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높은 곳에서 조국을 지킨다-육군 12사단 향로봉중대

3월 10일. 제주도에서는 봄소식이 완연해 유채꽃이 한창이란 소식이 들린다. 하지만 아직도 강원도 최전방 대부분은 북풍한설 혹한의 칼바람이 매섭게 몰아치고 있다. 해발 1,296m의 향로봉은 더더욱 바람이 매섭고 지난 2월 내린 폭설의 흔적이 대부분 그대로였다.

겨울의 끝자락이 4월이나 지나야 보일락 말락 한다는 육군 부대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향로봉중대(해발 1,293m)를 오랜만에 찾았다. 

 

지난 2월의 2m에 육박한 폭설의 생생한 현장을 대변하듯 향로봉중대에 오르는 보급로 좌우로는 여전히 눈들이 수북했다. 이 눈길을 뚫기 위해 얼마나 많은 장병들이 많은 시간을 눈(雪)과 사투를 벌였을지 짐작되고도 남는다.  

 

롤러코스터를 방불케하는 험준한 산길을 겨우겨우 헤쳐가며 해가 다 저문 느즈막한 저녁 도착한 향로봉중대는 예상과는 달리 외관부터 깔끔하고 잘 정돈된 모습이었다. 향로봉중대장(대위 이창현 / 3사 44기)의 설명인 바, 2008년 11월 고성군의 예산지원 등의 도움으로 신축막사를 준공했다고 한다. 당시 험준한 고지에 위치한 향로봉중대의 기상 특성(추위, 폭설, 강풍, 농무 등)을 고려해 건립했다고 전해진다.

 

격오지 중에서도 손꼽히는 격오지 향로봉중대. 어려운 환경과 임무로 장병들이 힘든 모습일 것이라 생각했지만 의외로 향로봉중대 을지용사들은 밝고 활기찬 모습이었다. 그래서 향로봉중대와 장병들에 대한 첫인상을 표현하라면 "잘 정돈된 산장 속 건강한 청년들"이라고나 할까?  

 ▶ 인터넷PC, 게임기 등이 갖추어진 향로봉중대

 

중대원들과 간단히 인사를 끝낸 후 그들의 일상을 들여다 보기 위해 중대막사를 둘러 보았다. 역시나 깨끗하고 청결한 이유가 다 있었다.

 ▶ 내 집처럼 중대 생활 공간을 관리하는 장병들의 분주한 손길들

다음으로 둘러본 곳은 중대 도서관이었다. 의외로 다양한 많은 서적들이 있었다. 2011년 서울 왕십리방위협의회에서 1,000여권의 도서를 기증해 지금의 모습을 갖추고 있으며, 2004년 중대에 복무하다 전역한 서흥석(예비역 소령, 학군 23기) 방위협의회원이 노력한 결과라고 한다.  

 ▶ 향로봉중대 도서관에서 일과 후 책을 읽고 있는 병사들

 

한 생활관을 둘러 보다 침대에서 무언가 꼼꼼히 적고 있는 병사의 모습이 인상깊다. 

 

전체적으로 부대환경이 밝고 깨끗하니 그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 병사들의 얼굴도 청정한 향로봉 공기만큼 맑고 환해 보였다.

 ▶ 전투복을 벗으니 누가 병장인지, 누가 이등병인지 모르겠다.(좌측 두 번째 약간 경직된 표정의 얼굴이 분대장이랍니다.(^_^))

 

일과 후 자유롭고 밝은 분위기에 이은 일석점호 시간.....역시 점호는 칼날 바람처럼 매섭게 진행되었다. 격오지에 근무하는 만큼 어떠한 일일 있을지 모르는 상태에서 엄정한 군기와 긴장감, 일사불란한 행동은 반드시 필요한 요소.... 

▶ 당직사관의 점호를 기다리는 병사들의 눈 빛에 긴장감이 역력....;;;(_  _)

 

▶ 당직사관이 발에 약간의 문제(..무좀..      )가 있는 병사의 발을 살펴보고 있다.

