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사단 조병진 일병의 영상편지

39사단 조병진

일병의 영상편지

그리고 조일병이 말하는

'내가 이곳에 온 이유' 입니다.

 

* 아래 화면을 클릭하시면 영상을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51초)

 

 

대한민국 국민, 남성이라면 꼭 복무해야하는 군대! 저에게는 특별한 입대 이유가 있습니다.

 

제가 태어나 처음 밟은 땅은 이곳, 대한민국이 아닙니다. 저는 24년 전 인도네시아 수도인 자카르타에서 출생하였습니다. 아버지께서 인도네시아에서 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 제 어머니는 이 세상에 안계십니다. 어머니는 임신중독증이 있으셔서 저를 임신 7개월 만에 출산하시고 건강이 급격히 나빠져 결국 제가 3살이 되던 해에 쇼크로 돌아가셨습니다.

 

가족들은 큰 슬픔을 안고 한국행 비행기로 어머니의 시신을 운구하여 아버지 고향이신 전라북도 고창에서 장례식을 치루고 어머니를 묻었습니다. 저는 아주 어린 나이였지만 그때의 충격이 컸는지 지금도 어렴풋이 그날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아직도 어머니를 잃었다는 생각에 가슴이 많이 아프고 어머니가 그립습니다.

 

아버지는 생계를 위해 저와 형을 전라북도 고창에 있는 큰 아버지댁에 맡기시고 다시 인도네시아로 가셨습니다. 저는 큰아버지댁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를 다니던 도중 아버지를 따라 인도네시아로 다시 가게 되었습니다.

 

제가 19살이 되던 해에 아버지는 “병진아 한국에 가서 원하는 것을 하는 것이 어때?”라고 말씀하였습니다. 한국에서 거주할 때 행복한 나날들을 생각하며 저는 다시 한국에 가기를 결심했습니다. 그래서 전라북도 군산에 아버지 지인 집에서 신세를 지며 일을 도와드리고 한국어 공부와 영어 공부 등 다가오는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공부를 하며 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저에게 한통의 편지가 왔습니다. 바로 병무청에서 보낸 현역입대 신체검사통지서입니다. 저는 당시에 군 입대에 대한 생각을 하지 못했었습니다. 왜냐하면 어느 누구도 군대에 대한 이야기를 저에게 해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혼란스러웠습니다. 그 이후 인터넷을 통해 병무청 홈페이지에서 입대에 대한 정보를 얻고 지인들에게 조언을 얻기도 하였습니다. 많은 것이 저의 머리에 스쳐갔습니다. 병무청과 국방부 홈페이지에서는 군복을 입은 장병들, 경계와 훈련을 하고 있는 듬직한 모습까지... 만약 ‘내가 저렇게 군인이 된다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광주에 있는 병무청을 찾아갔습니다. 그러나 신체검사를 결과 현역 부적합으로 공익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유는 한국에서의 학력이 중학교 중퇴였기 때문입니다.

 

저는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이왕 가고자 한다면 현역으로 입대하고 싶었습니다. 사실 저는 군에 입대하지 않아도 됐습니다. 인도네시아 국적을 가지고 있어 인도네시아에서 생활을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게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는 행복하고 아름다웠습니다. 비록 서울에서의 짧은 생활과 전라북도에서의 생활이 전부이지만 4계절 푸른 날씨와 좋은 계절 그리고 행복한 기억이 더 많기 때문입니다. 또한 친척들과 친구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저를 낳아주신 어머니가 이곳에 묻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비록 너무 어렸을 때라 기억은 없지만 제가 숨 쉴 수 있도록 해주시고 많은 사랑을 주신 어머니의 무덤을 지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현역으로 입대하기로 결심했고 현역 입대에 필요한 자격을 갖춰야 했습니다. 우선 학력미달로 인해 공익판정이 났기 때문에 중·고등학교 검정고시를 합격해야만 했습니다. 그날부터 저는 오전에는 일을 하였고, 오후에는 검정고시 공부에 매진했습니다. 하지만 한글은 저에게 쉬운 언어가 아니었습니다. 인도네시아어와는 많은 차이를 보였기 때문에 이해하기가 무척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모르면 다시보고 또 보고 반복학습을 하며 부족한 부분을 하나씩 채워갔습니다. 몇몇 친구들은 힘들어하는 저에게 위로의 말을 전했지만 저는 단 한 번도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인정을 받고, 어머니의 묘 또한 지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첫 검정고시는 어려웠지만 그동안 많은 노력과 공부로 합격했습니다. 드디어 현역 판정을 받아 당당히 군에 입대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일병입니다. 앞으로 군 생활이 많이 남았습니다. 몇몇 전우들은 빨리 이 시간이 가기를 원하고 힘들다고 투정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모든 이들이 그렇지는 않습니다. 때로는 좋은 말로 조언을 해주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간부와 선배전우들도 있습니다. 어려움에 직면하여도 전우들과 함께 이겨내어 행복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자랑스럽습니다. 전역을 하면 대한민국에서 어머니의 묘를 지킬 수 있고 아름다운 이곳에서 살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행복합니다. 심한 고민에 빠졌었지만 떳떳한 삶을 살 수 있기에 즐겁습니다.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충과 효를 다할 수 있게 되어 정말 행복합니다. 이것이 바로 제가 이곳에 온 이유입니다.

 

<육군본부 정훈공보실 홍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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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희숙 2016.06.17 12:38

    어려움속에서도 삶의 바른길을 찾고 또, 노력하는 조병진 일병을 응원합니다. 군 복무 잘 마치시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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