365

시작과 끝은 우리가, 육군공병학교!!

 

시작과 끝은 우리가!

First in, Last out!

 

군에는 많은 병과(兵科)가 있습니다. 병과란 군대에서 군인이 수행하는 주요 임무를 분류한 것으로 "군사특기(Military Occupational Specialty, MOS)"라고도 하며, 쉽게 말해 군인으로서의 전공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오늘은 병과학교 탐방 시리즈 첫 번째 시간으로 육군 공병학교를 소개합니다.

 

공병학교는 공병 병과의 산실이며 요람으로서 1948년 경기도 김포에서 창설된 이후 경북 우보, 고산, 경남 김해 등을 거쳐 1995년 현 위치인 상무대로 이전하였으며, 현재까지 약 63여만 명의 공병 장병을 양성 배출함으로써 군의 전투력 증강은 물론 국가안보와 국위선양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공병 병과는 한마디로 전시에 아군의 기동을 촉진하고 적의 기동을 저지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전투병과입니다. 이런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물이든 산이든 길없는 곳에 길을 만들고, 건물이 없는 곳에 건물을 짓고 다리가 없는 곳에 다리를 만들어야 하며, 적이 이용할 수 있는 다리와 건물 등을 파괴하기도 해야합니다. 이와 같이 전시 전·후방 각지에서 가장 먼저 이루어지는 활동이 바로 공병병과에서 수행하는 임무입니다. 그래서 공병 병과의 모토가 '시작과 끝은 우리가(First In, Last Out)'가 아닐까요? 

 

대한민국의 최정예 공병전사들을 양성하는 곳, 바로 육군 공병학교입니다.

1948년 11월 25일 제1공병단 소속으로 경기도 김포에서 창설되어 같은 해 12월 20일부터 제1기 공병사관 후보생반 교육을 개시해 올해로 창설 68주년을 맞이한 육군 공병학교(이하 공병교)를 찾았습니다.

 

 

학교가 위치한 전남 장성 상무대에서 제일 먼저 들린 곳은 각종 폭발물들의 폭파ㆍ위력 시범을 오감으로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공병교 실물폭파훈련장이었습니다.

 

 

특히 방탄창, 안전휀스 등과 함께 2012년 11월에 준공된 실물폭파훈련장의 관람시설에서는 각종 폭발물들의 폭파ㆍ위력 시범과 실물 폭약 설치 및 폭파 등의 모든 과정을 300여 명의 교육생들이 가까운 거리에서 안전하게 볼 수 있도록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훈련장에서는 실물폭파 시범식 교육을 위해 전문교관의 폭약 및 지뢰 등의 설치작업이 일사불란하게 진행되고 있었는데요.

 

 

 

▲ M14 대인지뢰

 

▲ M16 대인지뢰를 설치하고 있는 전문교관

 

▲ M16 대인지뢰

 

▲ M19 대전차지뢰 위에는 전차의 궤도를 올려두고 폭파를 해 그 위력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사격장도 아니고 폭파훈련장에 왠 풍선?

타깃에 풍선을 설치하는 것은 크레모아나 대인지뢰 폭발 시 풍선이 터지는 것을 보고 그 살상반경을 쉽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번 실물폭파 위력시범에는 공병학교 교육생 이외에도 상무대 지역의 보병학교, 기계화학교 교육생 등 300여 명이 참석해 공병이 운용하고 있는 각종 폭약과 지뢰 폭파 시범을 직접 보고, 듣고, 느낄 수 있었답니다.

 

 

교육 중에 훈련용 지뢰ㆍ폭약만을 다뤘던 교육생들에게 실물 지뢰와 각종 폭약들을 직접 접한 소감을 물어보니 이제 자신이 진짜 공병임을 실감한다고 하더군요! ^^ 그만큼 실물폭파시범 교육의 효과가 매우 큰 듯 합니다.

 

▲ M14 대인지뢰 폭파장면

 

발목지뢰라고도 불리는 M14 대인지뢰는 폭발 시 그 피해정도를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지뢰 위에 폐전투화를 매달아 두고 실시했습니다. 시범이 끝나면 이 전투화가 어떻게 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겠죠?

 

 

실물지뢰와 폭발물들을 설치한 후 원격 무선 폭파기구셋을 이용한 전기식 점화장치로 실제폭파가 시작됐습니다!!

 

 

쿠궁~쿵!!!

실물폭파 시범이 시작되자 관람대에서도 굉음과 함께 지축이 흔들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관람 중인 교육생들도 예상보다 더 큰 폭파 위력에 놀라는 모습이었습니다.

 

▲ POMINS-2 발사기 결합체 선두 선형장약 발사장면

 

 

▲ 포민스에서 발사된 선형장약이 폭발되면 지뢰지대의 지뢰가 제거되고 '길이 40m, 폭 0.5m'의 안전한 통로가 개척된다.

 

▲ M19 대전차지뢰 폭발장면

 

 

▲ M14 대인지뢰에 의해 손상된 전투화

 

 

실물폭파시범 후에는 현장견학 및 토의가 이어졌습니다. 교육생들이 M14A1지뢰로 인해 파손된 전투화 등 각종 폭발물의 폭파현장을 돌아보면서 그 위력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오감으로 실감할 수 있었을 겁니다.

 

 

그럼 이제 공병학교 주둔지 교육현장으로 가볼까요?

