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육군의 비밀병기 <현무>
우리 육군의 비밀병기
<현무>
▲ 현무는 우리 육군이 자랑하는 전략무기이자 킬체인의 핵심 수단이다. (사진 국방과학연구소)
무기는 사용목적에 따라 전술무기와 전략무기로 구분된다. 우선 전술무기는 비교적 짧은 사거리에서 공격 및 방어용으로 사용되며, 비교적 빠른 결과를 얻는 장점이 있다. 전차라든지 전투기 그리고 야포 등이 대표적인 전술무기로 꼽힌다.
반면 전략무기는 적의 전쟁수행 능력을 파괴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무기로, 적의 군사적·정치적·경제적 기반을 공격하는데 주로 사용된다. 이러한 전략무기로 가장 먼저 꼽히는 것이 바로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이다. 이들 미사일들은 사거리도 길 뿐만 아니라 요격도 쉽지 않고 발전된 기술 덕택에 놀라운 명중률을 자랑한다.
북방을 지키는 신 "현무"
▲ 현무는 북쪽 방위를 지키는 신령을 상징하는 짐승으로, 거북과 뱀이 뭉친 모습을 하고 있다.
중국 길림성 집안현 통구에 있는 무용총.
삼국시대 당시 고구려에 지어진 이 고분에는 벽과 천장을 따라 동서남북의 방향을 상징하는 사신(四神)들이 있다. 동은 청룡(靑龍) 혹은 창룡(蒼龍), 서는 백호(白虎), 남은 주작(朱雀), 북은 현무(玄武)가 그려져 있다. 이 가운데 현무는 북쪽 방위를 지키는 신령을 상징하는 짐승으로, 거북과 뱀이 뭉친 모습을 하고 있다. 다소 괴기스러운 모습을 자랑하는 현무.
오늘날 이 현무라는 이름은 우리에게 특별한 존재이다. 왜냐하면 우리 육군이 자랑하는 대한민국의 전략무기이자, 우리 군이 추진하고 있는 킬체인의 핵심 수단이기 때문이다.
국산 탄도미사일의 시발점이 된 백곰
▲ 백곰의 개발로 한국은 세계에서 7번째로 탄도미사일을 보유한 국가가 되었다. (사진 국방과학연구소)
우리 군의 전략무기 개발은 지금으로부터 40여년 전인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첫 국산 탄도미사일 개발은 1971년 비밀계획으로 시작되었으며, 항공 공업 사업이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당시 북한군은 소련에서 도입한 프로그(FROG)-7 지대지 로켓으로 서울을 공격할 수 있었으나, 우리 육군은 북한의 중추라고 할 수 있는 평양을 타격할 만한 지대지 로켓이나 탄도미사일이 없었다. 결국 박정희 대통령은 설립된 지 2년도 안된 국방과학연구소에 탄도미사일 개발을 지시하게 된다. 하지만 당시 국내 기술 수준은 미사일은 고사하고 각종 소화기의 국산화도 힘겨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개발진들은 천신만고 끝에 그것도 7년만에, 최초의 국산 탄도미사일인 '백곰'을 개발하는데 성공한다. 1978년 9월 26일 서해안에 위치한 안흥시험장에서 발사된 백곰은 서해 상공으로 날아 올라 가상의 목표물로 설정된 무인도에 정확하게 명중하게 된다.
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위해 개발된 <현무>
▲ 현무는 당시 북한군이 가지고 있던 스커드 탄도미사일에 비해 사거리는 짧았지만 명중률은 훨씬 높았다. (사진 국방과학연구소)
백곰의 개발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7번째로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고 보유한 국가가 되었다. 그러나 이 기쁨도 잠시, 박정희 대통령 서거 이후 백곰의 양산은 실현되지 못했고, 국산 탄도미사일 개발은 답보 상태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1983년 10월 9일 북한이 당시 버마(현 미얀마)를 방문 중이던 전두환 대통령 및 수행원들을 대상으로 폭탄 테러를 감행하면서, 국산 탄도미사일 개발이 다시 주목 받게 된다. 특히 1988년 서울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는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 핵심 시설을 즉시 타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이 절실히 필요했다. 결국 1986년 백곰을 개량한 현무가 등장하게 된다.