 

점호를 마친 당직사관이 부리나케 행정반으로 발길을 옮긴다. 야간 경계근무에 투입하는 병사들에게 총기와 탄약을 지급해주기 위해서이다.

 

▶ 당직사관이 근무자 총기를 전해 주며 추운 날씨를 대비해 복장도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취침 나팔 곡이 끝나자 생활관의 불빛은 하나 둘 꺼지고, 어둠 속에서 하루일과를 마친 병사들은 곤히 잠자리에 들었다. 이 시간 사회의 친구들은 찬란한 네온과 불빛 속에서 젊음의 향연을 누리고 있을 텐데, 최고봉 향로봉에서 고단한 하루를 마친 우리 병사는 무슨 꿈을 꾸며 자고 있을지 궁금하다.   

 

야외 경계근무와 별도도 중대 막사에서는 불침번이 교대로 근무를 서며 전우들이 이상없이 취침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 동료들의 취침에 방해되지 않도록 문밖에서 안을 살펴보고 있는 불침번 병사

 

고요하다 못해 적막한 향로봉중대의 밤이 깊어 간다. 세상이 잠들어 버린 이밤...하늘의 별들만 조용히 향로봉중대 창공을 돌며 청춘들의 무사한 밤을 살펴주고 있는 듯 하다. 어느새 어두운 밤은 지나고, 향로봉중대 앞자락 동해에서 새벽을 알리는 태양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태양이 어김없이 떠 오르듯, 향로봉중대의 을지용사들이 새벽의 한기를 가르며 또 다시 경계근무지로 이동한다. 전투화에 밟히는 새하얀 눈과 병사들이 입고 있는 설상위장복, 그리고 하늘의 구름 모두가 아침 햇살에 더욱 하얗다. 

▶ 태백준령의 능선에서 동해의 태양을 앞세워 근무지로 이동하는 향로봉중대 용사들

 

▶ 새벽 차디찬 공기와 바람이 이동로의 눈들을 날린다. 그래도 전사들은 마땅히 가야 할 시간에 가야 할 곳을 향해 걸음을 멈추지 않는다.

 

향로봉중대 용사들의 눈 앞엔 험준한 태백준령과 높은 하늘,구름, 태양이 가득하다. 그 속에서 그들은 무엇을 기다리는가? 이 높을 곳을 어찌 적들이라도 쉽게 올 수 있을까? 하지만 그들은 말한다. 적들은 바로 내 앞으로 올 것이다. 그래서 나는 여기에 있노라고... 

 

짧은 1박 2일 향로봉중대를 다녀 간다. 하지만 장병들은 어제도 이곳에 있었고, 오늘도 이곳에 서 있다. 그리고 내일도 이곳에 묵묵히 서 있을 것이다. 누가 알아주든 그렇지 안든 중요하지 않다. 선배들이 있었던 곳, 지금 전우들이 있는 곳. 내일도 후배들과 내 자식들이 있어야 하는 곳이기에 그들은 말없이 서 있다. 바로 이 땅 대한민국의 군인이기에....

이곳 향로봉중대는 육군의 수 많은 격오지 중에 하나이다. 우리가 알지 못하고 가보지 못했지만 대한민국의 청춘들이 향로봉중대처럼 험준한 기상과 지형, 적들을 기다리며 군복무를 하는 곳이 너무도 많다.  

 

향로봉중대 장병들을 뒤로 하고 내려오는 발길이 가볍지만은 않다. 그들에게 조국수호의 무거운 짐을 짐지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선배 전우의 한 사람으로서 나만 산 아래로 내려가자니 미안하기만 하다. 그래도 그들이 늠름한 육군이기에 믿고 주문한다.

"조국 수호의 선봉으로 책임과 사명을 다하라!" 

그들은 짧게 답한다. "충성! 사랑합니다." 전우를 사랑하고 군대를 사랑하고 대한민국을 사랑한다고....

