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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하軍/육군은 지금

육군의 셰프! 취사병의 하루가 궁금하세요?

 

육군의 셰프!

취사병의 하루가 궁금하세요?

맛과 정성으로 전우들에게 인정받은 

5기갑여단 취사병들의 이야기


어둠이 채 걷히기도 전인 새벽 4시 30분... 

군대에서 가장 먼저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이들이 있으니 바로 취사병입니다. 

육군 5기갑여단에서 만난 취사병들이 하루가 아니고 한 끼에 만드는 식사 분량은 무려 600인분!!

 

밥 짓는 것에서부터 수많은 장병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식단을 선보이는 것이 결코 쉬워 보이진 않는데요, 아침 배식이 끝나고 나면 이내 점심을 준비해야 할 정도로 그들의 하루는 무척 분주했습니다. 

아~ 한가위... 부대에 있는 우리 아들이 더 생각나는 부모님 여러분! 걱정하시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우리 장병들을 위해 맛과 정성이 듬뿍 담긴 건강한 음식을 준비하는 최고의 취사병들이 여기 있으니깐요!

 

 

새벽 4시 30분에 기상한 취사병들은 5시부터 하루 일과를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일단 밥부터 지어야겠죠. 수색중대 소속에서 지금은 조리지원병으로 잠시 신분(?)이 바뀐 강대호 일병의 움직임이 무척 분주합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그가 30분 이내에 지어야 하는 밥이 무려 600인분이기 때문이죠.

 

 

 

한 끼 식사를 위해 그가 하루 세 번 옮겨야 하는 쌀의 무게만 60kg... 

밥솥 하나가 50~60명 장병의 한 끼를 책임지는데요, 강대호 조리지원병이 13개의 밥솥에 넣은 쌀과 물의 양은 거의 동일해 보였습니다. 윤기 흐르는 밥을 만드는 그만의 요령이 있다면 밥솥에 쌀을 넣은 후 고르게 펴고 손등으로 올리고 물의 양을 맞추는 것이라는군요. ^^

 

 

 

 

밥 짓는 것과 동시에 옆에서는 아침 반찬이 만들어지고 있었습니다.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러운 햄슬라이스볶음을 만들고 있는 김영민(일병) 조리병은 입대하기 전부터 새로운 메뉴를 혼자 개발할 정도로 요리하는 게 취미였다는군요. 

감자를 먼저 익힌 후 당근, 햄, 양파 등을 함께 볶고 있었는데요, 바닥에 눌지 않도록 조리용 삽으로 부드럽게 저어주는 게 한 번에 600인분을 만드는 그만의 노하우였습니다. 양이 제법 많다 보니 제대로 젓기 위해서는 손목이 아니라 온 몸에 힘을 다줘야 할 정도로 만만치 않아 보이더군요.

 

 

 

이날 테이블에 오를 또 다른 메뉴는 그 이름만으로도 시원해 보이는 콩나무 무채국이었습니다. 

1년 2개월의 경험에서 오는 여유일까요? 노의철(상병) 조리분대장의 손놀림은 무척 부드러워 보였습니다. 특히 맛있는 국을 끓이기 위해서는 물의 양과 간을 정확히 맞추는 센스가 필요한데요... 고기가 들어가는 경우에는 부지런히 저어주는 게 중요하다는군요. 요즘 20대 장병들은 칼칼하고 자극적인 맛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하고요. ^^

 

 

 

 

아침 식사는 7시 30분부터 시작이지만 근무자를 위한 배식대는 이보다 먼저 준비를 마칩니다. 이때 식중독 같은 사고에 대비해 보존식을 매 식사 때마다 챙겨놓는데요, 이 보존식은 144시간 동안 보관한다고 합니다.

 

 

새벽부터 1시간 30분에 걸쳐 취사병들의 정성이 듬뿍 들어간 아침식사가 드디어 완성되었습니다. ^^

취사병들은 일반 장병들과 함께 식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그 전·후의 잠깐의 시간을 이용해 식사를 합니다. 아침식사는 이렇게 조금 일찍 먹지만 점심식사는 장병들이 식사를 마친 후 늦게 먹게 되는 것이죠.

 

 

 

 

취사병들이 새벽부터 정성들여 만든 아침식사는 이렇게 장병들의 활기찬 시작을 책임진답니다. 이렇게 밝은 미소와 함께 식사하는 장병들의 표정에서 취사병들은 아마도 보람을 느낄 겁니다.

 

 

 

 

장병들이 한창 식사하는 동안 취사병들은 쉴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때부터는 설거지와 뒷정리를 하고서 점심식사를 준비하게 되죠.. 인상적이었던 건 이 모든 과정이 무척 청결하게 진행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음식물 또한 바닥에 떨어지기 무섭게 치워질 정도로 실내 분위기는 위생적이라는 한마디로 대신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아직 점심식사 준비를 하기에는 조금 이른 것 같은 시간에 김영민 조리병이 돈가스 튀기기 시작합니다. 이날 그가 튀긴 돈가스의 숫자는 정확하게 580개... 만만치 않은 개수다 보니 식단에 돈가스 같은 튀김류가 나올 때는 2~3시간 전부터 이렇게 미리 준비해야만 한다는군요. 이제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라 견딜만 하지만 한여름에 이렇게 기름 옆에 있을 때는 체감온도가 상상을 초월한다고 합니다. 취사병들의 보이지 않는 노고를 새삼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잠시 후 강대호 조리지원병은 아침에서 본 듯한 데자뷰를 떠올리게 만들더군요. 