 

▲ 원격무선 폭파세트를 조작해 보고 있는 교육생들

 

▲ 다양한 종류의 급조폭발물(IED)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는 오늘날 위험성폭발물(Explosive Hazard), 급조폭발물(Improvised Explosive Device)에 의한 공격형태가 날이 갈수록 지능화 되고 있어 급조폭발물 공격에 대한 대응능력이 필요함을 공감한 공병학교는 2011년부터 야전부대 EH 및 IED 전문가 양성, 아시아·태평양 급조폭발물 대응 통합센터(APCFC) 전문교관에 의한 위험성폭발물개척팀(EHCT) 교관화 교육 등을 해왔으며, 올해 3월 급조폭발물(IED) 대응 훈련장을 개장하고 본격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었습니다.

 

▲ 다양한 종류의 IED를 다루고 있는 교육생들

 

▲ 도하장비운전병이 교량가설단정(BEB)을 직접 운전하며 주특기교육을 받고 있다.

 

 

도하장비운전병은 도하장비 중에서 임시교량을 설치할 수 있는 교절이나 문교를 이리저리 위치시키는 역할을 하는 'BEB(교량가설단정)'라는 소형선박을 직접 운전하면서 야전에서의 완벽한 임무수행을 위해 진지한 자세로 교육을 받고 있었습니다.

 

 

야전에서 굴삭기 운전 임무를 수행할 굴삭기 운전특기병들도 공병학교에서 사용자정비, 기초운전, 상황별 장비운용 등의 교육을 4주간 동안 받게 된답니다.

 

 

특히, 공병교에서는 2015년 3월 24일과 27일 육군 최초로 굴삭기운전기능사 국가기술자격 상시 검정을 시행했습니다. 그동안 굴삭기 특기병들은 교육을 받은 뒤 평가를 통해 군 자체 면허증을 발급 받아왔는데, 전역 후 국가자격면허로의 갱신은 안되었습니다. 공병교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굴삭기 상시 검정을 실시하고 있어 합격한 특기병들은 국가공인자격증을 획득, 사회에서도 군에서 배운 특기를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

 

 

공병교는 검정용 굴삭기를 갖추는 등 응시 여건도 보장하고 매달 한 번씩 40명 규모로 상시 검정과 함께 장기 직업군인의 전역전(前) 교육 및 응시도 매년 2회 실시하고 있습니다. 군 기능인력 양성은 물론 국가산업의 역군을 키운다는 사명감을 갖고 우리 장병들을 지도하고 있는 것이죠...

 

▲ 정수장비병 교육을 받고 있는 특기병들

 

 

정수장비병 주특기는 그야말로 전시에 식수 공급을 담당하는 공병입니다. 식수가 없는 곳에 아군이 주둔할 수도 있고, 적의 화생방 공격으로 식수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공병에는 필수적인 주특기랍니다.

 

 

 

육군에서는 화생방전 상황에서도 식수를 보급할 수 있는 차량이 보급되어 교육생들은 실무에서 정수장비의 운영ㆍ관리를 맡게 되며, 이를 위해 4주간 주특기교육을 받습니다.

 

 

 

이 밖에도 공병학교에는 전술교량운용병, 공기압축기운용병, 크레인운전병, 도로포장기운전병, 공병장비정비병, 발전기운용정비과정, 난방기모터운용과정 등 주특기교육이 많아 상무대의 타 학교에 비해 더욱 많은 특기병들이 교육을 받고 있답니다.

 

 

그간 많은 부대를 취재했지만 이번 육군 공병학교를 취재하며 특이한 것을 볼 수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화상 공중전화였습니다.

 

 

생활관 좌·우측에 설치된 공중전화부스에는 특기병들이 휴식시간을 이용해 누구나 자유롭고 편안하게 가족과 친구, 연인들과 화상전화을 통해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 해련관

 

공병학교는 상무대에 위치한 학교들 중에서 특기병 교육생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라 그많큼 면회를 오는 가족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2015년 3월에 그리움을 해소하는 집이라는 의미의 '해련관'이라는 새 면회소를 학교내에 설치하고 정기적인 부대개방행사 등을 통해 신뢰증진과 소통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 육군 공병학교의 공병탑

공병탑은 학교 창설 7주년에 제3대 공병감인 엄홍섭 장군이 전 공병인의 뜻을 모아 영원불멸의 희생정신과 화목단결의 공병정신을 공고히 하고, 6·25전쟁 시 산화한 1,500여 명의 공병전우의 충혼과 명복을 빌며, 민족의 염원인 평화통일을 이루는 날까지 국토방위에 헌신할 것을 다짐하기 위하여 세워졌다고 합니다.

 

▲ 육군 공병학교 건물에 무성한 Ivy(담쟁이덩굴). 명문대를 일컫는 '아이비 리그'는 학교 건물에 담쟁이덩굴이 무성하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육군 공병학교의 교육체계는 일반적인 강의가 아닌 학생 중심의 선행학습과 러닝&티칭(L&T) 토의식 수업을 통해 학습자 주도의 학습이 가능하도록 교육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또한 올해 10월 1일부로 학교 교수부가 교육여단으로 개편되면서 교육과 훈육을 통합한 담임교관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어서 더욱 효율적이고 성과높은 교육체계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답니다. 

 

"시작과 끝은 우리가"라는 모토아래 현대적인 시설과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으로 성장하고 있는 육군 공병학교는 지금 이순간에도 국가안보는 물론 국제평화를 위한 장병 육성을 위해 혼과 열정을 다하고 있습니다.

 

<글/사진 : 임영식 육군 블로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