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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 어머니의 질투를 견뎌내는 방법

남자친구를 군대에 보냈다고 해서 일반적인 연애에서 겪은 어려움을 겪지 않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제한된 연락과 휴가, 훈련 등의 특수한 상황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갈등들은 일반적 상황에서 겪지 않아도 되는 일들을 많이 겪게 만든다.

'남자친구 어머니와의 갈등' 역시 사회의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부분이다. 특히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는 연인이라면 피해갈 수 없이 한 번은 마주쳐야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어렵고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이번 매뉴얼을 통해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아직 결혼한 사이가 아니므로 '시어머니'라는 단어를 쓰기 애매하니 '남친어머니'라는 표현을 쓰는 점은 양해해 주시길 바란다. 


 1. 남친어머니의 질투  

경기도 일산에서 사슴벌레를 키우며 디스커버리채널을 즐겨보는 한 예비군은 남친어머니의 질투에 대해 이런 말을 했다.
힘들게 키워놨더니 엄마 생일에는 케익한번 안 사가지고 왔던 녀석이 여자친구 생일이라고 꽃다발까지 준비하는 것을 보며, 그 남친어머니는 이런 생각을 했을 수도 있다.

'유 다이' (번역 - 너 디졌어)

특히 남자친구가 곰신에게 열정적으로 잘할 때, 이러한 감정은 증폭될 수 있다. 친구네 집에 놀러갔다가 그 친구 어머님의 하소연을 들은 적이 있다.

"내가 그렇게 마트 가자고 해도 꿈쩍도 안하던 놈이, 여자친구 생기더니 아주 무슨 공주님 모시듯이 태워다 주고 태우러 가고, 엄마한테 그렇게 좀 하지. 나쁜놈"

저런 감정들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 감정의 댓가가 고스란히 여자친구의 몫으로 돌아올 때, 그곳에서는 불협화음이 들리기 시작한다. 한 곰신분이 보내주신 사연을 살펴보자.


사연의 당사자 분에게는 너무 긴장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해 드리고 싶다. 남자친구의 어머니가 곰신에게 감정을 가지고 있으시다면, 뭘 하든 밉게 보이는 것이 맞다. 하지만 곰신 역시 남자친구 어머니의 말이나 행동에 너무 많은 의미부여를 하거나 '날 싫어하시는 걸꺼야'라고 생각한다면, 색안경을 끼고 보게 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사소하게 입버릇 처럼 하시는 말씀에까지 오만가지 생각을 다 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각 집에는 그 집만의 특징이 있다. 그렇기에 '우리집' 기준으로 '남의 집'을 판단하게 되면 당연히 다른 부분들이 많이 보인다는 거다. 조금 주제와 다른 이야기이긴 하지만, 아는 분의 집 중 TV 홈쇼핑에 중독된 가정이 있다. 정규방송을 보는 시간보다 홈쇼핑 채널을 틀어 놓고, 가족끼리 모여 지금 광고중인 저 물건을 살지 말지를 고민한다는 것이다. 처음엔 장난인 줄 알았지만, 반찬으로 김수미 간장게장이 나오고 친구 아버님이 잭필드 3종세트 바지를 입으시며, 흑마늘 등의 건강식품들이 할머니 방에 있는 것을 보고는 장난이 아님을 알았다.

물론, 그저 모든 부분을 '오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대한민국에는 아직도 '어익후, 우리아들' 같은 사상이 남아있으니 그 귀한 아들을 부려먹는(?)다고 생각하게 될 경우, 에어컨이 필요 없이도 분위기를 서늘하게 만드는 질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2. 중재자인 남친의 헛발질

참으로 안까운일이 아닐 수 없지만, 일부 남친 중에는 도무지 중재에는 소질이 없는 사람들이 있다. 여친과 자신의 어머니가 갈등을 겪고 있다면, 중간에서 융통성있게 해결할 수 있어야 하지만, 엄마한테는 "아 그런거 아니라니까요" 이런 대답을 해서 가슴을 긁어 놓고, 여자친구에게는 "니가 좀 이해해. 어쩔 수 없잖아" 이런 얘기로 두 번 죽이고, 결국 하는 일이라고는 인터넷에 익명으로 "엄마랑 여자친구 때문에 너무 힘듭니다" 이런 글만 올려 놓으니, 이건 뭐 방법이 없는 것 아닌가.

정말 눈치없는 경우를 보자,


설령, 어미니께서 여자친구에 대한 안좋은 얘기를 했다고 해도 어느정도 필터링이 필요한 것을, 그걸 여과없이 다 말해 버린 것이 감정증폭의 원인이 되었다. 저 이야기는 그냥 장난스레 나온 걸 수도 있고, 예상과 달리 별로 심각하거나 진지하지 않은 이야기 일 수도 있다. 지나가는 말로 했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해당 여자분은 아직도 머릿속에 깊이 박힌 상처가 되었고, 면회를 같이 오라니! 그것도 군대 가기 전에 한 번 봤다면서! 그럴땐 조용히 대답해 줘라.


