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건강한 남자라면 누구나 거쳐야 하는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어제까지만 해도 군인과는 거리가 멀었던 평범한 젊은이들이 머리를 짧게 깎고 한데 모였다. 지난 수 십 년간 우리의 아버지도, 삼촌도, 형도 다녀온 육군훈련소는 나라를 지키는 임무를 받은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난생 처음으로 자기 이름이 쓰여 있는 총과 군복을 받는 곳 중의 하나다.
훈련병들에게 5주간의 육군훈련소 생활은 난생 처음 해보는 것, 처음 만져보는 것, 처음 보는 것 투성이다. 3kg에 가까운 K-2 소총, 무거운 철모, 두꺼운 탄띠, 딱딱한 전투화 같은 생소한 장비를 온 몸에 두르고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다양한 교육에 훈련병들이 서툰건 당연하다.
종합각계전투 교장에서 끊임없는 전장소음이 연이어 터지는 폭파와 연막 속에서 훈련병들이 뛰고 뒹굴며 거침이 없다.
가스실에 들어가기 전 교관으로부터 주의사항을 듣고 있는 훈련병들의 눈초리에는 긴장감과 약간의 공포심이 서려있다.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곧 가스실에서 방독면을 벗고 군가를 악으로 불러야 되겠지만… 상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옛날에는 가스를 무조건 마시는 훈련이었으나 지금은 ‘적 화생방 공격에 대비한 올바른 방독면 착용법 학습’에 중점을 두고 있었으므로 , 훈련병들은 가스실에서 수통의 물도 마셨다. 방독면 착용이 늦거나 미숙해 눈물로 범벅이 된 훈련병이 없지는 않았으나 오늘의 경험이 전시에 이들의 생명을 살리는 소중한 경험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20년 전에도 육군훈련소에 갓 들어온 훈련병은 늘 실수를 했고 모든게 서툴렀다. 그런데 지금의 훈련소가 과거에 비해 달라진 게 있었다. 그것은 교육 방법이었다. 예전의 훈련소가 무조건적이고 획일적인 주입식 교육이었다면 지금은 상황, 조건별 이해 위주의 교육으로 한 명, 한 명을 이해시키고 못 하는걸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훈련소였다. 그리고 훈련과정은 강하게, 훈련 이후엔 부드럽고 따듯하게 훈련병을 챙겨주는 분대장, 교관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주눅들지 않는 당당함으로 거듭난 훈련병들… 오늘의 경험은 인생의 향수로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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