달라진 게 있다면 쌀밥에서 잡곡밥 정도~? 옆에서는 노의철 조리분대장이 윤명순 민간조리원과 함께 샐러드를 만들 단호박 상태를 확인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요. 민간조리원은 식단과 관련한 조언과 함께 반찬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는 든든한 지원자인 셈인데요, 우리 어머니의 마음으로 음식을 만들어주고 계십니다.

 

 

여기서 잠깐! 

매일 달라지는 식단은 과연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요? 그 비밀은 바로 각 부대에 제공되는 표준식단에 있었는데요, 일종의 레시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날 아침과 점심 때 제공된 메뉴도 이 식단에 따라 만들어졌고요. 앞서 봤던 햄슬라이스볶음도 이 표준식단에서 제시한 감자, 옥수수기름, 피망, 햄슬라이스, 양파, 당근, 깐마늘, 천일염 등 들어가는 재료와 양을 정확하게 맞춰 탄생했던 것이죠. ㅎㅎ

 

 

 

매주 월, 수, 금요일 사흘은 취사병들이 좀 더 바빠지는 날입니다. 바로 부식을 받는 날이기 때문이죠. 이날 들어온 부식은 이틀치, 그러니까 6끼 식사를 만들 수 있는 엄청난 양이었는데요, 아무래도 신선도가 생명이다 보니 받아서 그냥 보관하는 게 아니라 미리 손질까지 그날 모두 마무리하게 됩니다.

 

 

IQ 테스트를 해야만 할 것 같은 사진이군요. 박스는 모두 몇 개? ^^ 

이날 점심식사 때 함께 제공될 아이스크림입니다. 박스의 개수가 제법 많아 보이지만 며칠 분량이 아닌, 단 한 끼 디저트라는 사실!

 

 

 

부식 수령과 동시에 점심식사 준비도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습니다. 한 번에 만들고 있는 단호박 샐러드의 양이 엄청나 보이죠? 어머니의 손맛, 윤명순 민간조리원의 손길에 따라 소금이 사라라라~ 뿌려지고 있군요.

 

 

간이 제대로 되었는지 맛을 보는 노의철 조리분대장. 노의철 조리분대장은 자는 것, 입는 것, 먹는 것 등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중 하나를 책임지고 있다는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그의 얼굴을 타고 흐르는 땀에서 취사병의 열정이 전해지는 것 같죠?

 

 

 

이날 들어온 부식은 이틀 동안 제공될 식재료로 취사병들은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자신의 역할을 소화합니다. 비빔밥, 모듬쌈, 순두부찌개, 닭순살매운볶음, 쇠고기불고기 등 이름만으로도 군침 돌게 만드는 요리가 지금 이 재료로 탄생할 예정인 것이죠.

 

 

자~ 이제 취사병들의 현란한 칼질 솜씨도 한 번 봐야겠죠~? 재료에 따라서 사용되는 칼도 달라지지만 도마도 위생을 위해 엄격히 구분해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노란색 도마는 야채, 파란색 도마는 고기나 어류를 썰 때 사용되는 것입니다.

 

 

 

 

 

자~ 그럼 이렇게 만들어지는 식단 중에서 과연 장병들에게 인기 있는 메뉴는 무엇일까요? 

아무래도 혈기왕성한 장병들이다 보니 고기나 튀김류의 메뉴를 좋아한다고 하는데요, 오삼불고기 같은 경우는 꾸준하게 사랑받는 메뉴라는군요. 반면, 가지볶음이나 무나물 같은 채소 위주의 메뉴는 인기가 시들하다고 하고요. ^^


그렇다면 취사병이 말하는 난이도 있는 메뉴에는 과연 어떤 게 있을까요? 

닭튀김이나 볶음 종류가 난이도를 요구하는 음식이라고 하는데요, 한 눈을 팔면 안 되고 계속 옆에서 지켜봐야 하기 때문이랍니다. 반대로 두부김치나 국 같은 건 쉬운 편이라고 하는데요... 이보다 더 쉬운 건 비트볼, 치킨너겟 같이 가공되어 들어오는 것이라는군요.

 

 

두둥~ 취사병의 정성과 어머니 같은 민간조리원의 손맛을 담아 점심식사는 이렇게 탄생했습니다. ^^

 

 

 

그런데 5기갑여단에서 눈길을 끈 건 병영식당 내부가 아니라, 외부 벤치에서도 식사를 즐기는 장병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따사로운 햇살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즐기는 야외 런치! 

이것은 식당 앞에 잔디가 깔리고 벤치가 설치되면서 생긴 변화인데요, 공원 같은 분위기에 장병들도 무척 좋아한다는군요.

 

 

미녀 하사도 엄지척~ 하게 만드는 광어매운탕, 돈가스, 그리고 단호박샐러드! 

통신 분야를 담당하는 최정윤 하사의 뽀얀 피부는 건강한 식재료와 정성이 담긴 취사병들의 손맛이 듬뿍 들어간 음식 때문 아닐까요? ^^

 

 

새벽 4시 30분에 기상해 600여 명이 먹을 쌀을 씻으며 하루를 시작하는 취사병들... 

설거지와 뒷정리를 하고 나면 시계바늘은 저녁 8시를 가리킬 정도로 이들의 하루가 무척 바쁘다는 걸 우리는 모르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떠세요? 부대에 자녀를 보낸 부모님이라면 이번 한가위에 함께 보내지 못한다 하더라도 먹는 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죠? 

우리 장병들 옆에는 하루 세 끼를 책임지는 든든한 취사병들이 항상 함께하니깐요!

 

<글/사진: 김남용 아미누리 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