1987년 10월 1일 국군의 날에 공개된 현무는 당시 탄도미사일로는 특이하게도 하나의 탄두 대신 수류탄 크기 형태의 자탄을 대량으로 탑재했다. 또한 오차가 100m 이내로, 사거리는 당시 북한군이 가지고 있던 화성 5호, 즉 스커드 탄도미사일에 비해 짧았지만 명중률은 훨씬 높았다.
더 멀리 더 강해진 <현무-2>
▲ 우리나라만의 독자적인 외형을 가진 탄도미사일은 '현무-2'가 최초라고 할 수 있다. (사진 국방과학연구소)
▲ 고기동 및 방탄화된 차량에 탑재된 현무-2는 기존 현무에 비해 사거리와 위력이 훨씬 강해졌다. (사진 국방부)
백곰보다 성능이 향상된 현무는 명중률과 위력은 좋았지만 사거리는 한미 미사일 지침에 따라 180km로 제한되었다. 하지만 지난 2001년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개발 및 배치에 따른 남북 미사일 불균형 비판여론에 따라 결국 개정되었고, 이에 따라 사거리가 300km로 향상된 탄도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현무-2>이다.
현무-2는 이전의 백곰과 현무와 비교해 미사일의 외형도 달라졌다. 백곰과 현무는 미군이 개발한 나이키 허큘리스(Nike Hercules) 지대공 미사일을 기반으로 개발되어 탄도미사일로 부적합한 부분이 있었다. 따라서 엄밀히 얘기하면 우리나라만의 독자적인 외형을 가진 탄도미사일은 현무-2가 최초라고 할 수 있겠다. 지난 2012년 10월 한미 미사일지침 개정에 따라 현무-2의 사거리와 탄두무게가 증대되고 있다. 2015년 6월 3일에는 사거리가 500㎞로 늘어난 신형 현무-2의 시험발사 모습이 공개된 바 있다.
▲ 2015년 6월 3일에는 사거리가 500㎞로 늘어난 신형 현무-2의 시험발사 모습 (사진 국방과학연구소)
한국판 토마호크 미사일 <현무-3>
▲ 미국에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이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현무-3가 있다. (사진 국방과학연구소)
▲ 현무-3는 현무-2와 마찬가지로 고기동 차량에 탑재되어 야전에서 뛰어난 생존성을 발휘한다. (사진 국방부)
▲ 현무-3의 정확도는 1~3m 수준으로 유사시 북한의 주요 군사시설에 족집게식 타격이 가능하다. (사진 국방과학연구소)
미국의 군사력을 상징하는 무기 중 하나가 바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이다. 이러한 순항미사일이 우리 육군에도 있다. 바로 <현무-3>이다. 우리군은 지난 1990년대 초부터 극비리에 순항미사일 개발에 나선다. 2006~2007년 이후 사거리 500㎞의 현무-3A, 1000㎞의 현무-3B를 개발 배치한 데 이어 사거리 1500㎞의 현무-3C도 개발을 완료한다. 현무-3의 정확도는 순항미사일의 대명사인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대등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탄도미사일인 현무-2와 달리 현무-3는 미리 입력된 디지털 지도를 바탕으로 지형을 따라 비행하며, 막판에는 적외선 영상 방식으로 목표물을 직접 확인하는 과정을 추가하여 정확도가 1~3m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북한의 주요 군사시설에 족집게식 타격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정확성이 뛰어나다고 한다.
글_김대영 사단법인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연구위원
※ 본 내용은 김대영 KODEF 연구위원 개인 의견으로 육군의 공식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