나도 답했다. "후배 여러분! 저도 여러분을 사랑합니다. 국민들도 여러분을 사랑합니다.~~~

 

<글 / 사진 : 정승익 육군 블로그 전문 사진작가>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Trackbacks 트랙백0 / Comments 34

  • 이전 댓글 더보기
  • 2014.03.11 17:37

    비밀댓글입니다

    • 이병 영진맘 2014.03.11 23:20 신고

      저두 감사드립니다 ^^

  • 7중대 본부소대 김기원상병맘 2014.03.11 19:02 신고

    정말 수고가 많으십니다~
    고맙고 감사드립니다~~^^
    육군이 있어 행복합니다~~
    향로봉대대에 일원이된 아들들이ㅡ
    자랑스럽습니다~
    육군을 사랑합니다~♥
    모든분들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장한아들들 파이팅!! 육군 만세!! ^..^

  • Favicon of http://armynuri.tistory.com 아미누리 2014.03.11 19:25 신고

    김기원 상병맘님!
    육군을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육군은 누군가의 아들이요, 딸이요, 친구요, 애인이요, 아빠요, 엄마요,
    가족이자 국민의 일원임을
    김기원 상병맘님 같은 분들의 응원과 사랑 때문에 잘 느끼고 있습니다. 충성~~~~(^ ^)

    • 7중대 본부소대 김기원상병맘 2014.03.11 23:42 신고

      아미누리님~~감사드립니다^^
      아들을 군대 보내기전엔 무지했었고..
      신경조차 쓰질 않았었습니다...
      군입대를 시킴과 동시에 180도로 바꼈지요ㅡ
      우리나라의 모든 군인들을
      따듯한 눈길로 보게 됐구~ 애틋함이 생겼지요^^
      훌륭하신 간부님들은 물론이구요~~
      젊은 청춘들~* 장한 아들들이 있어~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음을~* 확신 합니다^^
      여러분들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올립니다~♥
      육군 장병 여러분~♡
      모두~ 건강 하시고~~ 행복하시길~~~
      두손모아 기원합니다^^ 육군~♥ 퐈이팅!!♥

  • Favicon of http://armynuri.tistory.com 아미누리 2014.03.11 19:27 신고

    송아인님!
    대전에서 힘껏 응원하겠습니다.
    화이팅~~~!!!

    • 상병 송아인 2014.03.21 13:25 신고

      하핳 감사합니다 ~

  • 향로봉대대 최고 2014.03.11 21:29 신고

    와..그립군요 향로봉대대 화이팅입니다..겨울엔 물이 잘안나오죠 ..물 한바가지 함께 나눠쓰는 따뜻한 전우애 넘치는 부대입니다!! 파이팅입니다
    대한민국 어느 부대보다 힘들고 강하다고 자부합니다.. 여기 정말 간부님들 장병들 고생많아요..
    돈많이벌어서 후원하고 늘 응원하겠습니다

  • 이병 영진맘 2014.03.11 23:20 신고

    정말 흐뭇하고 감동입니다 이렇게 나마 볼수있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오늘 저는 큰 선물을 받았습니다 그리던 아들 얼굴도 보고 ..
    이런 행운도 있네요 ㅎ
    아직은 추운날씨 일교차가 큽니다 감기조심하세요^^
    우리 향로봉대대 화이팅!!!!!!! 사랑합니다~^^* 멋집니다 아들들

  • 일병 상진맘 2014.03.12 18:42 신고

    향로봉대대 멋진사진 글 잘보구 갑니다~~~우리 아들이 향로봉을 지키는 육군 남아임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2미터의눈속에서도 아무일 아니라는듯이 담대히 지켜내는것을 보며~~그 오지로 아들이간다고 원망하고 걱정했던 제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하나하나 너무나 소중한 아들들이 지켜내는 이나라를 더욱더 아끼고 사랑하렵니다~~
    화이팅!!!!화이팅~!!!!