남친과 연락이 안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질 수 있을 것이다.

가슴아픈 일이지만, 이런 경우 남친이 철이 들기를 바라면서 입조심하는 수 밖에 없다. 괜히 남친어머니에 대한 불평을 할 경우, 남친은 집에 들어가서 이렇게 얘기할 것이다.

"엄마, 내 여자친구가 엄마 좀 짱이라는데?"

그쯤 되면 걷잡을 수 없다. 


 3. 초난감한 경우

가끔은 정말 남친어머니와 곰신 사이에서 초난감한 경우가 벌어지기도 한다. 아래 사연을 함께 보자.


이 경우는 딱히 해결책이 없다. 다만, 회사 때문에 못 나간다는 것을 확실하게 말씀드릴 필요가 있다. 어영부영 '네, 나중에 나가볼게요' 이런 식의 대답이 아니라, 지금 경력을 쌓고 있는 중이라 당장 그만 둘 수가 없다고 얘기하던지, 어머니 친구분이 하시는 거라 그만 두기가 좀 어렵다고 이야기 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아니면, 그럴듯하게, 팀장이 되면 일요일에 쉴 수 있는데, 팀장이 될 때 까지만 기다려 달라고 말하는 임시방편을 쓸 수도 있겠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으로 종교는 강요할 수 없는 일이다. 그렇게 독실하신 기독교 신자시라면, 이 말을 건내보시길 추천한다.


분명 효과가 있을 것이다.


연애는 남자친구와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 밖의 요소들로 힘들어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남자친구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남친의 가족과의 갈등이라면, 정말 모든 것을 다 그만두고 싶어지는 경우도 생기리라 생각한다.

최초의 해결책은 최대한 싹싹하게 나가보는 것이다. 부작용으로 위의 경우와 비슷하게 '버릇없다' 라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혼자서 끙끙 앓고 있는 것 보다는 좀 나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완고하게 선입견이 생기거나 질투가 뿌리를 박고 있다면 싹싹함이나 잘해주는 것 만으로는 별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

그 후의 해결책은 역시 '대화'다. 대화를 뒤로 놓은 것은, 처음부터 "어머님이 말씀하신 뭐뭐 말인데요.." 이렇게 이야기 하기보다는, 어느정도 '그럴 수도 있지' 라고 생각하며 넘어가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거다. 사귐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가 아니라면 자잘한 뒷담화(?)는 넘어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문제에 대한 대화는 최대한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을 추천한다. 남친 어머니께 갈등에 대한 고민을 털어 놓는다고 해서 "아니 감히 너 따위가 내 말에 토를 달아?" 하며 따귀를 올려붙일 남친 어머니는 없다. 딸이 엄마와 이야기 하듯 그렇게 사근사근 하게 이야기 하다보면 조금 더 가까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평소의 일이라면 자신의 행동도 돌아보길 권한다. 내 친구의 경우 갈등의 씨앗이 된 원인은, 휴가 나온 남자친구 집에 놀러갔다가 라면을 끓여 먹고 그릇과 냄비를 그대로 두고 나간 경우였다. 일을 마치고 돌아오신 어머님이 자신을 기다리는게 휴가나온 아들이 아니라, 설겆이 거리라니, 무슨 생각을 하시겠는가. 그런 경우 자기 아들에 대한 분노(?)라기 보다는 '어떻게 여자애가 그렇게 두고 나갈 수 있지' 라는 생각이 든다는 걸 얘기해 주고 싶다. 아버님 생신은 챙기면서, 어머니 생신은 그냥 지나간 걸 두고도 '파이어~' 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시니, 역시 주의해야 한다.

남자친구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중요하다. 깊은 관계라면, 많은 갈등은 접어두고 당장 손잡고 입맞추고 함께 노는 것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갈등에 대한 해결책도 함께 고민해 보고, 둘만이 아닌 둘 주변의 많은 인간관계에 대한 부분도 같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단 얘기다.

지금 당장은 커다란 일 같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되는 경우가 있다. 정말 죽이고 싶던 고참도 시간이 지나면 가장 기억에 남고 즐거운 말년생활을 같이 보낼 수 있게 되는 것 처럼 말이다. '이것 때문에 미치겠어' 보다는 '이걸 어떻게 해결할까?' 를 생각해 보길 바라며, 이번 매뉴얼은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다.

곰신분들의 고민은 [곰신]이라는 말머리를 달아 normalog@naver.com 으로 메일을 주시기 바란다. 보내 주신 이야기들은 앞으로 이어지는 매뉴얼에서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하겠다.

자, 그럼 비오는 날 흠뻑 젖은 감수성으로 손편지를 꾹꾹 눌러써 보길 권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