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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수사 기법으로 사건을 해결한다!

혹시 NCIS 라는 조직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 보셨나요? 미국 TV 드라마 제목으로도 유명한 NCIS는 해군 범죄 수사국으로 미 해병대를 포함한 미 해군 사법 및 정보기관의 이름입니다.
NCIS는 군사법통일법전(Uniform Code of Military Justice)에 의거해 처벌할 수 있는 미 해군 및 해병대의 모든 중범죄를 수사할 수 있으며 TV 드라마는 워싱턴 D.C.의 워싱턴 해군 기지에 본부를 두고 있는 해군 범죄 수사국의 중요사건 전담팀(Major Case Response Team)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갑자기 NCSI 이야기를 꺼낸 것은 우리 육군에도 이와 유사한 조직이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육군수사단 인데요 최근 육군수사단 주관으로 과학수사·사망사고 수사시스템 경연대회가 열렸습니다. 마치 인기 TV 드라마 CSI: 과학수사대(CSI: Crime Scene Investigation)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듯 한 경연대회 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소개합니다.

사고 상황이 전파되자 헌병대 수사관들이 현장을 향해 출동합니다. 현장 보존을 위해 인원 통제 및 관련 조치가 이루어지고 수사관들의 움직임이 바빠집니다. 현장 주변에 인원 통제를 마친 수사관들은 신중에 신중을 기하며 증거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두 눈을 번쩍이며 주변을 살펴봅니다. 마치 TV 범죄수사 드라마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습니다. 물론 사건 현장에 쓰러져 있는 것은 진짜 병사가 아니라 마네킹입니다. 하지만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수사관들의 움직임은 조심스럽기만 합니다.

탄피 생산번호를 확인하고 있는 수사관


옷에 묻은 혈흔을 검사하고 있는 수사관

지난 10월 21일 32사단 헌병대에서 육군수사단 주관으로 과학수사시스템 경연대회가 열렸습니다. 이번 경연대회는 사실과 과학에 근거한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수사기법을 소개하고 의혹 없는 과학수사로 국민에게 믿음과 신뢰를 주는 헌병상을 정립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합니다. 육군 스스로 병영 내 사건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만의 하나라도 사건사고가 발생해 장병이 귀중한 몫 숨을 잃었을 경우 유가족과 국민이 한 점 의혹 없이 수사결과를 납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입니다. 이를 위해 이번 경연대회는 일선 수사관들이 논리적, 분석적, 종합적 접근을 통해 자칫 미궁에 빠질 수 있는 사건을 해결할 수 있도록 육군직할부대·군단·향토사단 등 20개 헌병부대를 대상으로 실시됐습니다. 참고로 전반기에는 1·3군 및 육군직할부대에서 경연대회가 실시됐고 후반기에는 2작사 예하 부대를 대상으로 실시되고 있습니다.

사건현장 외부 현장검증을 실시하고 있는 수사관들

이번 경연대회는 육군수사단에서 분야별 전문평가단 9명을 구성, 각 부대를 순회하며 간부 수사능력 이론평가를 시작으로 모의상황 부여, 수사 지휘 및 수사능력 전반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특히 이번 경연대회는 ‘탄약고 초소 근무 중 원인불상 1명 총기사망, 1명 행방불명’ 이라는 모의 상황을 부여해 실제와 같은 긴박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습니다. 혈흔과 탄피와 같은 결정적 증거가 속속 발견되고 주요 참고인들의 증언과 조사도 이어집니다. 최초 발견자에 대한 화약 반응 검사와 시료 채취도 이루어졌는데 의외로 범인이 가까운 곳에 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TV 드라마에서 보았던 것과 같이 사진 및 동영상 촬영을 통해 기록을 남기는 것도 수사관들의 몫입니다. 선선한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현장을 수사하는 수사관들의 얼굴에는 어느새 땀방울이 맺힙니다.

최초 발견자에게 화약 반응검사를 위해 시료를 채취하고있는 수사관


사진 및 동영상 촬영으로 증거를 확보하고 있는 수사관

각 부대는 이번 경연대회를 위해 부대별 특성에 맞는 과학수사·사망사건 수사시스템을 적용시키고 사전 자체 소집교육과 집체훈련을 실시하는 등 철저한 준비를 했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현장감식, 차량추적, 통신추적, 계좌추적 등 종합적인 과학수사 능력을 배양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수사관들의 멋진 모습 속에는 평소 우리가 알지 못했던 노력과 땀방울이 숨어 있었습니다. 이번 경연대회 결과는 각 군 및 육군직할부대 별 평가가 끝난 후 분야별로 심사결과를 종합하여 발표하게 되며 경연대회 결과와는 관계없이 평가 과정 중에서 발견된 미비점은 지속 보완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경연대회가 아니더라도 평소 각 부대 및 개인별 수사능력을 극대화해 우리 군의 범죄수사 능력을 배양하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계속하고 있다고 하니 마음 한편이 든든합니다. 이번 경연대회를 지켜보며 육군 범죄수사 능력에 대한 신뢰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