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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을 헤어지게 만든는 세 가지 복병

사랑하는 이들, 그냥 사랑하는 마음만 가지고 알콩달콩 지낼 수 있게 놔 두면 좋으련만 연애를 하며 겪는 둘의 갈등 외에도 여러가지 일들이 둘을 힘들게 만든다. 사실 아래의 세 단락 중 하나만 들여다 봐도 수 많은 사연들이 나오지만, 오늘은 몇 가지 사례 통해 살짝 살펴보는 형태로 진행할 생각이다. 오늘 다룬 이야기 외에 다른 부분들은 앞으로 주제를 잡아 바닥까지 살펴보도록 하자. 

오늘 매뉴얼에 등장하지 않은 복병들은 normalog@naver.com 으로 [곰신] 이라는 말머리를 달아 메일을 보내주시길 바란다.(답장을 받지 않으셔도 되는 분만 메일을 주시기 바란다.) 보내주신 사연 중 적절한(응?) 것은 매뉴얼을 통해 소개하며 차근차근 함께 살펴볼 예정이다. 자, 그럼, 출발해보자.


1. 내 남자 주변의 여자들


노멀로그에서 발행한 [남자의 바람기와 매너, 뭐가 다를까?]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연애를 하다보면 드라마나 영화에서 나올법한 일들이 심심찮게 벌어진다. 평소 곰신의 남자친구가 별로라며 헤어지라고 충고하던 친구가, 술마시고 곰신의 남친에게 추파를 부린 사연도 있었고, 남친 후임 면회에 따라온 여자사람과 남친이 눈 맞은 사연도 있었다. 그 일을 직접 겪으신 분의 미니홈피에선 "이제 다시... 사랑 안해..." 라는 노래가 배경음악으로 깔려 있었다.

뿐만 아니라 과거에 남친과 알던 여자가 계속 남친에게 연락하는 것을 알게 된 곰신, 남친이 다른 여자의 미니홈피 방명록에 꾸준히 야리꾸리한 글을 남긴 걸 알게 된 곰신 등등 그 '내 남자 주변의 여자'가 제 1의 복병으로 꼽혔다. "제 남친은 주변에 여잔 커녕 친구도 별로 없어요" 라며 해맑게 웃던 곰신의 사연은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아래의 이야기를 보자.

남자친구는 이제 상병이 되었어요.. 남들이 말하는 일말상초..
그런 얘기들 때문에 더 불안한진 모르겠지만..
남친 싸이에 전에 남친과 같이 알바하던 여자애가 자꾸 글을 남겨요.
처음엔 그냥.. 가까운 사이니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미ㅊ..죄송해요, 이 나쁜 여자애가 술을 먹자느니..
뭐 하는데 오빠 생각이 난다느니.. 별 개ㅅ..죄송해요.. 별 이상한
얘기를 자꾸 해 놔서.. 아, 편지도 보내나봐요..
누가 보면 여자친구 인 것 처럼 훈련 잘 갔다 오라느니..
저보다 남친 군대 생활을 더 잘 아는 것 같아요...
전에 휴가 나온 남친에게.. 이 여자애 뭐냐고.. 화를 냈더니..
그냥 아는 동생이라고 신경쓰지 말래요.. 이게 신경 안 쓰이나요?
너무 속상해서 남친 앞에서 울었어요.. 싫다고..
그 여자애가 자꾸 그러는 거 싫다고...
그랬더니 남친이 웃으면서.. 한다는 말이..
걘 가슴도 아예 절벽인데.. 뭘 걱정하냐고.. 걱정하지 말라고..
이걸 위로라고 하고 있네요... 저 이러다 미칠 것 같아요..


남자친구가 한 위로야 말로 가장 확실한 대답이다, 라는 건 훼이크고 위와 같은 상황에서는 일단 '오픈'할 것을 추천한다. 남친과 사진을 찍어 미니홈피에 올리고 남친에게 스크랩 해갈 것을 권장한다든가, 해당 여자분을 조용히 타이르는 방법이 있다. 물론 이렇게 '오픈'하는 방법을 썼지만, 그 여자분이 스크랩 해 간 사진 밑에 "오빠가 아깝네요." 같은 댓글을 달아 폭주한 곰신의 사연도 있고, 조용히 타일렀지만 "오빠 여친 왜 그래? 정신병자 같아." 같은 말을 한 경우도 있었으니 어느정도 각오는 해 두는 것이 좋다.

이 문제의 열쇠는 남자친구가 쥐고 있다. 여자친구의 눈물섞인 고민을 듣고도 계속 여지를 남겨두거나 뜨뜨미지근한 모습을 보일 남자친구는 없을 것이다. 원하는 해결책을 남친에게 말하고, 남친이 그 해결책대로 행동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꿍한 마음으로 혼자 애태우지 말란 얘기다. 그러나, 남친을 자신의 통제권 하에 두려 하거나 사소한 것 까지도 의심하며 쥐잡듯 해서 발생한 문제라면, 열쇠는 당신에게 있다.