  • 일병 상진맘 2014.03.12 18:44 신고

    최강무적 향로봉 용사들~~
    사랑합니다~~~~~
    전역하는 그날까지 건강하게~~~멋지게 있다가 나오길 기원합니다~~~

  • Favicon of http://armynuri.tistory.com 아미누리 2014.03.13 13:46 신고

    상진맘님! 감사합니다.
    상진 일병이 건강하고 의미있게 군생활을 잘 할 수 있길 기원합니다.

  • 김현민 2014.03.13 20:10 신고

    06~08년도 여기서 군무했는데 오랜만에 보니 반갑네요

  • 6중대3소대 일병 나승훈맘 2014.03.13 23:49 신고

    향로봉대대~~화이팅입니다~~
    우리 향로봉 용사들 참으로 대견스럽고 늠름하고 멋지네요
    5중대 상진맘님과 영진맘님한텐 큰 선물이 되었군요
    우리 아들들 열심히 군 생활에 임하여 이 나라를 지켜내고있듯이
    우리 부모들 역시도 하루하루 열심으로 살아야 된단
    각오가 새삼 듭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글도 멋진 사진도 볼 수 있게 해주셔서...

    • 이병 박영진맘 2014.03.14 21:32 신고

      저도 감사할따름입니다 ^^

  • 한진규 2014.03.15 13:12 신고

    향로봉은 군생활의 멋진 추억을 선사하는군요
    격오지라고 하지만, 젊은날의 소중한 경험이 될거에요...^^

  • 박지훈 2014.04.16 08:03 신고

    사진들을 보니 향로봉에서 겪었던 일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후배전우님들 힘내세요

  • 이강현 2014.04.17 13:34 신고

    향로봉대대 전역자로써 참 자랑스럽네요
    백호5중대 그립습니다!

  • 12xx 2014.05.02 00:00 신고

    오나하 화이팅! ^_^

  • 향로봉 전역 2014.08.06 01:59 신고

    이창현 중위가 5중대장이 되다니ㅋㅋㅋㅋ모두 화이팅 하세요 어느 곳보다 힘든 곳이지만 전역하면 정말 다시는 가보지 못할 대 자연이랍니다

  • 김동석 2014.08.22 15:30 신고

    병장때 신막사 신축으로인해 컨테이너박스에싀 4개월동안 생활하던때가 생각나네요ㅎ 군생활중 11개월을 향로봉에서 생활하면서 참 많은일들과 추억이ㅎㅎ 곧 가을이 오네요 가을이래봤자 2주3주정도지만ㅎㅎ 첫눈맞은 기억을 잊을수없죠 10월 16일 아직도 기억합니다ㅋㅋ 겨울에는 교통로 제설작전..ㅜㅜ 힘내세요!ㅎ 또한 1300고지 향로봉에서 군생활했다는 자부심을 갖고 몸건강히 전역하시길바랍니다ㅎ 마지막으로 거기 물잘나오나요? 저희때는 물때문에 고생했다는...ㅋㅋㅋ

    • 변재훈 2014.09.27 00:53 신고

      반갑습니다 기억은 하실지모르겠지만
      1소대 그때 신병으로 들어온 변재훈이라고 합니다
      포반에 성훈이 동기였습니다
      ㅋㅋㅋㅋㅋ 신기하네요..

  • 향로봉대대 2014.10.11 17:17 신고

    향로봉 전망대 공사했던 중대 부소대장 었는데 여전하네요..
    그땐 52연대였는데 지금은 바뀌었죠?
    암반위에 건축하기가 쉽지만은 안았고.....
    거센 바람때문에 힘들게 쌓은 벽이 무너지고.....
    소대원들이 고생고생해서 간신히 완공했는데 거센바람에 출입문이 휘어져서 바람막이 담을 다시 쌓았던 기억이 새롭네요

  • 김수환 2017.04.05 11:54 신고

    1973년에 향로봉중대에서 근무했는데 그땐물도안나왔는데 지금은 어떤지...

  • 사진주인공 2017.10.21 13:48 신고

    ㅋㅋㅋㅋㅋㅋㅋ나있닼ㅋㅋ

댓글 남기기