2. 그 무섭다는 집안의 반대, 혹은 문제


라스베가스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이제 갓 이십대가 된 나이에 벌써부터 '시집살이'를 하고 있는 곰신들이 있다. 특수한 경우겠지만, 명절에 자기 집에 가서 음식하는 걸 도우라는 둥, 부모님이 뭐 필요하다고 하시니 그것 좀 사다 드리라는 둥, 이게 마음에서 우러러 나오는 것이면 효도가 되고 아름다운 행동이 되겠지만, 남자친구의 '부탁'도 아닌 '명령'에 의해서 벌어진다고 생각하면 그 누구라도 마음이 편치 않을 것이다.

더군다나 면회를 올 때마다 자신의 부모님을 모시고 오라는 남자친구도 있었다. 부모님께서 찾아오시지 못하니 여자친구에게 양해를 구하고 모셔오라고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면회 때 마다 이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화를 내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단둘이 나누고 싶은 이야기도 있고, 부모님이 계시면 아무래도 부담스러운 순간도 있을텐데, 매번 그러는 건 분명 문제가 있다. 이 사연을 주신 여자분께서는 이 이야기를 남자친구에게 했다가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야?" 라는 얘기만 들었다고 하니, 다음엔 여자쪽 부모님을 모시고 가 보길 추천한다. 거기에도 잘 적응하는 전천후 남친이라면 할 말 없지만 말이다.

이 얘기는 좀 꺼내기 조심스럽지만, '종교'문제로 갈등을 겪는 곰신도 의외로 많았다. 어느 종교라고 밝히진 않겠지만, 그 종교를 믿는 사람이 아니면 아들과 사귀는 걸 허락할 수 없다는 말에 '종교의 자유'얘기를 꺼냈다가 귓방망이를 맞을 뻔 한 사연도 있었고, 종교가 다르다고 '너희 집안이 믿는 건 귀신이다.' 따위의 황당한 얘기를 들은 곰신의 사연도 있었다. 미안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나도 뭐라 해 줄 말이 없다. 차라리 '알콜중독'같은 거면 해결책이 있겠지만, '종교'는 해결책이 없다. 미안하다.


3. 내 주변의 사람들


군대 간 남자를 기다리는 사람에 대한 주변의 조언은 대부분 회의적인다. 기다림이 아름답다는 얘기보다는 "아무리 기다려 봐라, 헤어지게 되어 있다니까." 라거나 "나도 기다렸는데, 다 쓸데 없는 일이야. 청춘 낭비하지 말고 즐겨." 이런 이야기들이 주류를 이룬다. 처음엔 반발심리로 인해 '우리는 달라.'라고 생각했다가, 필연적으로 남친의 편지가 뜸해지고 전화가 줄어드는 훈련이나 부대행사 등등의 기간에 마음이 흔들릴 수 있다.

이런 시기에 주변의 부정적인 이야기를 계속 듣는 것은 믿음의 뿌리를 흔들 수 있다. 별 의미하지 않고 본 '오늘의 운세'가 계속 신경쓰이는 것 처럼, 점점 부정적인 이야기들이 마음을 좀 먹는다. 그 빈 공간을 부대에 있는 남자친구가 채워주지 못할 경우, 혹은 믿음을 주는 말을 건네는 것이 아니라 "왜 또 그래." 같은 말을 할 경우, 시간은 우리에게 안녕이라 말한다.

"누난 내 여자니까."를 부르는 연하남들과, "오빠 한 번 믿어봐."를 부르는 오빠들도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하하. 전 그런 걱정 없어요. 인기도 없고 저한테 들이대는 남자도 없거든요."라는 곰신분께는 뜨끈한 우동 한 그릇 사주고 싶은 심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흔들리는 곰신이 있다면, 남자친구가 곁에 있다고 생각하라는 말을 해 주고 싶다. '난 지금 혼자고, 외로워.'라고 생각하면 정말 그런 것 처럼 느껴져 작은 유혹에도 쉽게 마음을 뺏길 수 있다. 그런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고 말이다.

남자친구가 평생 이등병이 아니듯, 지금의 상황도 계속 이어지는 것이 아니다. 남친이 군대에 있는 기간이 길게 느껴진다면 '시험기간'이라고 생각하자. 이 시기가 지나면 다시 꽃이 피고 나비가 날아 온다. 사실 지금도 꽃은 피고 나비는 날고 있다. 마음이 온통 '기다림'에만 쏠려 보지 못할 뿐이다.


"저렇게 했는데도, 남자친구 마음이 변하면 끝이잖아요."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다면, 지금 그 연애를 접는 것도 괜찮을 거라 생각한다. 받은 만큼 주고, 준 것 만큼은 꼭 받아야 하는 '비지니스'라고 생각한다면 차라리 지금 헤어지는 것이 나을 것이다. 애써 참으며 나중에 찾아올 '보상'을 기다리는 중이라면 지금 그만 두는 게 낫다.

지금 누군가와 핸드폰으로 통화를 하며 '이 배터리가 다 닳아서 끊기면 어쩌지?'라며 끊임 없이 스스로를 괴롭히는 것 보다는, 통화에 집중하는 것이 훨씬 낫단 얘기다. 이 세가지 복병과 마주하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이다. 물컵에 담긴 물을 보며 반 밖에 없다고 울상을 짓지 말고, 반이나 남았다고 생각하며 마음의 뿌리를 단단하게 내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